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맛산 십자가 와 용사의 전당
바탄 반도의 유적 중 하나인 발랑가 (Balanga) 근처 사맛 산(Mt Samat) 에 있는 담바낭카기팅간(Dambanang Kagitingan : 용사의 전당)이다.
산 정상에서 90m의 십자가상은 세계에서 3번째로 높고, 동남아시아에서 제일 높은 십자가이다.
그 기단에는 전투장면들이 조각되어 있다.
십자가 안에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십자가 위쪽 가로막대까지 올라갈 수 있으며, 기다란 전망 갤러리가 있어 마리벨레스 산과 마닐라 만, 더 멀리 남 중국 해까지 조망할 수 있다.
십자가 상 기단의 계단에서 언덕을 따라 50m를 내려가면 용사의 전당이 나오는데 바탄전투와 그 후에 이어진 죽음의 행군에 대한 이야기들이 대리석으로 된 “추모의 벽”에 조각되어 있다.
전당 밑에 있는 벙커에는 에어컨이 설치된 훌륭한 박물관이 있다. 다양한 무기와, 전투장면들이 묘사되어 있다. 바탄 반도의 지형을 조각한 큰 부조도 있다.
매 해 4월 9일 바탄 전투와 죽음의 행군에 참전했던 미군과 일본군의 친인척들( 마지막 남은 몇 안 되는 생존자들)은 이 전당에 모여 주변 정글에서 쓰러져 간 수 천명의 전우들에게 애도를 표한다.
태평양 전쟁에 참전한 제 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들에게 바탄 반도만큼 모진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장소는 없을 것이다. 마리벨레스 산 부근 정글에서 양측은 자신의 가장 암울한 시절을 경험했다. 1942년 4월 7만 명의 미군과 필리핀군이 일본에 항복하자 벌어진 끔직한 사건인 ‘바탄 죽음의 행군’을 직접 경함한 사람도 이제 얼마 남아있지 않다. 일본군은 수개월의 전투로 지치고 병든 전쟁포로들을 마리벨레스에서 팜팡가 주의 산페르난도까지 90Km거리를 행군하게 했다. 산페르난도에서 이들은 화차에 실려 탈락(tarlac)인근의 캠프 오도넬(Camp O’Donnell) 포로수용소로 이송되었다. 이 과정에서 15,000-25,000명의 미군과 필리핀군이 사망했다.
가슴 아픈 ‘죽음의 행군’유적들은 마리벨레스에서 시작해 1Km 간격으로 국도를 따라 나타나다가 102Km 떨어진 산페르난도의 기차역에서 끝이난다. 바탄의 날(4월9일) 이나 그 즈음에 연례 추모행사가 열리는데 이 노선의 일부 구간을 걷는 걷기 행사와 노선 전체를 완주하는 마라톤대회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