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인생상담--이 경미 님께

[송현(SS짱)]

SBS 상담 자료




이경미님의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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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 갑자기 생긴 고민때문에 가슴이 답답하고,,잠도 오지 않고,,정말 도움이 필요합니다.
> 며칠전부터 감기 몸살에 시달리는 중2 아이때문에 학원에 전화를 했다가,,
> 선생님과 잠시 애기를 나누게 되었는데요,,,
> 선생님이 그러시네요,,'어머님,00이가 혹시,여자친구 생긴것이 아니냐'구요...
> 아뿔사,,,그거였구나,,
> 중간고사치기 얼마전부터,, 아이가 뭔가 붕~~ 떠있는듯 많이 산만하고,,
> 늘 학교와 학원,집만 다니던 아이가 자꾸만 어떤 이유를 들어 밖으로 나가는 횟수가
> 늘어가데요,, 그래서 저는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 '친구들과 노는 재미를 붙인 모양이다'라고 혼자 결론을 내리고 있었죠..
> 역시나,,
> 성적표가 아직 오지는 않았지만 ,,아이가 벌써 연막작전을 쓰네요,,
> 많이 떨어진 모양입니다..
> 어저께는 아이몰래 핸드폰을 살펴보았습니다..
> 김 00 .아마도 선생님이 얘기한 그 아이인가 봅니다
> 어떻게 해야 하죠???..
> 핸드폰 중독이란 말 있죠,,요즘 애들이요,,
> 중독까진 아닌것 같은데,,늘 옆에 끼고 있고,,무슨 메세지가 그렇게 많이 오는지,,
> 쉴새없이 진동이 울려,,벌써,, 아빠한테 경고를 받았거든요,,,
> 그래서,,,
> 성적이 내려가면,,핸드폰 압수 한다고 했거든요,,
> 그런데,,너무 완강히 거부 하네요,,말도 안된다구요..아침도 안먹고 나갔답니다..
> 저도 지나온 시절,,이성적으론 이해가 되지만,,
> 도저히 어떤 방법이 아이에게 도움이 될지 판단이 서지 않습니다..
> 도와주세요,,진심으로,,
> 정말,,,
> 어디 상담소에 상담이라도 받으러 가고 싶답니다...
>
>
>



송현 싸부의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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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미님께



반갑습니다.
송현입니다.


제 의견을 좀 말씀 드리겠습니다.


1."선생님이 그러시네요,,'어머님,00이가 혹시,여자친구 생긴것이 아니냐'구요...
아뿔사,,,그거였구나,, "에 대해서

아주 잘된 일 아닙니까? 요즘은 초등학생도 여친.남친이 다있는데, 중학생인데 너무나 정상적이고 축하해 줄만한 일이라고 봅니다. 도리어 멍쩡한 남학생이라면 예쁜 여친 없는 것이 더 큰 문제이지 싶어요.

2."중간고사치기 얼마전부터,, 아이가 뭔가 붕~~ 떠있는듯 많이 산만하고,, 늘 학교와 학원,집만 다니던 아이가 자꾸만 어떤 이유를 들어 밖으로 나가는 횟수가 늘어가데요,,"에 대해서

이 경미님께서는 이 나이에 이런 가슴 설레이는 순수하고 멋진 경험이 없습니까? 건강한 남학생이 마음에 드는 여친 생기면 시도 때도없이 보고 싶은 것 아닌가요? 저도 옛날에 이웃 마을 여친을 좋아하여 매일 보고싶어 미치겠더군요. 그래서 어머니 몰래 여친 만나러 갔고, 어머니 몰래 만나다가 들켜서 부짓깽이에 맞기도 많이 맞고 자랐어요.그런 아름답고 소중한 경험들이 있어서 오늘 우리시대 최고 멋장이 이숙영 어나운서와 인생 상당방송도 할 정도의 이 바닥 최고수가 되었지 싶어요. 제가 만약 공부벌레가 되었으면 지금 기껏해야 앞뒤 꽉꽉 막힌 샌님 밖에 더 되었겠어요?

3."그래서 저는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친구들과 노는 재미를 붙인 모양이다'라고 혼자 결론을 내리고 있었죠.. 역시나,, "에 대해서

결론을 잘 내리셨군요.

