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논객이란 무엇일까?
오늘은 보수진보도 아니고, 안티유시민세력에 대한 몰아붙이기도 아닌. 그들이 여기까지 서게된 공통점에 대한 고찰을 해볼까 한다.
과연 '일본은 없다'로 대중의 시야권에 들어와 현재 한나라당의 대변인직을 맡고 비례대표로 선출되어 당선된 전여옥氏와.
진보세력을 감히 대변한다 할 수 있는 입에도 독 한가득, 손에도 독 한가득, 펜에도 독 한가득 가지고, 지속적으로 글을 쓰고 있는 진중권氏가 과연 어떤 공통점을 가지고 있을까?
위에서 말했듯, 유시민의원과 노대통령에 대한 비난을 같이 수행한다는 것?
아니다.
그들에겐, 너무나 쉽게, 남에게 상처를 주며 가볍게 밟고 올라서, 지금의 위치에 있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왜 그런지 지금부터 살펴보자.
우선 전여옥 비례대표 당선자부터.
확실히 우리에게 그녀가 다가온것은 KBS의 특파원때가 아니라 90년대 중반. '일본은 없다'라는 책으로 부터라고 감히 짚어보고 싶다.
자, 저 '일본은 없다'라는 책이 어떤 책인가? 우리의 일제강점기의 슬픔을 아주 강렬히 자극하며 일본을 마구 비난하면서 민족에게 통렬한 카타르시스를 선물...... 했는가?
저 책이 분명 우리 사회에 '센세이션'을 일으킨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저 책이 출간된 것은, 전여옥 자신의 '유명세'를 위한 이기심으로 밖에 설명되지 않는다. 이유는 바로 '표절'때문이다.
전여옥氏가 동경특파원으로 있을 때. 실제 방송국 특파원은 현장보다는 사무실에서 그 나라의 텔레비젼 방송을 모니터하는 시간이 많다. 어찌보면 기자라기 보단 모니터링 요원에 가깝다.
르포작가인 유재순氏의 '下品의 일본인' 이라는 책이 있다. 그녀는 전여옥氏의 친구이자 같은 시기에 동경에서 르뽀기자로 활동했다. 르뽀기자는 현장을 누비며, 인터뷰와 취재등을 담당한다. 그리고 모니터링을 하는 친구 전여옥氏를 위해 취재한 내용이나 원고등을 늘 보여주었다.
문제는 유재순氏의 취재 및 인터뷰내용과 그런 인터뷰를 통해 그녀가 흘렸던 눈물등이, 전여옥氏의 '일본은 없다'에 고스란히 녹아 있으며 심지어 유재순氏의 눈물은 어느 새 전여옥氏의 눈물로 바뀌어 있었다.
이 사실로도 전여옥氏의 '표절'을 못 믿겠다면 '일본은 없다'와 '일본은 없다2'를 비교해보라.
인용된 인터뷰나 취재 내용의 '품질'에 큰 차이가 나온다. 그래서 '일본은 없다2'는 '센세이션'을 못일으켰다. 일본문화개방이란 황금기를 맞았는데도 판매부수가 저조했던 이유는 여기에서 기인한다.
더군다나 '일본은 없다'는 온갖 일본에 대한 독설만 가득한 공허한 반향없는 외침에 불구하다. '소스'는 좋았지만 그것을 풀어헤쳐나가는 전여옥氏의 부정을 넘어선 비난에 마지않는 스타일은 그 책이 '양서'가 아닌 오로지 민족감정으로 인해 판매부수가 빛을 발했던. 그런 책으로 남아 결국에 우리에게 각인된건 그 책보다 그 책의 저자인 '전여옥'의 이름만이 남게 된다.
전여옥氏는 더 이상 민족감정(?)이 안먹히자. 이젠 페미니스트를 자청한다. '여성이여, 테러리스트가 되라'로 시작한 그녀의 '여성에의 호소'는 취지는 좋을지도 모르나. 정확한 비판대상이 없는 두리뭉실한 글쓰기로 독자들에게 지탄을 받고, 심지어 '여성단체'로부터 환멸을 받을 정도의 조악한 글솜씨를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자칭 '페미니스트이자 리버럴리스트'로 '언론인'이었다는 네임밸류 하나만으로. 지금까지 연명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기회는 왔다. 유명세를 타는 것이, 느낀대로 행하는. 비판할 상대를 정확히 짚어내기만 하면되는 것을 깨달은 그녀에게 '노무현'이란 만만한 비판의 상대가 도래한 것이다.
