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槪要)
망막색소병증 혹은 망막색소변성은
망막의 시각세포와 망막색소상피세포가 변성되는 가장 흔한 유전성 망막질환으로,
시각세포가 손상됨에 따라 초기에 야맹증이 나타나면서
점차적으로 시야가 좁아지고 결국 시력(視力)을 잃게 된다.
중심 시력은 보통 이 질환의 늦게까지 유지된다.
망막색소변성의 일부는 난청, 신장병 그리고 다른 기형, 중추신경계와 대사질환과
염색체 이상과 관련이 있는 증후군(Syndrome)의 한 증상으로 나타난다.
이 질환의 원인은 시각 세포 내에서
빛을 전기신호로 전환하는 기전에 관여하는 유전자의 결함(缺陷)이 대부분이다.
일부 망막색소상피에 관여하는 유전자 이상이 발견되기도 하며,
이들 유전자 이상이 광범위한 망막손상을 일으킨다.
망막색소병증은 세계적으로 4,000~5,000명당 한 명의 비율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의 정확한 통계는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중국에서도 4016에 한 명 꼴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우리나라는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다.
X연관 열성 망막색소병증을 제외한 나머지는 남녀 같은 비율로 발생하며,
X-연관 유전 망막색소병증은 주로 남자(男子)에게 발생한다.
▶증상(症狀)
망막색소병증은 보통 어둠이나 어두운 빛 장애, (즉 야맹증으로) 시작한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망막 세포가 손상되면서 아동기 이후에 시력의 변화를 느껴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시력이
어떻게 손상되어 가느냐와 진행 속도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시력이 손상되는 진행 속도는 느린 편이며,
증상은 10세와 40세 사이에 집중(集中)되며, 대부분 30세 이후에 시야에 변화(變化)가 온다.
이 질환은 시각세포인 막대세포와 원뿔세포가 점차적으로 파괴되는 것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증상이며, 막대세포가 원뿔세포 보다 먼저 손상을 입는다.
막대세포의 대부분이 파괴되면 시야의 바깥 부분을 볼 수 없게 되어
시야가 좁아져 작은 망원경으로 보는 것처럼 보인다(Tunnelvision: 터널시야).
시각세포의 파괴가 원뿔세포까지 진행되면
중심시야도 볼 수 없게 되면서 완전히 실명(失明)하게 된다.
갑자기 어두운 곳에 들어갔을 때 적응을 잘 못하거나
저녁 해질 무렵 외출 시 문제가 있거나
또는 어두운 실내에서의 생활이 어려워지는 야맹증이 나타날 수 있다.
전형적인 망막색소변성의 경우
대개 10~20세 경에 증상(症狀)이 나타난다.
상염색체 열성으로 유전된 경우에는 10세,
상염색체 우성으로 유전된 경우에는 약 20~30세 경에 증상이 시작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시기에는 일반적인 시력검사상의 중심시력에는 변화가 없다.
유전의 형태에 따라 증상이 나타나는 시기 및 임상 양상은 다르지만,
60~80% 이상에서 보통 20세 이전에 야맹증이 나타난다.
그밖에
백내장, 녹내장, 원추각막, 근시, 유리체 혼탁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우리나라 망막색소변성 환자의 유전 양상은
다른 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으며, 다른 나라에 비교하여 근시의 비율이 더 높게 난다.
참고로 망막색소병증과 함께 다른 증상을 나타내는 전신 질환은 아래와 같다.
대표적으로 어셔 증후군(Usher Syndorme)은 실명과 난청이 함께 나타난다.
프리드라이히 운동실조 (Friedreich’s ataxia), 근육퇴행위축(Muscular dystrophy),
점액다당류증(Mucopolysaccharidosis)과 동반해서 망막색소변성이 나타날 수 있다.
알포트 병(Alport disease), 알스트롬 증후군(Alstrom syndrome),
얀스키비 엘슈보스키병(Jansky-Bielschowsky disease), 젤위거 증후군(Zellweger syndrome),
보그트스필마이어 배튼병(Vogt-Spielmeyer-Batten disease), 레프섬 병(Refsumdisease),
컨스-세이어 증후군(Kearns-Sayre syndrome)에서도 망막색소변성이 나타난다.
▶원인(原因)
망막색소병증은 특정한 이유 없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고,
유전자의 변이에 의해 발생하기도 하는데,
망막색소병증을 유발하는 유전적 변이는지금까지 100여 가지가 알려져 있다.
유전 형태는 X-연관 유전이나, 상염색체 열성 또는 상염색체 우성으로 유전되기도 한다.
또한사립체(미토콘드리아) 유전자의 변형으로 생기기도 한다.