4."성적표가 아직 오지는 않았지만 ,,아이가 벌써 연막작전을 쓰네요,, 많이 떨어진 모양입니다.. "에 대해서

그 나이에 성적이 좀 떨어져도 그리 문제 될 것 없지 싶어요. 저는 마흔 다섯에 이혼한 뒤에 딸 하나 아들 하나를 키웠어요. 제가 이혼할 때 작은 애가(아들) 중 1 학년이었어요. 그때 저는 우리애들에게 "공부 좀 잘못해도 좋으니 제발 개구리 잡으러 가지만 마라. 아빠의 최대 부탁이다."라고 했고, 진심으로 애들이 개구리 잡으러 안 간 것을 하느님께 감사했습니다.

그때 우리 애들이 개구리 잡으러 가서 만약 돌아오지 않는다면 공부고 졸업장이고 일류대학이도 다 소용없어지지 싶었어요. 살아서 돌아오는 것만이 유일한 희망이고 최고의 행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것은 이혼한 뒤 제가 애를 키우면서(?) 가슴 저미며 깨달은 것입니다.

학업 성적도 물론 중요하지만 건강하게 자라고, 건강한 사고를 하고, 멋진 이성을 보고 가슴 설레일줄 알고, 올바른 가치관을 키우면서 성장하는 것이 학업 성적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러니 너무 성적 성적 하지 않는 것이 긴 안목으로 자녀에게 더 좋지 싶어요.

5."어저께는 아이몰래 핸드폰을 살펴보았습니다.. "에 대해서

어머니가 아무 잘못도 없는데, 몰래 보는 것이 과연 교육적인가 하고 생각 안해보셨어요? 목적이 정당하면수단도 정당해야 합니다. 저라면 애를 불러서 핸드폰을 보자고 하겠습니다. 아무리 잘못한 사람이라도 대부분은 자기 잘못과 별도로 잘못된 수단에 분노하고 항의하고 반발심에서 더 빗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령, 교통경찰이 함정 단속을 하면 위반한 사람들도 다들 열받아서 항의 하는 것 모르십니까? 아이의 핸드폰을 조사하는 것 못지 않게 어머니의 올바른 교육 방식도 중요한 것이라고 봅니다. 저는 애들 서랍. 가방. 주머니 등을 당당하게 애들 보는 데서 열어보자고 하였습니다. 애들 서랍 하나도 몰래 열어보는 것은 비교육적이라고 봅니다. 애들 불러서 당당하게 정당하게 열어보는 것이 몰래 열어보는 것보다 더 교육적이라고 봅니다.

6."김 00 .아마도 선생님이 얘기한 그 아이인가 봅니다. 어떻게 해야 하죠???.."에 대해서

뭘 어떻게 하겠다는 겁니까" 그 애가 뭘 얼마나 잘못했습니까?

7."핸드폰 중독이란 말 있죠,,요즘 애들이요,,중독까진 아닌것 같은데,,늘 옆에 끼고 있고,,무슨 메세지가 그렇게 많이 오는지,, 쉴새없이 진동이 울려,,"에 대해서

요즘 세태에 비추어 다른 애들과 비슷하면 너무 걱정하지 말고, 다른 애들 보다 월등히 심하다면 문제가 있다고 봐야겠지요. 저로서는 아드님은 정도가 어느 수준인지 짐작할 수가 없어서 뭐라고 말씀을 못 드리겠습니다.

8."벌써,, 아빠한테 경고를 받았거든요,,, 그래서,,, 성적이 내려가면,,핸드폰 압수 한다고 했거든요,, "에 대해서

아주 잘하셨군요. 어버지와 한 약속대로 시행을 하면 별 문제 없지 싶어요. 뿐 아니라 부모님께서 핸드폰 문제를 지혜롭게 하면 도리어 공부를 더 잘하게 하는 길이 있지 싶어요.

9."그런데,,너무 완강히 거부 하네요,,말도 안된다구요.."에 대해서

이 대목에서 어머니가 잘 하셔야 할 것입니다. 아빠의 경고와 약속을 다시 일깨워주고, 철저하게 약속 위반 사항을 짚고 따져야 합니다. 학교 지각을 한번 하더라고, 아니면 하루 학교 못 가는 한이 있어도 이 문제를 제대로 짚어야지, 흐지부지 우물우물, 비교육적으로 처리하면 앞으로 정말 겉잡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말 것이 불읏 보듯 분명합니다.

