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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가다(어? 이 말 써도 되나?) 비오는 날 뭐하냐고 산골살림 궁금한 지기들이 전화질을 해댄다. 단풍 질 때도 되어 가니 좀 놀러 가자...이런 뜻 같은데, 나는 오라는 말 안 한다. 치닷거리 하기 귀찮다...이런 내 뜻을 알아들었으면 좋겠당.ㅋ~~
- 가을 하늘에 비행기가 그렸을까...-
진정한 자유란 하고 싶은것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하기 싫은 것을 안 하는 것..이라 하던데... 그라이 나도 <진정하게 자유롭고싶으다> 뭐 이런 말이당.
가을비가 촉촉.. 촉촉..이 좀 안 어울리는 지역이 많으리라 본다. 태풍영향이라니 바람을 동반하고 나선 거친비가 쏟아진 지역도 있을테니깐...
우리집 창에 걸린 그림 한 점..들이 노랗게 물들었다-
하지만 내가 사는 이곳은 바람 없이 촉촉...밤새도록 내리고도 조금전까지도 촉촉...해대더니 비구름 산자락을 쓸고 올라가는걸 보니 그칠 모냥이다.
비 덕에 아무도 오지 않는 산길을 가서 나는 톡톡 떨어진 알밤을 한 바가지 주워 왔다 비 맞고. 비 안 오는 날은 동네 사람들 눈치땜에 아예 발걸음도 안 준다. 그거 먹자고 터박이 동네사람들 미움 사는 일 안하고 싶어서지만 마음은 늘 밤 나무 아래를 굴뚝같이 바라본다. ㅎ ㅎ~~웃긴다 나도.
가지고 놀라고 던져준 꼬마방석을 베개하라고 준 줄로 알아차리고 머리에 받치고 자는 우리 야무진 강아지랑 생밤을 까서 나눠먹으면 요놈의 강아지 오도독 거리며 어찌나 잘 먹는지...
서투른 텃밭살이를 하느라 <모정의 뜰>에 수다도 쏟지 못하다가 '노가다 비오는 날은 노 는날'이라고 오늘은 텃밭에서 그저다 싶히 건진 토란국을 끓여 냠~~맛있는 상도 차리고 수다도 떤다.
========================================================================================= 간단 토란 료리하는날...
알토란 세개를 까공
송송 얄팍하게 썰어서 (빠른 료리를 위하야...)
슬쩍 삶아 끈적이는 윗물을 버리고 찬물에 담박 휑구서리
냄비에 솔솔 끓이다가 젓가락으로 쏙~~찔러봐서 살캉~~~하고 들어가면
들깨가루를 술술 풀어 한소큼 (넘지않도록 지켜봐가며) 끓이면 끄~~읕...
어중간하게 남은 찬밤을 말아도 좋고, 찹쌀밥을 해서 냉동실에 꼭꼭 밤 톨 두어개만하게 말아넣었다가 넣고 끓여도 좋다.
먹다남은 꼬마 토란을 거름도 안주고 설렁설렁 심어 풀 매어주고 북만 좀 돋궈줘도 한 겨울 간간히 먹을거리는 나온다. 뭐 비료랑 거름이랑 줘라, 알토란을 어찌어찌 보관해라... 나는 그딴거 애럽어서 안 한다. 큰 알은 다 가려먹고 남은 엄지 손톱만한거 창고에 쿡~~쳐박아뒀다가 눈 녹은 봄 밭에 술술 던져 심어둬도 한 해겨울 심심찮게 먹을거리가 나오더라....구요 (토란은 3년째 심고 있음입니다. 주말만 올 때 가장 심기 쉬워서...)
"가을비는 노인의 수영밑에서도 그어간다(쉬어간다는 뜻이라네요)" 는 속담있다는데, 엉성한 수염아래서도 잠시 쉬어갈 만큼 내린다는 가을비가 심하게 내려 피해입은 농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밤낮의 시간이 같아지면 핀다는 국화가 봉글봉글 하니 아마도 금방 서리 내린다고 법석날 것 같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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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달빛님~~이가을멋진산골의생활을너무나솔직담백하다못해그마음을사랑하고픈생각까지듬니다~~저도그런생활을하고있답니다~항상산골얘길잼나게올려주셔서감사합니다~~~
재미난 글 기다린 사람 입니다
이곳도 비가 밤새 촉촉히 내렸습니다 저도 택배를 비 오다고 어제 모두 보내고
오늘은 시골에서 만난 고향 친구를 만나 하루종일 놀다 왔습니다
맛 나는것도 먹고 마음에 담아둔 이야기도 하고 이런 친구가 있어 행복 합니다
이런 저런 소탈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들~~감사합니다.
봉오리가 가득 맺혀있는 국화들 예뻐요. 토란 키우는 방법도 제겐 고마운 정보 ㅎㅎ
안녕하세요~ 오늘은 바람이 가을을 밀어내듯 불어대는군요 .. 모정의 뜰에 달빛님네 소식이 있으려나 들렸더니 없어서 옛이야기가 있겠거니 지난 시간을 거슬러 보았네요 따듯한 마음으로 보고 읽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