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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하나님의 말씀 / 시 96:1-13, 히 4:12-13
오늘은 인권주일 겸 성서주일로 전 세계 교회가 지킨다. 전 세게의 언어는 약 6천개가 있다. 그 언어들 중에는 글은 없고 말만 있는 언어도 있고, 말도 있고 글도 있는 언어도 있다. 그런데 거의 반이 말만 있고 글은 없는 언어이다. 그 중에서 2천여 언어로 성경이 번역되어 있다. 그래서 지금도 계속하여 성경을 번역하는 중이다. 1년에 성경이 1억권이 보급된다. 그중 우리나라에서 3천4백만권이 보급된다. 특히 주목할 것은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성서수출국이라는 사실이다. 대한성서공회의 자료에 의하면 한 해 전 세계 102개 나라에 140개 언어로 성경을 제작해서 수출하고 있다. 전 세계에 보급되는 성경의 1/4을 우리나라에서 제작하여 보급하고 있다. 특별히 아시아나 남미, 아프리카에서 사용되는 성경책 절반 이상을 우리나라에서 제작하여 공급한다. 우리나라 수출품 중에서 전 세계 시장을 25% 이상 차지하고 있는 품목으로는 두 가지가 있다고 한다. 하나는 반도체칩이고, 다른 하나는 바로 성경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나라는 특별히 성서 반포 사업을 통하여 세계선교에 놀라운 공헌을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성경은 역사 속에서 최고 많이 팔린 책, 많이 읽힌 책으로 최대의 베스트셀러였고 지금도 그렇다. 성경만큼 많이 읽혀진 책이 없고, 성경만큼 많이 보급되어지는 책이 없다. 성경만큼 인류의 마음을 움직여오고, 인류역사와 문화의 바탕이 된 책이 없다.
오늘 우리는 성서주일을 맞이하여 성경을 많이 읽어야겠다. 어떤 사람은 나는 성경을 100번 읽었습니다라고 자랑한다. 그러나 100번 읽은 게 자랑이 아니다. 죽을 때까지 평생을 읽어도 새롭게 읽혀져야 하는 책이 성경이다. 또한 성경책을 한번도 안 읽었다며 얼굴을 붉히며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부끄러워 할 필요도 없다.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성경을 읽으면 된다. 제가 군대 제대를 3달 앞두고 충북 증평 37사 부근 통신소로 파견을 나갔다. 두달 정도 그곳에 있었는데 공동번역(외경 포함) 성경을 사가지고 올라갔다. 밤에 통신소 근무를 2시간씩 하면서 성경을 20장(40P) 정도를 매일 읽기 시작했다. 매일 이렇게 읽고나니 40일 정도 걸려 다 읽은 경험이 있다.
서울의 어느 가정에서는 이런 일이 있었다. 목사님이 심방을 가니 목사님 맞이한다고 열심히 주방에서 음식을 준비를 해서 그 집 아이보고 ‘엄마가 가장 좋아하는 책 가져와라. 예배드리게’ 했더니 아이가 쪼르르 가더니 책을 1권 가져왔다. 무슨 책을? 월간 여성 잡지 책을 가져오더랍니다. 어찌보면 성경을 읽는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어떤 남편이 주방을 들어가 보았다. 그런데 냉장고에 이런 메모가 붙어 있는 것이 눈에 띄였다. 가까이 다가가 읽어보았다. 거기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1. 내일 아침 목사님 심방오심. 2. 성경의 먼지 털어 놓을 것.’ 여러분, 가만히 생각해 보세요. 교인 가정을 심방해 보면 목사님을 맞이한다고 여러 가지로 분주하다. 그런데 정작 성경책은 미리 챙겨놓지 못했다. 어디 두었는지 한참 찾다가 가져오는 분도 있다. 찾았다 해도 잔뜩 묻은 먼지를 입으로 훅하고 한번 불고 손으로 툭툭 털면서 가지고 나온다. 믿는 성도들은 성경을 항상 가까이 하고, 성경을 귀중히 여기고, 매일 말씀을 묵상하므로 삶의 양식으로 삼아야겠다.
