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사현정(破邪顯正)
교수신문이 전국의 대학교수 1000명을 대상으로 선정한, 2017년을 정리하는 올해의 한자어. ‘그릇된 것을 깨고 바른 것을 드러낸다’는 뜻으로서, ‘적폐청산’을 화두로 달려온 한국사회를 한 마디로 압축해 표현한 것이다. 파사현정은 불교에서 유래해 사회일반의 통용어로 자리잡은 말인데, ‘부처의 가르침에 어긋나는 사악한 생각을 버리고 올바른 도리를 따른다’는 뜻이다. 불교 삼론종의 기본교의이며, 삼론종의 중요 논저인 길장의 ‘삼론현의’(三論玄義)에 실린 고사성어다.
● 내 보험 찾아줌
그동안 몰랐거나 깜빡하고 찾아가지 않아서 쌓여 있는 숨은 보험금을 찾아주는 통합조회 시스템. 금융당국과 보험협회가 만든 서비스로 인터넷·모바일을 통해 365일, 24시간 이용할 수 있다. 홈페이지(cont.insure.or.kr)에 접속하거나 네이버·다음 등 포털사이트에서 ‘내보험 찾아줌’ ‘숨은보험금’으로 검색하면 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7년 현재 숨은 보험금은 무려 900만 건에 달한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7조4000억 원이다. 1건당 평균 82만 원의 보험금이 방치돼 있다.
● 드라이비트
건물의 마감재의 일종으로, 건물 외벽에 스티로폼과 같은 가연성 소재를 붙이고 그 위에 시멘트나 석고를 덧바르는 것. 단열효과가 뛰어나고 다른 마감재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지만 작은 충격에도 쉽게 파손되고 특히 화재에 취약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지난 2015년 1월 5명의 사망자와 125명의 부상자를 낸 의정부 아파트 화재 이후 건축법이 개정돼 6층 22m 이상의 건축물 외단열재는 불에 일부만 타는 준불연재나 불에 타지 않는 불연재를 사용해야 한다는 규정을 둠으로써 드라이비트의 사용을 제한했다. 그러나 법 개정 이전에 지어진 건물은 30층 이상만 적용 대상이라 2017년 12월 21일 발생한 제천 스포츠 센터 화재를 막지 못했다.
● 과로노인
기초생활보호기준 수준으로 가난에 허덕이며 사는 저소득층 노인. 일본의 빈곤퇴치 운동가 후지타 다카노리가 늦은 나이에도 돈이 필요해 어쩔 수 없이 ‘죽기 직전까지 일해야 하는’ 노인들의 현실을 꼬집으며 만든 용어이다. 후지타가 지켜본 일본의 저소득층 노인은 연금이 모자라 신문 배달을 하는 노인, 정리해고를 당하고 수입이 없어져 편의점에서 일하는 노인,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간병하느라 일을 놓지 못하는 노인 등 처지는 다양했다. 삶이 고되 스스로 목숨을 끊는 노인도 있었다. 우리나라의 현실도 크게 다르지 않다.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가 30~50대 중산층(중위소득 50~150%) 112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61.7%가 은퇴 후 소득이 150만 원 이하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