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마을에서 오랫동안 활동하시는 정민기 시인께서
시집 「꽃병 하나를 땅바닥에 그렸다」를 출간하셨습니다
축하드리며 독자들에게 오래도록 사랑받는 시집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시인 약력
1987년 전남 고흥군 금산면 어전리 평지마을 출생
2008년 <무진주문학> 신인문학상 (동시 부문)
2009년 월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 (시 부문)
현재 <무진주문학> 동인, '한국사이버문학인협회' 회원,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회원, '(사)고흥문인협회' 회원
경력 '사이버 문학광장' 시·동시 주 장원 다수 / 동시 1편 월 장원 「책 기타」
수상 제8회 대한민국디지털문학대상 아동문학상
지은 책으로 시집 『꽃밭에서 온종일』 등, 동시집 『민들레 꽃씨』등, 동시선집 『책 기타』
달이라는 꽃을 향해
삐뚤빼뚤 날아가는
별이라는 나비를 보다가
나도 삐뚤빼뚤
그동안 쓴 시 중에서
몇 편 엮는다
2017년 11월[시인의 말]
*맑은 영혼의 눈길, 머무는 자리마다 맺힌 詩의 꽃
시인이 시집을 세상에 낸다는 것은 각별한 의미가 있겠다.
그 일은 무형 이거나 물형 이거나 모든 사물의 속마음에 귀 기울일 줄 알고
내재율을 캐내어 말을 걸고 말을 들을 수 있는 귀를 가졌음이다.
자아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개인의 삶에 가치관을 꺼내 나를 돌아다 보는 고백이고 진술이다.
정민기 시인의 시집 「꽃병 하나를 땅바닥에 그렸다」에 수록된 시편에 그려진
이미지들은 섬세한 관찰력과 깊이 있는 통찰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시인만의 독특한 감성이 숨어있는 편마다 보고 듣고 느낀 모든 사물의 안쪽을 맑고
아름다운 해석으로 진술한 언어의 꽃이다.
꽃을 피운다는 것은 나무의 입장에선 상처요. 시인의 입장에선 커다란 진통일 것이다.
아직은 깊이 있는 삶에 체험을 겪었다기엔 젊음이란 재산을 지닌 시인의 마음에
사랑과 연민의 정이 가득하다.
각박한 시대를 구원하는 마지막 보루는 문학이라 믿는 필자는 시인의 시에서 위안을 받는다.
시집을 만나는 모든 독자에게도 해당되는 구원의 등불이 될 것임을 믿는다.
등을 뒤로하고 돌아앉아
아버지가 발톱을 깎는다
몸을 돌돌 말아
아직 태아일 때를 기억하는 듯
한 알의 타조 알이
방구석에 웅크리고 있다
동그란 그 알을
바라보면 태어난 해에
돌아가신 아버지가 생각난다
얼굴도 모르는 아버지가
추석날 밤에 두둥실 떠오른다
[타조알] 전문
대머리독수리는 타조 알을 깰 때 부리로 돌멩이를 던져 깬다.
그만큼 단단한 타조 알을 아버지의 등으로 은유한다.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없는 시인은 세상 모든 아버지에서 대리만족한다.
발톱을 깎으려 동그랗게 말린 아버지 등에서 단단한 타조 알을 상상한다.
그 단단함이 가족을 먹이고 자식의 학비를 조달하느라 굳은 등이 되었음을
축은지심으로 엮어 기억에 없는 아버지에 대한 연민을 보름달에 기대
진주 알 같은 서술로 보편의 독자를 당긴다.
시집 해설 중에서
- 최정신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