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오돈수와 돈오점수(돈오보림)
부처님은 마음이 횡으로 종으로 온 우주에 꽉 차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니 어디서 죽어가며
어디서 오겠습니까? 오가는 거래(去來)가 끊어지게 됩니다. 이런 이치를 먼저 요달해서 깨닫는
것을 청정법신 비로자나불을 친견한다고 합니다. 그것이 견성입니다.
그 다음에는 원만보신 노사나불을 성취해야 합니다. 그것이 보림(保任)입니다. 보림을 다 해 마
치면 능력을 다 갖추는 것입니다.
석가모니 부처님만이 이변(理辯)과 사변(事辨)으로 돈오돈수(頓悟頓修)한 분이고 역대 조사는
돈오보림을 하셨습니다. 이것을 이해하기 쉬운 말, 방편적인 말로 표현하여 돈오점수(頓悟漸修)
라고 합니다.
역대 조사는 부처님과 같이 그렇게 천백억 화신(化身)을 나툴 수가 없습니다. 삽삼조사까지는 18
변신(變身)을 하고 엄청난 신통력을 보이셨으나 부처님과 같은 엄청난 위력은 보이지 못했습니다.
그것이 역대 조사가 부처님보다 모자라는 점입니다. 그것을 보충하는 단계를 선가(禪家)에서는
보림이라고 합니다. 보림은 격외의 말, 조사 문중의 표현입니다. 그것을 보조 스님은 교가(敎家)의
말, 즉 보다 이해하기 쉬운 방편의 말로 표현하여 점수(漸修)라고 하셨습니다.
보조 스님의 점수는 증오점수(證悟漸修)와 해오점수(解悟漸修), 두 가지로 나뉩니다. 증오점수라는
것은 증오보림이라는 뜻입니다. 견성한 후의 보림이라는 말을 할 때는 이것은 격(格)이 매우 다릅니
다. ‘닦는다는 생각이 없는 닦음’이기 때문입니다.
해오점수는 이치로는 깨달았는데 증득을 못하였으므로 점차로 수행을 하여 증득해야 하는 것을 일
컫는 말입니다.
ㅡ 정일선사 선법어집 <전인미답지를 일러주마>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