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공연은 세종대왕이 작곡하여 1447년에 악보로 완성한 보태평과 정대업의 선율을 기본으로 하여 국악기와 서양악기, 그리고 락그룹이 함께 연주하는 음악입니다. 보태평과 정대업은 그 후 세종의 둘째 아들인 세조(1417-1468)에 의해 종묘제례악에 포함되었고 그로인해 현재의 우리에게 전해지게 되었습니다.
이 도(1397-1450)는 세종대왕(재위기간 1418-1450)의 이름입니다. 세종대왕 대신 이 도라는 이름을 쓴 이유는 보태평과 정대업이 이 도가 어렸을때부터 즐겨 들었을 향악 선율에 기초한 음악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옛날의 위대한 왕의 작품이라기 보다는 오늘날의 우리와 같이 성과 이름을 가진 사람이 작곡한 곡이라는 인식을 통해서 친근함을 느끼게하기 위해서입니다.
따라서 지금까지의 보태평과 정대업 선율은 조선시대 왕들의 제사인 종묘제례에서만 들을 수 있는 엄숙한 음악이었지만 오늘의 이 공연은 이 곡들이 작곡된 558년전, 그리고 그보다 더 이전인 고려시대와 조선시대 사람들에게 기호와 상징의 의미로 들렸을 그 원래의 의도를 느끼게 하기 위한 시도와 재해석입니다.
오늘 공연되는 음악은, 농현을 많이 쓰고, 민속악적인 즉흥연주에, 서양화성진행의 사용을 피하고, 헤테로포니적인 소리를 들려주기 위해서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국악과 서양고전음악, 그리고 대중음악적인 서로 다른 세 가지의 음악이 동시에 연주됩니다.
저는 음악은 기호라고 생각합니다. 음악 자체에는 아무런 힘이 없고 음악 외적인 요인들로 인해서 음악에 "의미"라는 것이 생깁니다. 저의 공연은 그 "의미"를 만드는 작업입니다. 우리의 정체성 유지를 위해서 저의 공연에 국악이 쓰이지만 현재의 우리에게 친숙한 서양음악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클래식의 현악사중주와 대중음악의 락그룹이 함께 연주하는 것입니다.
서양음악에는 중세와 르네상스시대의 음악을 재해석해서 새로운 곡으로 만드는 작품들이 아주 많이 있습니다. 오늘의 공연에서는 새롭게 재해석된 세종 작곡의 선율들을 다양한 음악 연주자들의 연주로 들을 수 있습니다. 이번 공연의 국악 연주자들은 현재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최고의 연주자들입니다. "상상"의 강은일, 유경화, 허윤정은 전통음악 뿐 아니라 새로운 음악적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는, 한국인의 정체성을 앞으로도 계속 지켜줄 훌륭한 음악가들입니다.
기타의 김태원, 키보드의 엄수한, 드럼의 채제민, 베이스의 서재혁이 연주하는 "부활"은 한국을 대표하는 락 그룹으로 이번 공연을 통해서 락음악을 통한 최초의 세종 음악의 재해석을 할것입니다.
모두 줄리아드 음대를 졸업한 현악사중주단은 세계 최고의 실력을 갖춘 현악 연주자들로써, 유진박은 전자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연주하고, 정재훈과 윤소연은 바이올린, 홍지영은 첼로를 연주합니다.
그 외 축, 어, 편종, 편경 등 여러 국악 타악기들이 등장하여 공연의 재미를 더할 것입니다. 김민지, 이보람 (이화여대 재학중), 서상금 (목원대 재학중) 이 연주합니다.
내년에 미국과 스페인에서 "이도와 세계음악" 공연이 가능하도록 현재 추진중 입니다. 많이 부족하겠지만 우리사회의 다양성 속에서 우리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우리와 전 인류의 새로운 미래의 음악을 만들기 위한 시도를 격려해주시기 바랍니다.
첫댓글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