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 그 시절의 진한 향기가 물씬거리는 무대바닥과 벽면에 펼쳐지는 파노라마 영상들~ 고즈넉한 고전미에 살뜰히 몰입된다
배우들 의상부터 소품에 이르기까지 섬세하고 정교하며 단아하기까지 하다
다만 한가지 욕심을 부려본다면 기생들의 한복 의상을 한번쯤을 다른 옷으로 갈아입고 나와줬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주인공 선향과 초희의 한복이 처음부터 끝날 때까지 한 벌로~ 초희의 한복은 왜그리 남루한 느낌이든지~ 한복의 변화가 주어졌더라면 좀더 화려한 예기 기생들의 생생함을 맛볼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주인공 선향역 김여진배우 인형같은 외모에서 쏟아지는 당찬 연기 강한 듯 여리디 여린 갸녀린 여자의 모습 명성왕후 시해장면을 목격했던 그 충격과 공포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눈물 연기 풍부한 감성과 감정을 있는 그대로 토해낸다 울어도 이쁜 배우~
그녀의 춤선은 우아하다기보다 직선이 살아있는 절도미가 돋보인다 손끝에서 전해져오는 칼랄같은 선 그녀의 약한 나라를 향한~일본을 향한 분노가 아닐까 자그마한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폭풍같은 파워의 춤선이 멋지다 마지막 읍성에서의 춤씬에서 울리던 총성~탕탕탕 영상미의 붉은 색과 너무도 어우러지는 춤씬~
초희역 구옥분배우 역시 구옥분이다 살아있는 연기 실감나는 연기 리얼 그 자체의 맛깔진 연기로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그녀는 없어서는 안될 야무진 감초였고 신의 한수였다 극의 분위기를 텐션업시킨 일등공신이다
양반 여성운동가 순영역 임정은배우 정확한 발성과 대사톤이 유독 기억에 남는다 단정하고 우아한 기품을 겸비한 양반집 규수 인내천~사람이 하늘임을 사명으로 알고 목숨받쳐 나라를 구할 일본보상 국채를 만드는 여성~ 무대의 중심추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내가 가장 눈여겨 본 배우 자옥역 박초롱배우다 대사톤 발성 아주 호감적이다 표정연기 제스츄어 상당히 매혹적이다 담배피는 섹시미 너무 유혹적이다
자연스런 연기가 물오를대로 오른 터지기 일보 직전의 꽃망울같다 빠알간 원피스를 좋아하는 정열의 여인~
선향과의 회한씬에서 보여준 오열연기는 단연코 이 작품의 절정을 치닫는 최고의 씬이다 둘이 함께 주고받던 우정의 나비춤은 참으로 참신하다
그리고 또 한 남자 일본인 마쓰다역 주연우배우 정말 어울린다 유난히 큰 키가 일본인답진 않지만 말투며 표정이며 몸가짐이며 영락없이 일본군인이다 점잖은 듯 매몰차고 냉혹한 눈빛 예의바르면서도 차갑고 냉철한 태도 너무도 호감가는 배우다 볼수록 점점 빠져드는 배우다
마쓰다 곁을 지키는 무카시역 최영도배우 밉상연기를 밉지않게 정말 잘한다 실제 무카시를 만난 듯 능청스럽게 볼쌍스런 일본인역을 너무 생생하게 표출한다 농도짙은 저질 악역연기가 무척 도드라져 보인다 개성강한 연기의 일인자 역시 베테랑답다
나라를 팔아먹은 매국노 이완배역 오민석배우 자옥의 남편이기도 하다 이 남자 또한 개성파다 인상을 쓰지않아도 표정이 압도적이다 소리를 지르지않아도 육중한 목소리톤이 엄습한다 자기 역할에 출중한 연기가 무척 안정적이다
일제강점기 시절 나라를 위해 싸우는 예기 기생들의 이야기 춤을 추는 무희들의 애절한 사연을 세련되고 감칠맛나는 전개로 재미를 준다
백성들도 구하지 못한 나라가 무슨 나라냐고~ 그래도 내 나라~우리나라니까 목숨받쳐 춤으로 충성하건만 돌아오는건 싸늘한 시선과 천시 천대뿐~
서글픈 역사의 뒤안길에서 이름없이 사라져간 무희들의 가슴저린 이야기
뛰어난 연출에 무한한 박수를 보내고 배우들의 특출난 연기력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정말 우월한 수작이다
첫댓글 글을 읽고 있노라면 현장에 있는 듯 착각에 빠지게 됩니다
사실적 표현은 생생하게 전달되고
은유적 표현은 감칠맛을 더하게 되니
방대한 스토리를
압축된 파일로 보는 듯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와우~~이렇듯 멋진 댓글을~감쏴욤
그냥 느낀대로 써내려 간답니다~ㅋ
@마미짱(권은희) 작품 해설사로 손색이 없습니다
작가님으로 불러드리고 싶습니다
느끼는 감정을 글로 옯기는 것는
참으로 어려울 일일진데
작품을 해석하시는 능력과
문장력
독자에게 어필하시는 어휘력은
가히 일품입니다
펜이 되었습니다
@행복디자이너
허걱~~몸둘 바를 모르겠네요~ㅋ
암튼 함께 공감할 수 있어
너무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