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전설의 고향'이나 무협소설 혹은 영화에 등장할 만한 소재인
살생부가 현존하고 있다.
아니, 지금도 그 보이지 않는 책은 꾸준히 페이지를 넘기고 있다.....
그러나 걱정하지 마시라....
그 살생부는 4학년한테만 적용된다....
그것도 남학생들만......
'찍히면 죽는다'라는 영화는 망했다...
그러나 '찍히면 책을 읽는다'는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날이 새면 관객동원 신기록을 세운다.....
원래 살생부에 이르면 오르면 죽음을 당해야 하지만
이 살생부에 오르면 철학개론같은 문학이론책을 무지하게 읽어야 한다.....
한 번 이름이 오르면 계속 책을 읽어서 테스트를 받아야 한다...
언제 끝날 줄 모르는 그런 테스트를......
차라리 죽음을 당하는게 속 편하지 싶다....
책, 머리에 속속 들어오는 책은 마음의 양식이지만
책, 읽어도 읽어도 겉도는 책은 마음을 갈아먹는다....
예민해졌다..... 그것 때문에
흰머리도 2가닥이나 나고 이마에 혹도 난다....
그것보다 언제난 머리가 흐리멍텅해진다.....
아무것도 머리에 안 들어오고 손에 안 잡히고.....
결국엔 나를 한심스러운 놈, 초라한 놈으로 만든다.....
그 살생부를 쓰는 사람이 악한 마음에서 그렇겠냐만은
좀 그렇다....
그래도 열심히 읽어야겠다......
암, 읽어야지 무지 무지 열심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