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서 커네티컷을 지나 메사추세츠 스프링필드(springfeild)에서 약 1시간 이상을 들어가면 메사추세즈 주의 정 중앙에 위치한 Ware라는 곳이 나온다. 이 곳에서 표지판도 없는 길을 따라 들어가면 큰 숲으로 이루어진 Barre라는 조그만 농지도시를 만날 수 있다. 도로 양 옆에 큰 나무들을 끼고, 영화 속에서 봄 직한 길을 계속 가니 오른쪽에 거대한 건물이 나온다. 뉴잉글랜드 전통의 건축스타일, 깨끗하고 웅장하기까지한 빌딩, 선입견에 싸여있던 필자는 그곳이 성당이나 교회로 생각 하였으나, 작게 쓰여진 Insight Meditation Society라는 간판을 보자 성당이나 교회라고 생각했던 생각들이 사라졌다. 주말이라서 약간은 조용한 듯한 건물 밖에서 서성이고 있는데, 한 부인이 다가와 수줍은 얼굴과 함께 건물안으로 안내하여 주었다.
건물 안은 크게 중앙선방 두 곳, 요가수행방, 사무실, 부엌, 식당 그리고 숙소로 이루어져 있었다.필자로서는 처음 보는 경행참선을 수행하시는 분, 중앙 선방에는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이 곳 저 곳에서 삼매에 들어 계시는 수행자 분들, 약 120명을 수용할 수 있는 호텔수준급의 고급 숙소등은 감탄을 불러 일으키기에 무리가 없었다. 참선센터 바로 옆에는 베레불교학센터가 있었다. 이 곳은 참선센터와 같은 행정아래에서 운영되고 있지만 약간은 성격이 다른, 즉 참선도 중시하지만 불교 철학과 학문을 더욱 중시하는 곳으로 불교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분부터 이미 어느정도 경지에 다다른 분들까지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었다.
잔디밭에서나 빌딩안에서나 많은 분들이 수행을 하고 있었고, 불교학에 관련된 모든 서적을 모은 자체 도서관도 구비하고 있었으며, 뒤로는 큰 숙소가 있었다. 건물안과 밖을 기웃거리며 6월의 녹음을 즐기고 있는데 '어서오세요' 하는 인사가 들렸다 ' 먼길 오시느라고 수고 하셨습니다' 라며 차를 내시는 모습속에는 7년의 공부가 녹아 있다.'스님, 먼저 졸업을 축하합니다. 그동안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이제 부터 시작이시군요' 겸연쩍게 미소를 지으시며 '그렇습니다' 라고 짧께 대답하신다.
1997년 도미 하여 언어의 장벽을 넘고 어려운 불교를 공부 하셨을때 까지 남모를 회한이 많으셨으리. 스님과 이루어진 대화속에는 미국에서 한국불교의 정체성을 느낄수 있었으며 한국불교의 우수성은 언어의 장벽에 가리어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1.축하드립니다. 스님의 학위 소식은 미주 한국불교계와 고국 한국불교계의 좋은소식인데 감회가 어떠십니까?
감회랄 것은 따로 없구요. 바라던 논문을 빨리 끝내고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어서 무척 기쁠따름입니다.
2. 비교종교학을 공부 하셨으니 타 민족 학생들과 다양한 종교교류가 있었을것 같은데 그들의 종교시각은 어떠한지 말씀해 주세요.
글쎄요. 만났던 많은 학생들이 다양성의 산실인 비교종교를 공부하는 관계였지만 자신의 종교에 대한 신념이 강해도, 섣불리 남의 종교를 무시하지 않고있는 사고방식은 우리 종교인들이 본받아야 될거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스스로 이러한 다양성에 익숙해져 있다고 느꼈습니다.
3.스님께서는 독일과 일본에서도 공부를 하신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간단히 소개 해주시기 바랍니다.
1995년도 동국대학교 불교학과 3학년을 마치고, 일년간 경도 류우코쿠 대학에서 교환학생으로 유식학과 일본불교를 공부했습니다. 1996년 조기 졸업 후 독일 유학길에 올랐고, 독일 본(Bonn)에서 본대학 대학원과정을 목표로 입학시험을 준비했습니다.
4 미국은 언제 오셨으며 하버드 대학원은 언제 입학 하셨나요?
1997년 미국에 왔습니다. 뉴저지 불광선원(http://www.nybulkwangsa.org)에서 중,고등부 학생들을 지도하며 언어를 공부 하며 1999년 가을에 하버드 신학대 석사과정에 비교종교학을 전공으로 입학했습니다. 그리고 2002년 박사과정에 들어 갔습니다.
4.하버드 대학원 에서 수강한 중요한 과목들을 알고 싶습니다.또 교수님들은 어떤 분이 주류이신지요.
제가 석사때 수강했던 과목들은, 구약개론, 신약개론, 초기 기독교 역사, 기독교 윤리, 불교 윤리, 중국불교, 일본불교, 미국불교등등입니다.
박사과정땐, 종교이론, 종교사, 불교사, 일본종교사, 일본근대사, 명치불교, 한국 식민지사, 한국근현대사, 기독교 종교개혁, 불교 근대화사 등등이고,
가장 가깝게 지도받았던 교수이름으론, 먼저 저의 지도교수이신 Helen Hardacre (일본 종교), Carter Eckert (한국근대사), David Carrasco (인류학), Robert Gimello (중국불교)등등입니다.