대선에서 정몽준 지지를 외치던 그녀. 그러면서 후보단일화 얘기가 나오자 '나는 정몽준氏를 지지한다. 하지만 누가되든 상관없다'라며 후보단일화를 지켜보던 그녀. 그러자 노무현氏가 후보가 되자 이인제마냥 등을 돌리고 공세를 시작한 그녀.
그리고 그녀는. 민주주의 체제를 송두리째 뒤흔드는 칼럼을 조선일보에 싣는다. 대통령 잘못뽑았으니 그만두라는 취지의 칼럼.
잠시 곁다리를 짚어보자. 이번 헌재의 판결에 말이 참 많다. 기각에 분노한다는 분들. 민주주의의 삼권분립. 사법,행정,입법. 탄핵절차는 공정했다고 치자. 그리 많은 인원이 찬성했고, 의사봉이 두드려졌으니. 하지만. 사법권의 판단은, 헌재의 판단은 공정치 못했나?, 그리고 행정부가 집행한 대선은 공정치 못했나? 행정부가 선동해서 국민이 노무현을 뽑았는가?
민주주의를 존중한다면.
국민이 '탄핵무효'를 외치면서도, 결국은 헌재의 판결까지 국민 스스로 촛불집회와 외침 외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이유는 국민들이 그 삼권분립을 존중하기에. '국회가 죽었다'고 근조표시를 걸어도. '우리의 국회'이기 때문에 다시 살리려 총선에 열을 올리고, 행정부의 '입장'도 충분히 존중하기에 선거운동 기일동안 택핵무효 시위를 개진하지 않도록 노력하였다는 점을 인정하라.
조선일보의 노무현대통령 당선무효운동(?)이라고 부르고 싶을 정도의 논조에 동참하며 국민투표를 통한 선거의 결과를 무시하는 사람들. 당신들이 대통령 잘못 뽑았다고 투덜거리는 것은 민주주의를 매우 우습게 보는 것이라 감히 말한다.
그렇다. 전여옥은 민주주의를 아주 우스운 것으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거기에 한술 더 떠, 유시민의원과의 논쟁에서 '인큐베이터' 발언으로 노무현대통령의 인격과, 국민을 향한 우롱의 극을 달성하면서. 그녀의 인기도(?)는 극에 달한다.
바로 이어서 그녀는 한나라당과 조선일보의 눈에 확 들고, 심지어 한나라당의 대변인이 되며, 비례대표 순번까지 얻고, 당선까지 되어버렸다.
그 힘든 선거운동 한번 없이. 남의 글을 표절해서 이름을 날리고, 자칭 페미니스트라는 광고로 같은 여성을 팔아먹고, 국민이란 배경을 가지고 있는 노무현대통령을 조악한 글솜씨와 민주주의에 대한 비웃음으로 우롱하며, 자신이 '일개 국민'임을 강조하던. 그런 그녀는 순식간에 국민의 비례대표가 되었다.
국민의 비례대표.. 그런 그녀의 입지 정책은 강금실장관과 관련된 호텔 발언에서 한마디로 요약된다.
기자 曰 : '그말 하실꺼에요? 그건 좀 그런데....'
전여옥氏 曰 : '우리는 시끄러운거 신경안써. 일단 시선을 끌어야해'
그렇다. 그녀는 시선을 끌기위해서라면 온갖 비 도덕적인 행위를 마다치 않았다.
그럼 이번엔 진중권氏를 보자. 우선. 나는 그가 진보세력에다가 상당한 추종자까지 가지고 있는데 대한 경의를 '잠시' 보낸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그의 '글쓰기'에 대한 심각한 '우려'또한 보낸다.
그는 철저히 '학생'을 무시하고 있다. 그의 독설은 독설을 넘어서 술자리에서 나눌 수 있는 음담폐설에 가깝다. '좋은 글'이 되어 널리 읽힐 만한 글을 쓰는 것을 보기 힘들다. 나는 그의 그런 글을 좋아하고, 그런 '조까' 따위가 들어간 글에 대해, 심한 경멸감과 그런식의 현학적 모습을 '카리스마'로 혼동하고 따라배울 어린 학생들에게 심한 '우려'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로써 태도비난은 마치고, 진지한 고찰에 들어가보자.
