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 식당 찾아 새해 인사
지난 6일은 소한. 소한 집에 놀러갔던 대한이 얼어 죽었다는 일 년 중 가장 춥다는 소한이 과연 매서운 한파를 몰고 왔다. 아침엔 추위에 갇혀 꼼짝하지 못하고 있다가 오후 4시경 유성구 장애인 종합복지관으로 체력단련장을 찾았다. 러닝머신 등 10여 가지 기구운동을 한 시간여에 걸쳐 마치고 찬바람 흩날리는 눈발 속 귀갓길에 단골식당을 찾았다.
단골식당 주인 내외에게 새해인사도 할 겸 그 집 따끈한 한우 소머리 국밥으로 추위도 쫓고 저녁도 해결할 겸해서. 이름난 유성재래시장 안에 있는‘봉창이 소머리국밥’집에 들어서니 자리는 텅텅 비어있고 홀을 서성이던 경상도 주인아저씨가 반기며 다가와 맞아주었다.
’이 추위에 어떻게 오셨느냐?‘며.’안녕하세요? 새해에 복 많이 받으세요!‘라며 주방 쪽으로 다가서자 주인아주머니가 ’네! 오셨어요?‘라며 고무장갑을 벗으며 주방에서 나오며 환하게 웃었다.
주인내외에게 오늘 저녁은 우리가 살 테니 소머리국밥도 보통이 아니라 ‘특’을 시켜 함께 먹자고 했다.‘그간 변하지 않고 한결같은 소머리국밥을 먹게 해주어서 고마운 마음을 조금이나마 새해에 표하고 싶어서’라고. 그러나 내외는‘고맙다’며...
주문한 국밥이 나오는 동안 손님은 한 사람도 들어오지 않았다. 잠시 뒤에 나온 국밥을 먹기 전 요즘 손님이 이렇게도 없느냐고 물어보았다. 주인아저씨는 구제역이 돌며 한우정육점 한우식당은 소한 한파 못잖은 찬바람을 맞고 있다며 끓여서 먹으면 아무런 해가 없다는 데도 언론의 영향은 무섭다며 홀 안에 TV를 원망하듯이 쳐다보았다.
그러나 이런 찬바람 속에서도 생선 횟집은 손님들이 몰려들어 즐거운 비명이란다며 구제역 세찬 찬바람에 한숨을 몰아쉬었다.
이 소머리 국밥 집을 단골로 이용한지도 올해로 5년째 접어들었다. 소머리국밥을 먹을 때 가끔은 왜 이 집 소머리국밥 값은 오르지 않느냐고 물어보았었다. 이에 대한 내외의 답은 아주 명쾌했다. 그간 소머리국밥을 찾아주는 고마운 손님들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는 것이며 버틸 수 있는 떼까지는 지금 값(개업이후 10년 째) 1인분 5000원을 그대로 받을 것이라며 설명을 덧붙쳤다.
식당 건물이 자기 집이므로 전세든 월세든 집세가 별도로 나가지 않으며 내외간에 주방일과 홀 일을 모두 다 맡아서 하기 때문에 별도의 인건비부담이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체력이 다 해 더 이상 영업을 계속 할 수 없을 때면 고향 진주로 내려가 하동방면으로 차 거리 15분 지점에 있는 조선소나무 대나무가 우거진 자기들의 땅에 조그만 황토 집을 짓고 텃밭을 가꾸며 노년을 자연과 함께 보낼 셈이라고 청사진을 펴 들려주었다.
내외는 고향 땅에 황토 집을 지고 살게 되면 우리를 초청할 터라며 ‘그 때는 꼭 오셔서 쉬었다 가시라!’고 같은 말을 몇 번씩. (2011. 1. 12.)
첫댓글 새해를 맞아서 정초 단골을 찾아 대화를 나누는 정겨운 일이네.
천규가 잘 가는 단골 식당 이름을 이렇게 구체적으로 명기한 것은 처음인 것 같은데, 그곳에 갈 기회가 잇으면 꼭 들러야 할 것 같은 따스한 온정이 느껴지는 식당인 것 같군. 또 손님 입장으로 그곳 식당 주인에게 그 집 식사를 고마움의 표시로 대접하겠다는 천규의 따뜻한 마음씨가 소한의 추위를 녹이는 것 같아 기분 좋으이...
대한도 이제 일주일 남았군. 무슨 연유인지 신기하게도 대한 때는 춥지 않커든...
입춘도 머지 않았으니 모두들 한파에 몸보신 잘들하셔서 더욱 건강하시기를...
식당집 내외가 고향땅에 황토 집을 짓고 남은 여생 평화롭게 살 날이 꼭 오고 그때 천규가 그 곳에 초대 받기를 소망하네.
일금 5000원을 사수하는 단골 소머리 국밥집 훈훈한 인심이 매서운 한파를 녹이는 것 같군
소머리국밥집에서 손님과 주인간에 주고받는 대화, 매서운 추위를 녹이는 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