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추적추적 오네요. 날씨가 으스스 서늘하구요.
오늘 온 땅콩반 친구들 반가워요. 윤범이, 유진이 2명에 땅콩이 왔네요.
10월에 추수하기 힘들었나봐요. 아님 너무 바빴을까요. 많은 친구들이 못왔네요.
친구들이 너무 안와 서운했지만 오늘도 열심히 놀아봐야죠.
윤범이 연신 춥다를 중얼거리며 다닙니다. 유진이는 나름 바삐 돌아다니고 있네요.
마침 폴리샘이 볏짚을 가져오셨네요. 삼백초샘, 폴리샘, 새싹샘까지 열심히 새끼를 꼬시네요. 저는 어린농부들 새끼 꼬기와 별반 다름이 없습니다. 접할 기회가 많이 없었네요.
다른샘들 새끼줄이 모양을 갖춰갑니다. 어느 정도 길이가 나온 새끼줄로 줄넘기를 해봅니다.
예은이와 유찬이 동생 유진이가 단체줄넘기 포즈를 취합니다. "꼬마야 꼬마야 뒤를 돌아라....." 폴짝폴짝 잘도 넘는군요. 참 재미있어하는 표정들이 귀엽기만 하네요. 계속되는 줄넘기가 다른 아이들의 관심을 끕니다. 유찬이도 병현이도 도현이도 함께 해봅니다. 줄에 걸려 넘어지는 도현이, 옆에서 동생인 유진이의 줄넘기를 방해하시는 유찬이.........우리 어렸을 때도 놀던 모습이지요. 그런데 줄넘기의 노랫말이 우리가 알고 있는 가사와 조금 다릅니다. 어린농부들이 부르는 노랫말과 샘들이 부르는 노랫말이 차이가 있군요. 한번 불러봅니다.
"꼬마야 꼬마야 뒤를 돌아라 돌아서 돌아서 땅을 짚어라 짚어서 짚어서 만세를 불러라 꼬마야 꼬마야 잘가거라"
어른들이 알고 있는 내용과 조금 다르네요.
유진이가 노래에 맞추어 줄넘기의 마지막까지 넘어갔네요. 예은이는 줄넘기를 정말로 좋아하는군요. 계속 하려고 합니다.
마침 폴리샘이 많은 양의 새끼줄을 완성하셨군요. 어린농부들이 줄을 잡고 당깁니다. 줄다리기가 시작됩니다. 양쪽에서 두발에 힘을 싣고 당겨봅니다. 허나 새끼줄이 양쪽의 힘을 견디질 못합니다. 한쪽의 어린농부들이 엉덩방아를 찧고 마네요. 웃음소리가 하우스내에 퍼집니다.
한쪽에선 비가 오는 관계로 서늘한 기운을 날리려 댄브님이 깡통에 불을 지피셨군요. 하우스에 온통 연기가 그득합니다. 어린농부 시간이 끝난 후에도 몸에서 훈제향이 가득 나더구요.
어린농부들과 소쿠리를 들고 산국을 따옵니다. 주전자에 국화를 담고 국화차를 만들어봅니다. 보글보글 물이 끓는군요. 노랗게 우러난 산국차가 완성되었네요. 어린농부들이 서로 한잔씩 달라고 합니다. 그윽한 향이 우러나는군요.
한켠에서 유찬이가 볏짚을 이용한 가습기를 여러개 만들고 있군요. 하우스 벽면에 매달고 있습니다.
한손에 볏짚가습기를 들고 빙빙 돌려 멀리 던지기를 합니다. 어린농부들이 너무 좋아하는군요. 보슬비를 맞아가며 서로를 맞추기도 하고 하늘 높이 던져보기도 하며 신나는 놀이를 즐깁니다. 삼백초샘도 아이들도 놀이의 천재 같습니다.
삼백초샘과 아이들이 배추를 씻으러 간 사이 하우스에서 저와 몇명의 어린농부들이 배추전의 반죽을 했네요.
이제 비가 내리는 날과 어울리는 배추전을 부치기 시작합니다. 후라이팬에 기름도 직접 둘러보고 다 부쳐진 배추전을 먹어 봅니다.
저는 제 마포상암두레텃밭의 배추를 뽑아와서 사용합니다. 고구마와 늙은 호박도 같이 부쳐봅니다. 애기똥풀샘 배추전이 더 맛있답니다. ㅎㅎㅎ
어린농부들 맛있다고 잘 먹는군요. 계속해서 배추전은 어린농부들의 입속으로 부지런히 이동합니다. 모두의 입맛에 맞는 모양이군요. 국화차도 함께 합니다. 향이 느껴집니다.
아 아직 안한 일이 있네요~
이제 배불리 먹었으니 배추와 무를 수확해야겠지요. 비록 마트에서 판매하는 것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보잘것 없는 배추와 무이지만 어린농부들이 직접 씨뿌리고 밭을 매고 물주고 키운 녀석들인지라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그래도 무는 나름대로 모양새를 갖추고 늠름하게 자리하고 있네요. 배추는 벌레들의 총공격에 구멍이 숭숭 뚫리고 크기도 작은 볼품없는 모양새입니다.
어린농부들의 손에 뽑혀지는 배추와 무들이 한포기 두포기 쌓입니다. 수확은 언제나 즐거운 활동입니다. 수레에 한그득 배추와 무를 싣고 하우스로 갑니다.
비와 추위를 뚫고 와준 윤범이와 유진이에게 푸짐하게 배추와 무를 챙겨서 보냅니다.
물론 오늘 못 온 친구들을 위한 배추와 무도 밭에 남겨 놓았습니다.
오늘도 즐거운 시간이 되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