각각 다른 형질로 유전되는 망막색소병증은
증상과 증상의 중증도에 다소간의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망막색소병증의 약 절반은 다른 증상이 없다.
망막색소병증은 홀로 나타나거나 다른 희귀질환(증후군)의 한 증상으로 연관되어 나타날 수있다.
1. 상염색체 우성 망막색소병증
전체 망막색소병증 중 22%를 차지한다.
병에 걸린 부모에서 자식으로 유전될 확률은 성별에 관계없이 50%이다.
2. 상염색체 열성 망막색소병증
전체 망막색소병증 중 19%를 차지한다.
어머니와 아버지로부터 각각 질환 유발 유전자를 물려받아야 질환이 나타나며,
아이가 망막색소병증에 걸릴 수 있는 확률은 25%이다.
아직 망막색소병증의 보인자를 찾아낼 진단 검사 방법은 없다.
3. X-연관 유전 망막색소병증
전체 망막색소병증 중 9%를 차지한다.
어머니가 보인자일 때 정상 남자와 결혼하면
아들이 질병에 걸릴 확률은 50%이고, 딸이 보인자가될 확률은 50%이다.
또한 망막색소병증을 가진 남성이 정상 여성과 결혼하면
아들은 모두 정상이고, 딸은 모두 망막색소병증의 보인자가 된다.
4. 기타
나머지 망막색소병증은 특정한 이유 없이
돌연변이에 의해 산발적으로 발생하는 망막색소병증이다.
▶진단(診斷)
질병력과 정밀 안과 검사를 통해 망막색소병증을 진단할 수 있다.
초기에는 거의 증상이 없지만, 이 시기에도 망막전위도 검사를 하면
망막의 세포기능이 떨어져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병이 많이 진행된 경우에도 망막을 촬영해 보면
망막혈관의 변성과 망막에 어두운 색소가 침착되어 있음을 관찰할 수 있다.
망막전위도검사(Electroretinogram: ERG)는
망막색소병증을 진단하는데 가장 유용한 검사이다.
이 검사는 망막에 빛으로 자극을 주어서 망막의 반응을 전기적으로 기록하는 것으로
망막의 막대세포와 원뿔세포 상태를 객관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시력 검사, 굴절률 검사, 색맹검사, 세극등 검사, 검안경 검사, 망막 촬영 등으로
망막 색소 침착 정도와 시력의 손상 정도를 알 수 있다.
각각의 유전 형태에서 발견 확률이 높은 유전자에 대해
분자유전학검사를 시행 할 수 있다.
▶치료(治療)
망막색소병증의 근본적인 치료 방법은 없다.
그러나 진행속도를 늦추고 일상생활에 미치는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이 이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방법으로 시력이 자외선에 의해 더 손상되지 않도록 선글라스를 착용하기도 하며,
좁아진 시야로 좀 더 잘 볼 수 있도록 교정 안경을 이용할 수 있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비타민A, 루테인 같은 카로티노이드 등 비타민과 항산화제(Antioxidant) 등 이
망막변성의 진행을 예방하는 효과(效果)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혈행을 개선하는 것이 도움이 준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환자 마다 진행속도가 다르고 약물에 대한 반응도 다양하게 때문에
좀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평생 저하된 시력을 가지고 살아야 하므로
망막색소변성의 치료에 경험이 많은 전문의에게 꾸준하게 관리를 받으며
저하된 시력으로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망막세포 이식이나 안구 이식은 현재로서는 불가능(不可能)하다.
현재 유전자 치료가 연구 중이며, 가장 효과적이라고 알려지고 있으나
현재 동물시험 중이라 실제 치료에 적용되지 못하고 있다.
망막색소병증을 진단 받게 되면
혼란과 공포로 분노와 우울함에 빠져 과도한 음주, 흡연, 스트레스로
질병의 경과를 가속화할 수 있으므로
가족과 주위의 격려와 도움이 질병을 이해하고 극복하며,
생활에서 잘 대처해 나가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가족과 환자를 위해 유전상담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며,
추가적인 치료로는 증상의 완화를 목표로 하는 대증요법과
각종 부작용과 합병증을조절하고 완화시키기 위해
지지요법(Supportive therapy)을 시도할 수 있다.
유전상담이란 유전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와 가족에게
해당 유전질환이 무엇인지, 질환의 증상과 경과 과정, 어떻게 유전되는지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과정(課程)이다.
유전상담의 과정을 통해
유전학 전문가로부터 질환과 관련된 정확한 정보(情報)를 얻을 수 있고,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환자와 가족(家族)들이
그 유전질환에 적절하게 대응하기 위한 가장 적절한 결정(決定)을
내릴 수 있게 하는 것을 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