5. 박사학위 논문에 대하여 알고 싶습니다.
논문 주제는 “전략적 제휴: 1877부터 1912까지의 역학적 한일 불교 관계사”이고, 내용은 근대 기독교가 제국주의의 기치아래 아시아 깊숙이 들어와 기존 불교문화를 위협할 때, 일본의 불교교단이 어떻게 아시아 전도 더 나아가 세계 전도에 열을 올렸으며, 아시아 침략주의와 병행해서 한국불교를 어떻게 이해하고 이용하려 했으며, 한국불교 승려들은 또한 이러한 일본불교의 정치적 사회적 힘을 어떻게 이용했는가를 고찰함으로서, 불교 근대화의 한 과정을 이해하려 하였습니다.
5.하버드 공부시절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 있으시면 말씀해 주세요. 또 가장 어려웠던 점도 듣고 싶습니다.
가장 인상깊었던 에피소드는, 한번은 하버드 불교학생회 소속 학생 다섯명과 함께 모여 토론회를 가졌답니다. 청년불교의 중요 이슈인 낙태나, 사회참여, 스승과의 관계 등 여러 가지 주제를 가지고 토론회를 가졌는데, 아쉽게 토론의 내용들을 실행에 옮기지 못했습니다.그때 녹음한 테이프와 일부 녹취한 내용은 나중에 기회가 되면 책으로 역을 예정입니다.
공부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하버드 박사 일반과정이 끝나면서 보는 시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4개의 각기 다른 과목 즉 이론, 종교의 근대화와 내션얼리즘, 한국식민지 역사, 일본종교사를 3시간씩 모두 12시간에 걸친 논술시험과 이것을 근거로 두시간에 걸친 구두시험을 약 2주에 걸쳐서 치루어 졌는데, 약 3달동안 제대로 잠도 못잤답니다. 다시는 되풀이 하고 싶지 않은 시험인 것 같아요.
6.스님의 출가인연을 듣고 싶습니다. 은사스님도 소개 해주세요.
1986년 제가 서울에서 고검, 대검에 합격하고 무일푼으로 다시 시골집에 돌아왔을 때, 아버지는 알코올 중독에 빠져있었고, 어머니는 정신적으로 온전치 못한 상태였지요. 결국 현실을 인내하기 어려워 자살을 결심하고, 수면제 100알을 모아 일주일의 시한을 정해놓고 기다리던 중, 속가 삼촌이면서 스님이신 지범스님께서, 저를 제주도 법화사로 데리고 갔답니다. 그곳에 엄격하고, 강직한 스님이 계셨죠. 바로 제가 무의식적으로 고대하던 분이었습니다. 그분이 바로 현 제주도 법화사 주지이신 시몽스님이시랍니다.
7. 스님이 이렇게 학위를 마치기 까지 도움을 주신 분들이 계시면 미주현대불교 지면을 통해 소개 해주세요.
먼저 뉴욕 불광사 주지스님이신 휘광스님, 그리고 제 도반인 하림스님, 진명스님, 대석스님, 그리고 능인선원 지광스님 등등 다 명명할 수 없는 많은 비구스님, 비구니스님과 신도님들입니다.
9.앞으로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학교에서 강의 하신다면 어느 분야를 가르키고 싶으신지요.
이번 9월부터 일년간 하버드에서 post-doc을 하면서 논문을 책으로 낼 계획이고요. 동시에 교수자리를 찾을 예정입니다.
10 한국불교와 미국불교의 차이점은 무엇인지요.
아시겠지만, 미국불교는 수행위주, 재가자위주이고, 한국불교는 수행만이 아닌 기도 염불이 병행된 불교이고, 출가자위주인 것 같습니다.
11. 미주한국불교계에 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하루빨리 스님들이나 불자들이 미국실정에 맞는 한국불교를 창출해 내는 것이 미국에서의 한국불교 사활이 걸리어 있다고 생각됩니다.
스님의 한국불교에 대한 애정은 남달랐다.각국에서 모인 여러 학인들속에서 자신의 종교와 문화를 어떻게 나타내고 다른 종교는 어떻게 받아드려야 할지 다양성속에서 자기 것을 지켜나는 모습은 흐믓한 배움이었고 ' 한국불교'의 정체성을 미국에 심는 일이 커다란 과제라고 힘주어 말씀하셨다.이에 영어는 필수라고 함께 강조 하셨다. 이야기를 듣는 동안 미국속에 한국불교는 이미 뿌리를 내렸고 미국속의 한국불교를 정립하는 이 일에는 사대부중 모두 가릴것 없이 우리들의 할일이라고 느꼈다. 스님께 열심히 미국속에서 한국불교를 찾는 일에 더욱 매진해주실 감사의 말씀을 올리며 아쉬움을 뒤로 한채 아름다운 명상센터 ' insight Medtation Society'를 나왔다. 차안의 맥밀러로 멀어져가는 스님의 모습속에 미국속의 한국불교도 이젠 멀지 않으리라는 자신감이 솟아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