10."아침도 안먹고 나갔답니다.. "에 대해서

어머니 마음이야 아프겠지만, 사내 애가 아침 한끼 안먹은 것이 그애 건강에 그리 심각한 영향을 미치지 않아요. 그 나이에는 하루 종일 굶어도 저녁에 와서 많이 먹으면 됩니다! 또 그 애가 하루 종일 굶어야 할 만치 사교성이 없거나 주변머리가없지 않을 거예요.

11."저도 지나온 시절,,이성적으론 이해가 되지만,"에 대해서

그러게요!

12."도저히 어떤 방법이 아이에게 도움이 될지 판단이 서지 않습니다.. "에 대해서

부모님께서 합리적인 아이에게 제시하여 그대로 시행하게 하고 위반하면 핸드폰을 압수하는 것 외에 무슨 뾰족한 방법이 없지 싶어요. 전화국에서도 일반인들이 전화 요금 두어달 안내면 통화 정지 시키는 수 밖에 없잖아요. 그러면 당장 불편하니까 어디가서 돈을 빌려서라도 전화 요금 내고 개통하는 것 아닙니까?

저는 강아지에게 우리 말을 2년 동안 가르치는 연구를 했습니다. 그때 사용하는 것이 강아지가 좋아하는 음식입니다. 그것을 가지고 내가 하라는대로 하면 쬐끔 주고 하지 않으면 안 주는 것입니다. 수없이 반복을 하니까 강아지가 제 뜻과 제 말을 얼추 다 알아듣더군요.

엄마의 조건을 잘 들으면 휴대폰 요금도 내주고, 용돈도 주고, 안 들으면 안 주는 수 밖에 없지 싶은데요?

13."상담이라도 받으러 가고 싶답니다..."에 대해서

제가 보기에는 그 정도 일로 상담소에 가면 안된다고 봐요. 그 정도 일도 상담소에 가면 상담소 바쁜 선생님들 시간 뺏고, 어머니 시간도 낭비하지 싶어요.그러니 전혀 상담소에 갈 성질도 갈 정도도 아니라고 봅니다.

만약 벌써부터 그만 한 일로 상담소에 가기 시작하면, 우선 어머니께서 상담소 들락거리다가 세월 다 보내지 싶어요. 그리고 애 대학 졸업 할 때까지 벌어질 다양한 문제들을 상상하면, 아예 상담소 옆으로 이사를 가야 하지 싶어요.

우리나라 의료보험료가 비싼 큰 이유 중에 하나가 감기 환자들 때문이라는 것 몰라요? 얼치기의학상식, 반풍수 의료 상식 때문에 병원에 안가도, 약 안먹어도 나을 감기에도 꾸역꾸역 병원에 가고, 약 사 먹는 사람들 때문에 의료보험수가가 오른다고 하는 소리 못 들었어요?

그러니, 우선 오늘 제가 조언한 것을 참고 하셔서 한번 해보고 그래도 안되면 제 연구실로 상담 받으러 한번 오십시오. (상담료는 받지 않지만 상담료 대신 제가 좋아하는 울릉도 오징어 2 마리와 진로 쏘주 1병은 사 오셔요. 저랑 같이 먹고 놀자는게 아니라 가시고, 나면 술친구들과 같이 먹을 작정입니다.)

이 경미님!
급하게 질문을 올려서 저도 한시라도 빨리 답변을 드리려고, 질문 보자 마자 단숨에 이 글을 써 올립니다.만에 하라다고 멀쩡한 애 잡지 않도록, 너무 걱정하여서 멀쩡한 애를 이상하게 몰아, 반발심에 도리어 빗나가지 않도록 지혜롭게 해결하시기 바랍니다. 멀쩡하고 귀한 애를 잘 키워서 멋지고 나라에 쓸모 있는 훌륭한 인재로 만들기 바랍니다.


안녕히 계셔요.


2004. 10. 23

수원 송현 새혼학교 교무실에서
송현(시인. 이숙영 어나운서 팬클럽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지부장)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