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사진의 추억
저 어렸을때, 우리 아버지는 부모님의 결혼기념일마다 가족사진을 찍자고 하셨습니다. 어떤 때는 자다가 일어나서 부시한 눈으로 , 어떤 때는 빨리 교복을 입으라고 해서 , 어떤 때는 화장도 하고 오라고 등등..얼마나 귀찮았는지 모릅니다.
아버지는 가족사진을 찍어서 앨범에 넣어 놓으시면서, 매년 우리 가족의 변천사를 이미지로 읽으시려고 하셨습니다. 우리가 커서 우리가족이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명절에 아버지집에 모이면 사위와 며느리 손주 손녀까지 거실에 주르르 서서 찍어야 했습니다.
가족사진 찍어 보시면 알잖아요. 아버지가 찍자고 하면, 바로 그 모습 그대로 찍을수는 없으니 갑자기 설거지 하다가도, 낮잠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옷 갈아입고, 머리 만져야 하니..역시나, 곤혹스럽게 귀찮은 일이었습니다.
우리 아버지와 어머니, 이제 80을 내다 보시니 가족사진 찍자는 이야기는 어느덧 사라졌습니다. 아마도 해외에서 사는 형제가 셋 중에 둘이나 되니,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신 듯 합니다.
이러한 가족사진의 귀찮은 추억은 어느덧 저에게도 유전자에 전해지듯이 전해졌나봅니다. 도시에 나가 공부하는 큰애와 군대간 작은 애가 어쩌다 날짜 맞춰 집에 옵니다. 나가기 전에 우리집 정원에서 사진을 찍자고 하는 사람은, 늘 저네요^^ 다행히도 다 함께 외식을 하고 헤어지기로 한지라 외출복에 외출용 머리^^를 하고 있으니, 부시시하지 않은 용모인지라 흔쾌히 가족사진 찍습니다^^
저는 얘네들이 가족을 꾸리게 되면, 가족사진 찍자고 안 할 거 같아요. 두 애들한테도 "우리가 이렇게 넷이 찍는 거는 몇 년 안 남았을거야" 라고 말합니다. 애들이 오면 우리 부부 둘만 찍어달라고 할 거 같은데 마음이 어찌 변할지는 잘 모르겠어요^^
원푸리 아버지와 큰 딸과 작은 아들
자작나무처럼 겨울도 잘 이겨내는 사람이 되기를
초록손이 엄마와 스무살 넘은 우리 젊은이들
자주달개비처럼 아침햇살에 꽃 피우는 사람이 되기를
젊은 시절은 아름다우면서도, 길을 찾느라 고통스러웠던 기억이 나네요.
백일홍처럼 오랫동안 꽃피우기를
예전에 '불후의 명곡'에서 김진호의 자작곡에 자작가사를 듣고
눈물 엄청 흘린 기억이 나서, 아래에 가사 올려봅니다.
어떻게 젊은이가 저런 '시간의 노래'를 절절하게
부를 수 있는지, 역시 아티스트입니다.
가족사진 (김진호 노래)
바쁘게 살아온 당신의 젊음에 의미를 더해줄 아이가 생기고그 날에 찍었던 가족 사진 속의
설레는 웃음은 빛 바래 가지만
어른이 되어서 현실에 던져진 나는 철이없는 아들딸이 되어서
이곳 저곳에서 깨지고 또 일어서다
외로운 어느 날 꺼내본 사진 속
아빠를 닮아있네
내 젊음 어느 새 기울어 갈 때쯤
그제야 보이는 당신의 날들이
가족사진속에 미소 띈 젊은 우리엄마
아가씨에 꽃피던 시절은 나에게 다시 돌아와서
나를 꽃피우기 위해 거름이 되어버렸던
그을린 그 시간들을 내가 깨끗이 모아서
당신의 웃음꽃 피우길
피우길 피우길 피우길 피우길
첫댓글 가족사진이 멋있어요ㅎ 저희 가족은 가족사진 찍은지 꽤 오래된 것 같아요ㅋㅋ/ 노래가 좋을 것 같아요!
노래 들어봐..윤영이의 감성을 자극할지는 나도 잘 모르겠지만 ㅋㅋ 내 감성은 자극했다는~
글을 읽어보니 저희 가족이 가족사진을 찍은지 꽤 오래된 것 같아요... 갑자기 가족사진이 찍고 싶네요 ㅎㅎ
요번 여름휴가때 찍으면 되겠네..부모님 두 분의 산행 사진도 좋더라^^
그래도 남는게 추억이 되니 가끔씩 가족들과 모이면 사진찍는 것도 나쁘지 않는 것 같아요.ㅎㅎ/
유지네 가족 사진 올려달라고 해야겠네^^...애들 모두에게 가족사진 올려보라고 7월 미션을 줄까나? ㅋㅋ
어렸을 때 하도 많이 찍어 그 때는 사진 찍는 것이 좀 지겨웠는데 최근에 가족사진을 찍은지 오래되서인지 그리운 마음이 있네요. // 졸업 후에 풀꽃에 모여 한 컷 찍고 싶기도 하네요 ㅎ
너네 다섯 명의 사진도 종종 찍어야겠다는 생각이 갑자기 드는구만 ㅋㅋ
참, 체험가면 찍는구나^^
휴가 때 가족사진이란 걸 찍어봐야 겠군요
맞아. 우린 어디 여행을 가야지만 사진을 찍었어. 다음 휴가땐 집에서 아님 아파트 놀이터에서 찍어보자.아줌마 아저씨네 엄청 부.럽.다. 긇지?
순민아, 가족사진 찍어서 올려줘 ㅋㅋ
가족사진 잘 ~ 보았습니다. 가족들의 배경이 되어준 정원을 보면서
원푸리선생님은 조경 쪽을 선택하셨더라도 아주 잘 하셨으리라 생각했습니다. ^^
작은꽃님, 원푸리가 수시로 애들한테 조경학과, 산림 어쩌구 학과, 원예학과 등등... 어떠냐고 물어봤어요 ㅋㅋ 자기가 하고 싶은 걸 추천하는 ㅋㅋ
정원에서 가족사진 참 보기좋습니다~~
은성이가 가족사진 찍고 싶다네요, 휴가때 찍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