오늘 본문은 하나님의 말씀이 기록된 성경이 어떤 책인지를 분명하게 말씀하고 있다. 본문을 살펴보면서 오늘 우리에게 주시는 교훈을 말씀드리고자 한다.
1. 하나님의 말씀은 살아 있고 활력이 있다.
나찌에 의해 처형당했던 신학자 본회퍼는 그의 책 ‘기독교 윤리’에서 이런 말을 했다.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은 좋은 말씀도 아니고, 옳은 말씀도 아니고, 아름다운 말씀도 아니고, 살아있는 말씀이다.’ 언젠가 영국의 유명한 어느 기자가 국회의원, 변호사, 의사, 교수 등 소위 지성인이라는 사람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다. 그 설문은 이렇다. ‘만약 당신이 3년 동안 감옥에 들어갈 일이 생겼는데 가지고 들어가서 읽고 싶은 책이 있다면 무슨 책인지 3권만 소개하라.’ 그 결과가 어떠했나? 응답자의 98%가 가장 먼저 성경을 꼽았다고 한다. 김대중 대통령도 감옥에 가서 성경책을 읽었다고 한다. 여러분, 지금 여러분들이 감옥에 들어가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여기서 무슨 책을 읽어야 하겠나? 성경 밖에 없다. 감옥뿐 아니라 어디서든지 성경을 읽어야 한다.
성경은 그 옛날 주전 1400년 경부터 쓰여지기 시작하여 주후 100년 경까지 약 1500년에 걸쳐 기록된 책이다. 이 책이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린다는 것은 그 책이 살아있다는 증거이다. 만일 현대인들에게 필요없는 책이라면 진작에 없어져 버렸을 것이다. 또한 활력이 있다는 것은 생명력이 있다는 말이다. 성경에 어떤 활력이 있는가? 우리를 회개시키는 활력이 있다. 우리를 변화시키고 거듭나게 하는 활력이 있다. 성경은 우리의 마음의 거울과 같다. 성경을 읽을 때 우리는 조용히 우리 자신을 성경 말씀을 통해서 비추어 볼 수가 있다. 나의 거짓됨, 나의 더러움, 나의 죄악과 허물을, 나의 잘못을 성경을 통해서 비추어 볼 때 올바르게 회개할 수 있다.
사형수들의 수기 모음집인 ‘고목에 샘물이 흐르고’라는 책이 있다. 그 중에서 특별히 16명을 죽인 살인마 김대두의 사형집행 현장을 소개한 ‘사형장의 찬송소리’에는 이런 장면이 나온다. 4명의 교도관에 이끌려 김대두가 사형장으로 갔다. 사형장에 들어서는 순간 김대두는 ‘할렐루야’ 하고 소리친 후 찬송을 불렀다. 사형을 집행하기 전 교도관이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무엇입니까?’라고 물었다. 이때 김대두는 ‘먼저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저는 재판 받기 전에 이미 죽었어야 할 몸이지만 하나님께서 저를 불쌍히 여기셔서 주님을 믿고 구원받게 해주셨으니 감사할 뿐입니다. 여러분과 영영 이별하는 것이 아니요, 하나님 나라에서 꼭 만나도록 합시다.’라고 말하고는 ‘아멘. 할렐루야!’를 외치면서 사형에 임했다. 그는 그의 장기를 기증하고 하늘나라로 갔다. 16명을 죽인 살인마가 어떻게 해서 하나님의 자녀로 거듭날 수 있겠나? 그가 거듭나게 된 동기는 간단하다. 체포되어서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을 때에 재판 받기까지 무료한 나날을 보내면서 심심풀이로 감방 안에 있던 성경을 읽기 시작한 것이 그의 심령에 변화를 일으켰다. 성경 말씀은 내 인격과 삶을 변화시켜 준다. 나에게 새로운 출발을 갖도록 해 준다. 이 말씀을 매일 읽고 마음의 양식으로 살아갈 때에 그리스도인 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다.
2. 하나님의 말씀은 우리를 심판한다.
