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용지봉과 장유대청계곡을 찾아.
(경남 김해시의 장유면 대청里, 진례면 산본里, 창원시 경계)
다음 불 로그 ;-kims1102@
어제는 제8호 태풍 “너구리”가 북상하며 제주도를 강타했었다.
강풍과 함께 많은 비가 내려 제주지역 곳곳에서 태풍 피해가 발생했다.
태풍 “너구리”는 일본으로 빠져나가며 태풍의 중심권인 일본은 강풍과 폭우로
많은 인명피해와 막대한 재산피해를 보게 되었다는 보도였다.
“너구리”의 영향권에서 벗어난 한반도에는 찜통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덥고 습한 공기가 유입되면서 서울과 중부지방은 주말까지 폭염과 열대야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장마전선은 “너구리”로 인해 잠시 물러났지만 중국 남부지방에서 다시
형성돼 북상하면서 다음 주 초부터 제주도와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내릴
것으로 기상청은 예상했다.
태풍은 지나갔지만 무더위를 남겼다.
광주역 광장, 산행버스 안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났다.
좌석예약제를 운영하면서 회원 수가 안정적으로 증가하던 중 처음 발생한 일로
이유는 좌석제의 개념을 이해하지 못한 무조건 탑승한 회원이 좌석을 예약자에게
양보하지 않으면서 고성이 오가는 내용이었다.
물론 매끄럽게 처리하지 못한 운영자 측의 실수도 있었지만 자기 고집만 앞세운
회원의 아집도 한 요인이었다.
그래도 소란은 설득과 이해로 마무리되었고,
오늘도 48명의 남녀회원이 진해 용지峰산행에 설레는 마음으로 나섰다.
최근 “나라꽃” 무궁화가 만개하기 시작했다.
무궁화는 보통 7월 10일쯤 처음 피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기후변화와 일조량증가로
개화시기가 앞당겨졌다.
무궁화는 가을 서리를 예측하는 지표식물이다.
충북 보은에서는 무궁화가 첫 꽃을 피운 뒤 100일이 지나면 첫 서리가 내린다는
사실을 활용해 농작물 피해에 대비하기도 했었다.
벚꽃의 개화로 봄의 시작을 알듯 무궁화로는 겨울의 시작을 예측 할 수 있는 셈이다.
그리고 장마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식물도 있다.
치자나무가 첫 꽃이 피면 장마가 시작되고 마지막 꽃이 피면 장마가 끝난다.
올해는 이미 치자 꽃이 지기 시작해 다른 해보다 장마가 빠르게 지나갈 것으로
내다본다.
과학자들은 식물이 환경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에 주목해 기후변화를
눈으로 확인하는 도구로 활용해왔다.
산행버스는 남해고속도로를 4시간을 달려 대청계곡매표소에 도착했다.
대청계곡은
길이 6㎞에 이르는 긴 계곡으로 장유대청계곡이라고도 한다.
불모山(801m) 산자락 양쪽에 자리 잡고 있으며 울창한 산림과 용지峯 준령에서
흘러내리는 맑은 계곡이 빼어난 경관을 이룬다.
1984년 장유폭포 휴양공원으로 조성하면서 교량, 급수시설을 설치하고 임도(林道)
1,720m을 조성하였다.
산행은 오전 11시부터 시작되었다.
계곡입구에는 커다란 대청물레방아가 멈춰서있고 그 옆으로 인공폭포에서 시원한
물줄기가 물보라를 일으키며 떨어지고 있다.
상점橋다리 위에는 화단이 만들어져있어 예뿐 꽃들이 만개해있다.
계곡은 잘 관리되어 있고 여름성수기가 아니라 많은 인파는 없어도 더위 때문에
물놀이하는 사람들이 여기저기 보인다.
화장실부근에서 오른쪽에 능선 삼거리로 올라가는 덱-그 길이 있고 산행 1팀이
길 따라 올라갔다.
산행 1팀은 능선 삼거리에서:- (능동소류지)이정표 -임도따라 -용신재 -용지봉
-724봉(돌무지언덕) -무덤아래. 용바위 -암능구간(용지암) -능선사거리 -장유寺
-대청계곡(장유폭포) - 매표소로 내려오는 약 4시간 소요코스다.
산행1팀이 올라가는 김해 용지봉(龍池峯)은
경남 김해시의 장유면 대청里, 진례면 산본里, 창원시 경계에 위치한 743m의
산으로 용제봉(龍蹄峯)이라고도 하였다.
남남정맥이 지리산 영신峰에서 시작하여 진해 산어山까지 이어지는 장대한 산맥의
끝부분의 산으로 북쪽으로 대암산, 비음산과 이어지며,
남쪽으로 부처님 어머니 같다는 불모산과 마주보고 있는 산이다.
비룡상천형(飛龍上天形)의 명당이 있어 이런 지명이 유래하였다고 한다.
“쇠똥구리”가 산행 2팀 대장을 하겠다고 해서 나는 산행 2팀에 합류해 계곡
옆으로 개설된 아스팔트를 따라 올라갔다.
이 길은 장유寺까지 가는 山寺 길로 자동차 길로 되어 있었다.
절 근처에서는 임도로 연결되어 다시 용지峯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었다.
얼마를 올라가는데 “쇠똥구리”와 “가자가자”, “방랑자”부부가 길을 잘못 온 것
같다며 오던 길을 다시 내려갔다.
나중에 전화를 해보니 화장실뒤로 능선을 타고 용 바위를 거쳐 용지峯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어 그 길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산행 2팀 나머지 9명은 하는 수 없이 가던 길로 진행 할 수밖에 없었다.
