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인방 성지순례 답사의 하루
: 순례 속에 스며든 풍경과 맛
부제) 윤희 로드
2월의 차가운 바람을 뚫고 성지순례의 여정이 시작되었다. 본당에서 12시 21분, 부회장님이 직접 우려낸 깊은 향의 커피 한 잔과 푸짐한 특대 삶은 달걀을 손에 쥔 채 출발했다. 도로 위를 달리며 차창 너머 펼쳐지는 풍경을 감상하니, 오늘 하루의 여정이 더욱 기대되었다.
13시 10분, 호젓한 봉동읍내에 도착했다. 첫 번째 목적지는 부회장님 최애 소박한 국숫집이었다. 신생아도 목욕할 수 있을 정도로 넉넉한 크기의 양푼에 담긴 멸치국수는 담백하고 따뜻했다. 그 옆 가게에서는 3개에 2,000원이라는 놀라운 가격의 붕어빵이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다. 바삭한 겉면과 달콤한 팥소가 한입 베어 물 때마다 입안을 가득 채웠다.
13시 30분, 다시 길을 나섰다. 14시 17분, 첫 순교자들을 배출한 진산성지에 도착했다. 오래된 성당과 역사관을 둘러보며, 신앙의 깊은 뿌리를 되새겼다.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잠시 묵상을 하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14시 39분에 출발해 스타리아로 14시 41분, 진산성지성당에 도착했다. 십자가의 길을 따라 걸으며 예수님의 고난을 되새기고, 성당과 식당을 둘러보고 사무실을 찾았다. 사무실에서 마신 달달한 믹스커피 한 잔은 작은 위로처럼 느껴졌다.
15시 11분, 장태산을 향해 출발했다. 15시 55분, 주차장에 주차후 순례길을 탐색하며 자연과 하나 되는 기분을 만끽했다. 16시 10분, 본격적인 산책을 시작했다. 길목에서 맛본 어묵은 예상보다 싱거웠지만, 곧이어 다른 가게에서 만난 맛도리 씨앗호떡과 감칠맛 넘치는 어묵이 입맛을 돋우었다. 특히, 달콤하고 고소한 씨앗호떡은 추운 날씨 속에서 더욱 특별한 맛을 선사했다.
16시 40분, 탐방을 마치고 16시 57분에 다시 출발했다. 저문 해를 보면서 차 안에서 오늘의 여정을 되돌아보니, 시간 속에 녹아든 다양한 풍경과 맛들이 하나의 이야기처럼 엮여 있었다. 18시 20분, 권상연성당에 도착하며 하루의 순례가 마무리되었다.
이 여정은 단순한 방문이 아니라 그 속에서 느껴지는 작은 기쁨과 깊은 묵상의 시간이 되었다. 길 위에서 마주한 맛과 풍경, 그리고 함께한 이들과 나눈 따뜻한 순간들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