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이민 1기 20 개미한테서
2012.7.29
아침 일찍부터 양씨네 박씨네 등 한국인들이 약속도 없이 우리집으로 모여들었다.
아무래도 우리 집이 제일 시원하고 또 중간 지점이어서 찾아오기가 수월한 것 같다.
한국에서 친구가 가지고 온 돗자리를 자랑삼아 거실에 폈다.
냉장고에 마침 삼겹살이 넉넉히 있기에 그걸 구워 먹기로 했다. 게다가 양씨의 집 뒤란에 만들어 놓은 텃밭에 상추가 예쁘게 자라 있으니 금상첨화다.
아주 연하게 자란 그것을 한 웅큼 따다가 구운 고기를 쌈 싸 먹었다.
이곳에서 상추는 한 포기씩 포장해서 팔고 어쩌면 돼지고기보다 그게 더 비싼 듯하다.
한국에서 가지고 온 씨앗을 심었다는데 양씨의 얘기가 참 우습다.
먼저 골을 파 놓고 씨앗을 한 줌 뿌린 다음, 다른 줄을 뿌리려는데, 눈 앞이 꼬물거려서 들여다보니 개미가 먼저 뿌린 씨앗을 모조리 물고 줄을 서서 가더라는 것이다.
상추 씨앗을 놓고 개미와 서로 뺏으려고 안 뺏기려고 실랑이를 했다고 해서 웃었다.
실제로 자칫하면 개미한테 씨앗을 모조리 뺏겨서 상추가 한 포기도 안 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여하튼 양씨네는 조금이라도 수확을 한 것이다. 햇살이 너무 강해서 위에 약간 그늘을 만들어 줘야 한다.
냉장고에 식혀 놓은 코코넛 수액과 과일을 먹으며 모두 돗자리에 둘러 앉으니 시원하고 정감이 넘친다.
(2008년 11월)
첫댓글 수입 금지 품목인 농산물 씨앗을 어렵게 들여 왔는데
개미와 쟁탈 전이라.......................
개미들이 너무 하지 않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