아스팔트길은 열을 받아 무더웠다.
“태청산”이 송편이며, 과일, 과자 등 먹거리를 너무 많이 가져와 짐을 덜어 주려고
먹다보니 포식을 했다.
한 여성회원은 파프리카와 오이를 몽땅 썰어 가져왔다.
장유폭포가 나왔다.
시원한 계류가 폭포를 만나 힘차게 물줄기를 만들고 떨어지며 소(沼)를 만든다.
10여명의 피서객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얼마를 땀을 흘리며 아스팔트길을 올라가니까 장유계곡의 물줄기가 시작되는
산길이 나왔다.
이 길을 만든 이들이 누구인지를 나는 안다 / 이렇게 길을 따라 나를 걷게 하는
그이들이 / 지금 조릿대 밭 눕히며 소리치는 바람이거나 /
이름 모를 풀꽃들 문득 나를 쳐다보는 수줍음으로 와서 / 내 가슴 벅차게 하는
까닭을 나는 안다 / 그러기에 짐승처럼 그이들 옛 내음이라도 맡고 싶어 나는
자꾸 집을 떠나고 / 그때마다 서울을 버리는 일에 신명나지 않았더냐 /
무엇에 쫓기듯 살아가는 이들도 / 힘을 다해 비칠거리는 발걸음도 /
무엇 하나씩 저마다 다져놓고 사라진다는 것을 / 뒤늦게나마 나는 배웠다 /
그것이 부질없는 되풀이라도 / 그 부질없음 쌓이고 쌓여져서 마침내 길을 만들고 /
길 따라 그이들 따라 오르는 일 / 이리 힘들고 어려워도 /
왜 내가 지금 주저앉아서는 안 되는 지를 나는 안다 (이성부의 詩 “산길에서”전문)
계곡을 끼고 오르는 산길은 숲이 우거져 햇볕을 가려주고, 지열이 없고,
계곡물소리가 시원하게 들려 기분이 좋았다.
한참 숲길을 오르다 보니 산 중턱에는 가야국의 전설이 배어있는 우리나라
최초로 불법을 전했다는 가야국 수로왕의 처남 허 황후의 오빠 장유화상(허보옥)
이 세운 장유寺가 있었다.
장유寺는
경남 김해시 장유면 대청里 불모山에 있는 절로 대한불교조계종 제14교구 본사인
범어사의 말사이며 우리나라 불교의 남방전래설을 입증하는 사찰이다.
절 뒤에 장유화상의 사리탑(경남문화재자료: 31호)이 있었다.
장유화상사리탑은 가락국수로왕의 처남인 장유화상의 사리를 봉안하고 있는
석조팔각사리탑으로 가락국 제8대 질지王(451-492년) 때 장유암을 재건하면서
세워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용 바위에서 “쇠똥구리”가 전화를 했다.
장유寺 마당에 서 있는 우리가 보인다고 하면서 용지峯으로 해서 장유사로
내려오겠다고 한다.
산에 올라보면 계곡 한쪽 기슭에 둥지를 튼 장유사가 고즈넉하고 그 위로
피어오르는 정취가 가락국의 지밀한 비밀인양 계곡 따라 깊고 그윽하게 흐르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장유寺에서 나오니 용지봉가는 이정표가 있고 임도로 연결되는 길이 나왔다.
우리는 아스팔트길을 따라 하산하면서 계곡에서 더위를 식혔다.
산행버스는 매표소주차장에 대기하고 있었다.
여성회원 3명이 짙은 가로수에 가려있는 주차장을 못보고 지나치는 바람에 30분
늦게 4시 30분에 산행이 종료되었다.
노무현 생가를 방문하기위해 봉화마을로 갔다.
입구에는 “사람 사는 세상”이라는 글씨와 고 노무현대통령의 얼굴캐릭터와 노란
바람개비가 돌아가고 있는 철책이 세워져 있었다.
대통령생가와 사저, 묘역, 추모의 집을 관람했다.
대통령묘역에서는 하얀 국화를 사서 회원들에게 헌화하도록 하고 묵념을 올렸다.
대부분의 회원들이 마음이 울컥해서 가슴 아프다고 말한다.
겁쟁이가 되고 싶지 않습니다. 도와주십시오. /
너무너무 내가 기쁘고 성공할 때만 /
하나님이 나를 도와주신다고 생각하게 마옵시고 /
매일매일 내가 슬프고 괴롭고 / 남이 나를 핍박하고 내가 배고플 때 /
하나님이 내 손목을 꼭 붙잡고 계신다는 것을 / 믿게 하옵소서.
(R. 타고르의 詩 “기도” 종장에서)
하느님! 나를 이유 없이 울게 하소서.
눈물 속에서 당신을 보게 하시고, 눈물 속에서 사람을 만나게 하소서.
오늘 하산酒는
이름 모를 고속도로휴게소 빈터에서 찰밥에 돼지머리고기, 소주와 막걸리, 맥주가
동참했다.
회원들은 찰밥이 맛있다고 하고 나는 김치가 입에 딱 맞았다.
김해는 먼 곳이었다. 집에 도착하니 밤 10시가 넘었다.
(2014년 7월 11일)
첫댓글 가보지않아도 눈에 쏘옥 들어옵니다^^
시간이 있으면 산행에 참여해주세요.
산행버스 맨 뒷 좌석에 앉아있던 모습이 기억나네요.
맛깔스런 산행기 즐감하고 갑니다.
고맙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