물론 지성인이라면 그의 음담폐설 속에서도 그 속에 들어있는 뜻을 파악못할리가 없으니 태도얘긴 나의, 그의 글에 대한 '태클'의 시작일 뿐이다.
난 그의 열정을 존중하며 좋아한다. 하지만. 그가 '미학'을 벗어나 수구진영에 대해 통렬한 비판을 날리던 때가 벌써 99년 전후이니 만 5년이 다 되어가거나 넘었을게다.
그의 언변과 글쓰기는 다분히 논리적이며 자유주의에 대한 사상도 매우 뛰어나다. 하지만 그의 논리는 저울추를 가지고 있지 않다.
모든 죄에는 경중이 있다. 하지만 그의 붓은 그 모든 죄의 경중을 따져볼 추가 없다.
일례로 진보세력이 원내에 진입하는 것을 방해(?) 했다는 것으로 유시민의원이 김문수의원이나 이재오의원 보다 더 악질이라 평한것에는 더더욱 그의 시각의 조율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총선직전 유시민 의원의 발언을 보면 '비례대표'는 민노당을 지원하더라도 '지역구'에서는 당선가능성이 있는 두 곳을 제외한 곳에서는 '민노당'의원보다 '열린우리당'의원을 찍어달라는 취지의 호소를 했다.
분명. 이 발언은 '효과'도 없었다고 생각되거니와 유시민의원의 팬인 본인 조차도 화가날 정도의 발언이었다. 이후에 유시민의원의 해명글이 올라왔지만. 유시민 의원도 글을 잘쓴다면, 그런 오해가 없도록 사전에 대비를 한 글을 썼어야 했다.
하지만 여기서. 유시민 의원이 정치권으로 들어간 이유에 대해서, 진중권氏는 그 이유를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진보세력, 민주노동당의 영향력 아래에서의 입지를 확보키 위해서, 유시민氏를 공략하고 있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다.
한나라당을 공략할 수 없어서 민주노동당의 표를 뺏아가려한다는 그의 논리는 선뜻 일리있는 얘기처럼 들린다. 더군다나 정동영의장이 보수진영의 표를, 유시민 의원이 진보진영의 표를 구하고 있다는 설득에선 거의 넘어갈 수 있다.
하지만 출발점이 틀렸다. 유시민의원이 그가 칭하는 잔머리(?)로 열린우리당 내에서 '진보세력'의 진영을 구축하여 궁극적으로 유시민의원의 정계진출 목표이자 달성점인, '보수 vs 진보'의 편재를 완성키 위한 노력을, 그와 똑같은 목표로, 자신 스스로도 극진보진영의 입지를 넓히기위해 비열한 방법으로 '유시민을 까대면서' 자신을 동급에 놓으려 하는 모략으로 비춰지는 것은 나만의 시각인가?
마치 유시민 호의 파도가름 뒤에 편안히 항해하는 진중권호라고나 할까?
그리고, '비례대표는 '민주노동당'을 찍어주셔도 됩니다.' 라고 원내진출이 거의 확정적인 것을 축하하던 유시민 의원, TV토론에서 노회찬 당선자와 토론하며 오히려 '민주노동당'의 정체성을 서로 논하며 진보세력의 갈길을 내다보던 그 유시민 의원을 '진보세력이 원내진입하는 것을 방해(?)'했다면서 김문수의원과 이재오의원보다 '악질'이라 평하는 것은 기가 찰 따름이다.
과거 군사정권시절, 심지어 김영삼 정부때까지도 조용했던 그들. 그들이 이제와서 '노력하며' 입지를 세워왔던, 그런 입지전적인 인물들을 '까대면서' 자신의 입지를 순식간에 높여버리는 모습. 마치 아무리 '사람의 아들'같은 명작을 남겼어도 사회에 아무런 비판적 모습을 보이지 않던 이문열氏가 요 근래 정치적으로 나오면서 마치 '운동권'이었던 것처럼 날뛰는 모습이 이들의 모습에 오버랩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적어도 남을 밟고 자신을 세우려면. 합당한 이유로 밟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