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홍
촉석루의 깊은 곳엔 논개의 영정이 있는 사당.
현관 위에 걸린 여러 장의 편액( 扁 額 )
오른쪽엔 매천 황현의 시
왼쪽에는 산홍의 시가 있다.
채용신 화백의 8도 미인상에
진주를 대표해서 산홍을 그렸고
촉석루 절벽에도 그 이름이 있다.
산홍(山紅)
한양 명월관에 불려간 기녀 산홍
을사오적 중 내무대신 이지용이 맘을 빼앗겨
애걸복걸 구애를 했다지
그 꼴 보기 싫어 진주로 와
논개 영정 바라보며 탄식했지!
“역사에 길이 남을 진주의 의로움
두 사당에 또 높은 다락 있네
세상에 태어나 할 일 없이
피리와 북소리 따라 이렇게 놀고 있네”(산홍의 시)
따라온 이지용을 향해 말했지!
“세상 사람들이 대감을
5적의 우두머리라고 하는데
첩이 비록 천한 기생이긴 하지만
사람 구실하고 있는데
어찌 역적의 첩이 되겠습니까?”
온 나라 사람이 다투어 매국노에게 달려가
노복과 여비처럼 굽실거림이 날로 분분한데.
그대 집 금과 옥이 집보다 높이 쌓였어도
일점홍(一點紅)인 산홍은 사기가 어렵구나.
매천 황현이
비웃듯 말했다지
전라도 광주가 낳은 시인 양회갑(1884-1961)은
妓山紅數罪賣國賊不許寢自死
기녀 산홍이 나라를 판 도적의 죄를 꾸짖으며
잠자리를 거절하고
스스로 죽었노라고 했지.
이지용에게 매를 맞고 죽은 산홍
남강의 강물 위에 논개처럼
흐르는 이름이네
매천 황현의 말과 시인 양회갑의 말이 맴도는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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