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찾은 고래-불
어머니 가날 푼 눈썹같이
오목하고 길쭉한 초승달모양의 해안에
춤추던 고래는 보이지 않는다.
병풍처럼 둘러쳐진 솔숲
끼고 펼쳐지는 명사 이십-리
핥고 있는 파도의 혓바닥을 맨발로 걸었다.
하늘 닮고파 푸른빛을 방출(防出)하는 바다
고래가 춤추던 불
파도에 밀린 모래는 물결모양에 쌓였고
갈매기 허공을 가럴 때 방파제 넘어
뺨을 기분 좋게 때리는
바닷바람도 만끽할 수 있다.
끝없이 펼쳐지는 짙푸른 이곳
여인이 고래머리를 잡은 체 여름날 꿈이 될 때
나는 고래-불에서 익어간다.
가슴속 켜켜이 쌓인 답답함 날리고 싶다면
하늘 향해 비상할 듯 곧게 서 있는 조형물
오소서, 보는 것만으로도 좋을 듯싶다.
고래-불.
* 불 : 영덕지역 방언으로 모래해안을 뜻 함
존재감(存在感)
너는 어디에서 어떻게 살았는지 알 수 없지만
또,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인생
살고 있습니다.
허나 지금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고 있지만
그저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위로되는 너로 남아 있기를.
어부(漁夫)마음
새벽녘 뱃머리에 앉아
풍어를 기원(起源)하고
짬내 바람은 어판장(魚販場)휘돌며
어부(漁夫)마음 심는다.
떠나가고 변하는 것은
시간의 심술이지만
꿈들 어찌하리.
맞출 수 있을까! 어부(漁夫)마음을.
기도합니다.
눈꽃송이 내리는 새벽
창가에 기대어 생각해 보면
내 삶은 기적입니다.
손을 가슴에 얹고 있으면
팔딱팔딱 이는 심장
神의 은혜입니다.
비우면서 살면 가벼워지고
채우면 무겁게 살아가는데
어김없이 찾아오는 새날 새벽녘
텅 빈 충만
죽 빗처럼 지나갑니다.
먼 훗날
내 숨-꽃이 지는 날
무게에 눌러 힘든 삶을 살지 않게
神의 햇살 비추어주길 기도합니다.
카페 게시글
우리들의 이야기
2024년 창조문학 봄호 132호 원고창탁 분
박달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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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03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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