하나님의 말씀은은 좌우에 날선 어떤 검보다도 예리하여 모든 것을 딱 자르고 분석한다. 신학적으로 분석하여 우리 영혼의 그릇됨을 예리하게 잘라낸다. 수술해 버린다. 거짓된 위선, 율법주의, 가장된 바리새주의, 그릇된 심령을 강하게 비판해 버린다. 또한 의사와 같이 우리의 육체와 관절과 골수도 찔러서 해부해 버린다. 사실 말씀에 강한 은혜를 받아서 병든 사람이 건강해지고 육체가 새롭게 되는 체험을 우리가 얼마든지 겪고 보지 않는가? 심리학적으로도 우리의 마음을 비판하신다. 마음과 생각을 감찰하신다. 우리의 감정을 날카롭게 비판해서 하나님의 사랑으로 치유하신다. 13절에 ‘드러나느니라’는 말씀이 있다. 드러난다는 것은 원문에 보면 ‘짐승이 가죽을 벗기듯이’라는 뜻이다. 짐승의 가죽을 벗기는 것처럼 우리의 모든 더러운 것들을 다 벗겨서 하나님 앞에 벌거벗은 모습으로 드러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성경이다. 누구나 거울에 자기 모습을 숨길 수는 없다. 늙기 싫어도 주름살이 보이고, 내 마음에 품고 있는 생각이 얼굴 표정으로 나타난다.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해 보세요. 얼굴에 화기가 돈다. 그러나 미워하는 사람을 생각해 보세요. 얼굴이 보기 싫어진다. 거울은 정직하다.
성경을 읽는 동안에는 교만한 사람이 없다. 누구든 무릎을 꿇지 않을 수 없다. 죄인 아닌 사람도 없다. 그러므로 누구를 비판할 수도, 사랑하지 않을 수도 없다. 오직 십자가, 그 사랑에만 의존하게 된다. 그릇된 사상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를 깨닫게 된다. 우리는 오늘도 악한 사람과 폭력을 숱하게 보면서 ‘사람이 어떻게 저럴 수 있을까?’ 한다. 하나님 말씀을 떠나 있을 때는 충분히 그렇게 되는 것이다.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하나님의 말씀을 떠난 철학, 하나님의 말씀을 떠난 사회학, 하나님의 말씀을 떠난 인간학이 사람을 이토록 무섭게 만드는 것이다. 하나님 없는 도덕이란 아무 소용이 없다. 말씀만이 문제의 해결이다. 말씀만이 구원의 길이다. 말씀만이 죄를 깨우치며, 영혼도 변화시키고, 양심을 밝게 하며 이성을 깨끗하게 만들며, 몸도 사회도 바르게 개혁해 나갈 수 있다.
3.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제가 대학교 다닐 때 성경읽기표를 갖고서 성경을 한 장씩 읽었던 기억이 난다. 이 방법은 내가 이만큼 읽었다는 것을 표시할 수 있어서 좋다. 그러나 하루에 한 장씩 읽으면 3년이 걸리기 때문에 좀 지루하다. 하루에 3-4장씩 읽으면 1년에 끝마칠 수 있다. 또 하나는 교회에서 성경읽기반을 만들어 1시간이나 2시간씩 계속해서 읽는 방법이다. 진안에 있을 때 시도를 해 보았는데 약 1달 반 정도면 1권을 다 읽을 수 있다. 또 하나는 기도원에 가서 3-4일 머무르면서 성경만 읽으면 1독을 할 수 있다. 글을 모르시는 분은 요즘 성경 테이프가 많이 나와 있는데 테이프로 들으면 된다. 통계에 의하면 성경을 입으로 읽을 때는 10%, 귀로만 들을 때는 20%, 보고 들을 때는 30% 정도가 기억에 남지만, 손으로 직접 쓸 때는 50% 정도가 기억에 남고, 가장 확실한 것은 암송할 때로 95%가 남는다고 한다. 여기서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성경 전채를 외울 수만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일은 없으나, 그 다음 가장 확실한 방법은 성경을 옮겨쓰면서 말씀이신 하나님을 만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 아닐까 한다.
