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하나를 키우려면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그만큼 아이들은 손이 많이 가고 돌봐줄 일이 많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하지만, 최근 맞벌이 부모, 조손가정, 한 부모 가정이 많아지면서 방과 후 혼자 있는 아동과 청소년이 증가하고 있다.
자녀 보육과 교육의 책임은 기본적으로 부모에게 있지만 점차 지역사회와 국가가 발 벗고 나서서 돕는 것이 자연스러운 사회현상이 된 지 오래다. 아이들이 학교 수업을 마치고 들어서면 가족처럼 반갑게 맞아주는 곳, ‘어깨동무공부방(복대2동·원장 이문호)’은 우리지역의 아동과 청소년을 키워내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어깨동무공부방, 아동과 청소년의 보금자리
2007년 4월에 문을 연 지역아동센터 ‘어깨동무공부방’은 벌써 10여 년의 세월 동안 아동과 청소년들의 보금자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강산이 한 번 바뀌었을 그 시간동안 작고 여리기만 했던 꼬맹이들은 어엿한 어른이 되어 다른 사람을 돌보는 사회복지사가 되었고, 기업의 한자리를 책임지는 당당한 회사원이 되었다.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어깨동무공부방은 아침 9시부터 밤 9시까지 운영하고 일요일 하루만 쉬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학과 공부를 비롯해, 바이올린, 플릇, 피아노, 사물놀이와 같은 악기연습, 풋살 등의 운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무료로 진행하고 있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실력 있는 선생님들께 개인으로 수업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어깨동무공부방만의 자랑이다.
장차 교사를 꿈꾸는 충북대학교 사범대 학생들이 자원봉사로 교육 나눔을 하고 있어 아무리 어려운 숙제가 있더라도 걱정이 없다고. 이문호 원장은 “처음에 다른 곳에서 공부방을 운영하다 일부러 이 대학 근처에 이사를 왔다.”며 “실력 있는 선생님을 모시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다양한 학문을 하고 있는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으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꿈을 가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학습·악기·운동·간식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무료로
지역아동센터는 지역사회와 연계해 돌봄이 필요한 지역사회 아동들을 바르게 키우기 위해 보호, 교육, 놀이와 오락 등 종합적인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사회현상에 발맞춰 가느라 가정의 모습이 달라지는 동안 변함없이 든든한 ‘아부지’로 자리를 지켜준 이 원장은 “요즘은 핵가족 시대이면서 부모 모두 직장에 나가기 때문에 돌봐줄 어른이 없이 밤까지 혼자 있는 아이들이 많다. 당연히 아이들은 돌보는 것을 가정에만 맡기는 것은 무리”라며 “가정과 지역사회가 힘을 합해 아동과 청소년들을 바르게 키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래서 어깨동무공부방은 부족한 학교 공부를 보충해주기도 하지만 아이들이 같이 어울려 놀기도 하고,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집과 같은 공간으로 꾸려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어깨동무공부방은 점심을 먹고 와도 금세 출출해지고 간식생각이 간절해지는 한창 성장기의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보니 공부방에서 간식은 물론이고, 저녁식사에 밤참까지 마련하고 있다. 이 원장은 아이들에게 간식과 식사를 제공하는 것이 예산상 쉽지는 않지만 서로 나눠먹고 배려하는 것을 보면서 음식으로 인성을 배워나가는 점도 있다고 전했다.
책, 악기, 장난감 등 물품기증으로 동참 원해
이 원장은 공부방 초기부터 지금까지 줄곧 아이들과 학부모들에게 누누이 당부하는 것이 있다. 바로 공부방에 와서 공부하고, 간식을 먹고, 다양한 활동을 하는 것은 자신들이 누려야할 복지혜택이므로 절대 주눅 들지 말라는 것. “어떤 사회, 어떤 시대이든 복지혜택은 필수입니다. 지금 도움을 받았다면 나중에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면 되는 것이지요. 절대 기죽거나 눈치 볼 일이 아닙니다. 방과 후에 아이가 혼자 있어 걱정된다면 등본과 건강보험증명서 등 간단한 서류만 챙겨서 문의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이 원장은 한 가지 당부를 잊지 않는다. 공부방을 운영하려면 필요한 물품이 많은데 배정된 예산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 그는 집안에 두고 입지 않는 옷이나, 장난감, 악기, 도서 등 아이들이 쓰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공부방에 기증해달라고 부탁했다.
친구와 어깨동무를 하고 가면, 먼저 가고 뒤처지는 사람 없이 나란히 같이 걸어가게 된다. 사회구성원이 나란히 함께 걸어가야 건강한 사회라는 이문호 원장의 말이 새삼 마음에 남는다.
문의전화 043)266-71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