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름은 무척 더웠습니다.
무더운 날씨에 고생은 심했지만 덕분에 포도는 유난히 달고 크게 열렸습니다.
도산서원으로 향할 때 지나치는 안동 와룡면 감애리.
근처 도로에서부터 포도의 달달한 향기가 진동을 하고,
단 내가 가시지 않는 곳인데요.
이 곳엔 포도를 22년동안 고집한 농부가 있습니다.
안동와룡감애친환경포도작목반장 손진연씨는,
70년 가까운 세월동안 와룡면 감애리에서 태어나 같은 곳에서 계속 농사를 지었습니다.
농사만 60년에 가까운 토박이 농부.
어느덧 그는 누구보다 이 땅에 대해 잘 알고 농작물과 대화가 가능할만큼의 전문가가 되었습니다.
그의 농장은 총 1,500평 가량.
과거에는 전체가 포도 밭이었지만 지금은 포도 밭 일부를 안동 마로 바꾸고
600평 정도의 밭에서 포도를 키웁니다.
포도 농사가 힘에 부쳐 일을 다소 줄이기 위해서라는게 그의 설명.
하지만 호탕한 웃음과 미소를 지닌 손진연씨는
여전히 포도에 대한 애정과 사랑으로 포도를 수확합니다.
포도와 그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이지요.
수확은 9월 초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하는데요.
더위를 피하기 위해 이른 새벽부터 작업을 하지만,
포도의 양이 많아 오전/오후를 가리지 않고 시간이 날 때마다 밭으로 가야만 합니다.
저농약 친환경인증을 받은 안동와룡감애 포도는 봉지에 씌어진 채 자라는 것이 특징입니다.
포도가 콩알만할 때 봉지를 씌우고 그 다음부터는 자연에 맡기는 것이죠.
포도를 수확한 다음 봉지를 씌우는 곳도 많습니다.
이런 포도들은 농약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건강에 좋지 못한데요.
어릴 때 봉지에 씌워 키우는 것과 수확 후 봉지를 씌우는 포도는 천지차이!
다 키워서 봉지를 씌운 포도는 꼭지가 봉지에 말려있지 않죠.
하지만 와룡감애포도는 애초에 봉지에 씌워 키우므로 꼭지가 봉지에 붙어있습니다.
봉지를 씌우면 더 이상 약을 칠 수 없으므로 포도를 구매하실 때 참고하셔도 좋습니다.
손진연씨의 농장은 추석 전에 수확을 모두 마무리합니다.
늦어지면 포도 판매량이 줄고 고객들도 포도를 많이 살 수 없다보니
대목을 앞두고 수확에 박차를 가해야만하는 9월입니다.
올해 포도는 정말 잘 익었습니다.
엄청 큰 녀석도 많이 보이네요.
하나에 1kg은 족히 나갈 것 같은 통통하고 예쁜 포도들이 잔뜩입니다.
사투리를 조금 쓰자면 ‘천지삐까리’입니다.
포도 수확 작업 역시 쉽지만은 않습니다.
일단 포도 봉지를 하나하나 열어보고 익은 상태를 본 다음 수확해야하니까요.
아직 덜 익었다고 판단되면 그대로 유지해두고 나중에 다시 수확합니다.
익은 녀석들을 우선적으로 수확하기 위함입니다.
봉지를 열었다 씌웠다하는 이 고된 작업도 그의 몫입니다.
수확한 포도는 작업장으로 가지고와서 포장 작업이 이루어집니다.
다시 한 번 포도 봉지를 열어보고 익었는지의 여부를 점검하죠.
이후 무게 정도에 맞게 박스에 들어갑니다.
kg수를 맞추기 위해 큰 녀석들과 작은 녀석들을 섞어 넣습니다.
작업이 끝나면 마지막으로 박스의 무게를 저울로 잰 다음 표기를 마치고 판매대에 오릅니다.
아침 시간이 되면,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라디오가 크게 흘러나오는 손진연씨의 도로 매대에선 갓 수확한 포도들이 즐비합니다.
5kg 박스 단위로 구매할 수 있는데요.
일부는 공판장을 통해 납품하고 일부는 직접 판매하고 있습니다.
공판장 보다는 직접 판매하는게 몇 천원 정도 더 받을 수 있습니다.
고객 입장에서도 유통과정을 거친 포도보다는
직접 방문하여 구매할 경우 조금 더 저렴한 신선한 포도 구매가 가능하겠습니다.
농사는 돈이 되어야하는데 유감스럽게도 포도의 가격은 계속 하락 중입니다.
과거에는 한 박스에 30,000원도 하고 20,000원도 나갔었는데
올해 시세론 박스당 15,000원 선입니다.
반면에 추석이 다가오면 시세가 올라갈 수 있으므로
구매 계획이 있으시다면 미리 찾아가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이른 새벽부터 늦은 오후까지 포도를 수확하고 포장하고 판매하는 손진연씨의 하루입니다.
덕분에 우리는 맛 좋고 건강한 포도를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안동장터(www.andongj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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