2023년 1월 5일 목요일
오늘은 무이네(Mui Ne) 모래언덕을 보러 가는 날이어서 오전 5시 50분에 일어나 컵라면으로 간단히 아침을 먹고 여행 준비를 했다. 7시 10분에 택시를 타고 무이네로 가는 리무진 버스(Rimo Bus)를 타기 위해 버스정류장이 있는 곳으로 갔다. 미리 예약하고 받아 놓은 예매표(바우처)를 스마트폰으로 보여주고 탑승 절차를 체크하고 안내를 받았다. 15인승 리무진 버스는 예정대로 7시 50분에 출발하였고, 중간 정류장에서 승객들을 더 태웠다. 승객의 절반 이상이 한국인이었다. 요금은 조금 비쌌지만(1인당 24달러) 좌석이 넓고 길어 아주 편히 갈 수 있었다.
버스는 200km의 거리를 달려 5시간이 지난 오후 1시쯤에 무이네에 도착하였다. 무이네 시내를 한참 돌아다니다 현지 여행사에 들러 지프 투어를 예약해 놓고, 식당에 들러 점심을 먹었다.
오후 2시에 지프 투어를 시작했다. 지프는 러시아산 UAZ 지프였는데 매우 낡은 차였다. 가이드(운전기사)한테 물어보니 40년이 넘었다고 한다. 그래도 잘 달렸다. 가이드가 유머도 많았고 설명을 잘해 주었다. 영어로 설명을 해서 대충만 알아들었지만….
지프를 타고 요정의 샘으로 갔다. 신발을 벗고 물길을 따라 붉은 모래를 밟으며 걸었다. 모래의 입자가 아주 작아 보드라운 개펄을 밟는 느낌이었다. 작은 개울물의 침식 작용에 의해 붉은 모래와 흰 모래언덕이 기묘한 풍경을 드러내고 있었다.
이어서 모래언덕이 늘어서 있는 해안도로를 달려 동쪽 끝에 있는 붉은 모래사막으로 갔다. 무이네는 해양레저스포츠 휴양지로 유명한 곳인데, 해안을 따라 발달한 20km에 이르는 붉은 모래사막이 한국인들에게는 더 잘 알려진 곳인 듯했다. 이 모래사막은 흰색 모래사막과 붉은색 모래사막으로 구분되는데, 바닷가의 모래가 바람에 날려 오랜 세월 쌓이고 쌓여서 이런 거대한 모래언덕인 사구(砂丘)가 생겼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A-TV(All-Terrain Vehicle, 사륜 오토바이)를 타고 사막을 돌았다. 붉은 모래사막의 장관이 펼쳐졌다. 경사가 급한 모래언덕에서 플라스틱 썰매도 탔다. 아주 재미있었다.
이어서 흰 모래사막으로 갔다. 멋진 일몰 풍경을 감상하기에 최고의 장소라고 하는데, 아쉽게도 하늘이 잔뜩 흐리고 빗방울까지 떨어지는 날씨이기에 일몰 풍경은 볼 수 없었다.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대신 모래밭을 밟으며 30분간 구석구석을 걸었다.
4시간의 지프 투어를 마치고 호치민으로 돌아오는 버스를 타기 위해 한카페(Hanh Cafe)로 갔다. 근처의 식당으로 들어가 저녁을 먹고, 7시에 예약해 둔 리무진 버스를 탔다. 아침에 탄 버스와는 달리 침대 시설이 갖추어진 버스였다. 버스 양옆으로 2층의 침대칸이 마련되었는데, 누워서 편히 잠을 잘 수 있었다.
출발한 지 1시간쯤 지나서 돌발 상황이 발생하였다. 에어컨이 고장이 난 듯하였고, 버스는 주유소 앞에 정차하여 30분 정도 고장을 수리하였다. 퓨즈 박스를 열고 하나하나 점검하는 걸로 보아 에어컨 퓨즈가 끊어진 듯하였다. 다행스럽게도 성공적으로 수리를 마치고 버스는 다시 출발하였다.
0시 30분이 넘어 호치민 버스정류장에 도착하였다. 택시를 타고 1시경에 숙소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