卜宅卜隣(복택복린)
昭公三年春, 及晏子如晉, 公更其宅. 反則成矣.
旣拜, 及毁之, 而爲里室, 皆如其舊, 則使宅人反之曰.
諺曰, 非宅是卜, 唯隣是卜. 二 三子先卜隣矣. 違卜不祥.
君子不犯非禮, 小人不犯不祥, 古之制也. 吾敢違諸乎. 卒復其舊宅.
소공 3년(전 539년) 봄, 안자(晏子)가 진(晉) 나라에 간 틈을 타서 경공(景公)은 그의 집을 새로 짓게 하여 그가 돌아왔을 때에는 이미 완성되어 있었다. 안자는 새 집에 대한 인사를 하고 나서, 바로 새 집을 헐어 마을의 집을 원상대로 지어서 원래의 거주자들을 돌아가 살게 하고 말했다.
“속담에 말하기를 ‘집을 고를 것이 아니라, 이웃을 골라야 한다.’고 합니다. 여러분은 먼저 이웃을 골라서 이곳에 살아 온 분들입니다. 그 선택을 어기는 것은 상서롭지 못한 일입니다. 군자는 예의에 벗어난 짓은 하지 않고, 소인은 상서롭지 못한 짓을 하지 않는 것이 예부터의 법도이니 나는 그것을 어기고 싶지 않습니다.”
이리하여 마침내 옛집으로 이사했다.
최종레 편저 『고사성어로 읽는 춘추좌전』, 현음사,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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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도 이와 관련된 속담이 있다.
“집이 백냥이면, 이웃이 900냥.”
아무리 고래등같은 집에 살아도
이웃을 잘못 만나면 불행의 연속이다.
그래서 옛 사람들은 집을 살 때
동네에 누가 사는지, 알아보았다고 한다.
요즘, 이웃보다는 집을 보고 이사 가는 경우가 태반이다.
모든 게 어디에 몇평에 사는지가 관심거리다.
이웃도 필요없는 시대.
누가 옆동에 사는지, 궁금해하지도 않는 시대다.
그러나 나와 아무런 관계가 없는 이웃들이 자주 매스컴에 나온다.
층간소음, 주차문제, 흡연문제로 심심찮게 싸움이 일어나고
심하면 살인까지 저질러는 경우도 있다.
흔히 말하는 이웃 사촌(四寸)이 이웃 사촌(死寸)이 되었다.
1인 독거(獨居)시대로 빠르게 변해가는 세대에
인심도 매말라가고 오직 자기의 이익만 생각하기 바쁘다.
마중물이 없는 시대에
“복숭아와 오얏은 말이 없어도, 그 아래 절로 길이 생긴다.”
桃李不言, 下自成蹊 도리불언, 하자성혜.
*蹊(혜) : 지름길, 질러가다.
사람도 꽃같은 향기를 품고, 덕을 베풀며 ―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여기에 어울리는 말씀이 또 있습니다.
“덕은 외롭지 않고 반드시 이웃이 있다.”
德不孤必有隣 덕불고 필유린
이런 말을 하는 나 자신에게
“너부터 잘하세요!”
누가 소리 질러는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