우리가 이 세상에 살면서 자녀들에게 무엇을 남겨줄 것인가? 가장 귀중하게 생각하는 보물은 무엇? 집 한 채? 저금통장? 아니면 세상 살아가는 지혜? 이런 것이 아니다. 우리가 물려줘야 할 것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신앙이다. 신앙을 물려주어야 하는데, 눈에 보이는 것으로는 성경을 한번 써서 사랑의 가보로 남겨주면 좋지 않겠는가? 우리교회에서는 내년도 행사로 성경 옮겨쓰기를 하려고 한다. 옮겨쓰기가 끝나면 전시회도 하고 상품도 수여할 예정이다. 글씨를 예쁘게 못써도 좋다. 기독교서점에서 성경옮겨쓰기 한 것을 본 적이 있다. 전주 어느 교회 권사님이 쓴 성경인데 옛날 어르신들 글씨 형태로 잘 쓴 글씨는 아니다. 그러나 정성을 드려서 한자한자 옮겨 적었는데 참으로 값어치 있게 보였다. 성경옮겨쓰기 운동, 다른 말로 하면 사랑의 가보 만들기 운동, 부부가 서로 협동해서 1장씩 돌아가면서 써도 좋다. 온 가족이 나누어서 써도 좋다. 단 성경을 순서대로 써야 한다. 순서대로 이렇게 쓰다 보면 읽거나 보거나 듣는 것보다 훨씬 오래 마음에 남아서 믿음생활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이 운동은 가족 전체가 참여할 수 있는 일이기에 가정 분위기를 새롭게 할 수 있다.
요즘 교인들을 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하나님 말씀을 듣고 순종하기가 힘드니까 좌우에 날선 어떤 검보다도 더 예리한 하나님의 말씀의 날을 무디게 하고, 능력없는 것으로 하고, 죽은 것으로 만들고 있는 것 같다. 하나님의 말씀을 하나의 악세서리로 취급하고, 문화의 한 부분으로 취급하고, 자기 이해 관계에 종속시키려는 것처럼 보인다. 이렇게 해서는 안된다. 성경옮겨쓰기 운동, 곧 사랑의 가보 만들기 운동 같은 좋은 일에 우리 모든 성도들이 참여했으면 한다. 기도하면서 창세기부터 계시록까지 전체를 한번 기록할 수 있기를 바란다. 어떤 할머니는 글자도 모르는데 성경통독 세미나에 가서 성경 읽는 것 듣다가 눈이 뜨여 글을 읽을 수 있었다고 한다. 읽기만 해도 이런 은혜가 있는데 옮겨 쓴다면 이보다 더 큰 은혜가 있을 줄로 믿는다. 성경을 옮겨 쓰면 이런 축복이 있다. 하나님 앞에 귀히 쓰임받는 축복, 하나님께 기도할 때 응답받는 축복, 하나님과 깊은 교제에 들어가는 축복, 삶 속에서 말씀의 능력이 나타나는 축복, 지각이 발달하여 영적으로 깊이 성장하는 축복, 영적 전쟁에서 승리하는 축복을 받는다. 우리 갈보리교회 모든 성도들이 참여하여 이런 큰 은혜. 큰 축복을 받기를 바란다.
스코틀랜드의 보너 목사는 이런 성경의 애찬가를 불렀다.
내가 피곤할 때 성경이 나의 침대가 되고, 어둠이 있을 때에 성경은 나의 빛이 되며, 내가 주릴 때에는 나에게 생명이 떡이 되었노라.
두려울 때에 성경은 나의 갑옷이 되어 주었고, 내가 병들었을 때에는 이것이 고쳐주는 양약이 되고, 고독할 때에는 성경에서 많은 친구를 얻었노라.
내가 만일 일하려면 성경은 나의 도구요, 놀 때에는 이것이 즐거운 풍류로다.
만일 내가 무식하면 이것이 나의 학교요, 풍파가 일어날 때 나의 피난처 된다.
여러분, 우리는 말씀을 굳게 잡아야 한다. 딤후 2:9절에 보면 ‘하나님의 말씀은 매이지 아니하니라’고 한다. 이 말씀처럼 말씀은 자유하다. 말씀은 오늘도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다. 우리는 말씀에 기회를 주어야 한다. 말씀을 사랑하고 말씀을 영접하고 말씀에 순종하고 말씀을 섬겨야 한다. 그럴 때에 우리가 이 세상을 떠나는 바로 그 순간에도 말씀이 우리를 주님 앞으로 인도해 주실 줄로 믿는다.
(2000-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