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4회 포항시 오천, 장기지역 답사
ㅡ 해달못의 전설
일월지는 현재 포항시 오천읍에 있는 연못입니다.
이 연못에는 전해 내려오는 전설이 있습니다.
“저 연못에는 해와 달이 잠들어 있다”고요.
아주 먼 옛날, 신라 땅 바닷가에는
연오랑과 세오녀라는 부부가 살고 있었습니다.
연오랑은 바다에 나가 고기를 잡고,
세오녀는 집에서 베를 짜며 살았지요.
소박하지만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가는 평범한 날들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연오랑이 바다에 나가 고기를 잡고 있는데,
발밑의 바위가 이상하게 꿈틀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이게… 뭐지?”
놀랄 틈도 없이
바위는 마치 살아 있는 고래처럼 천천히 움직이더니
그대로 바다 위를 미끄러지듯 흘러가기 시작했습니다.
파도는 잔잔했지만
바위는 멈추지 않았고,
결국 연오랑은 아주 먼 동쪽 나라까지 가게 됩니다.
그곳 사람들은 그를 보고 놀랐습니다.
바다의 바위를 타고 온 사람,
하늘의 뜻을 받은 존재라 여긴 것이지요.
그리하여 연오랑은
그곳 사람들에 의해 왕이 되었습니다.
한편,
세오녀는 남편이 돌아오지 않자
불안한 마음을 안고 바닷가로 나갔습니다.
“어디로 간 거지…”
그때 눈에 띈 것은
익숙한 바위였습니다.
연오랑이 늘 고기를 잡던 바로 그 바위였지요.
세오녀는 망설이다가
그 위에 올라섰습니다.
그러자,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바위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녀를 태운 채
바다는 또 한 번 길을 열었고,
세오녀 역시 연오랑이 있는 나라로 가게 됩니다.
그리하여 두 사람은 다시 만나
그곳에서 왕과 왕비가 되어 살게 되었지요.
하지만 그 순간,
신라 땅에서는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해가 빛을 잃었고,
달마저 흐려지더니
세상이 어둠에 잠겨 버린 것입니다.
낮에도 밤처럼 어두워
사람들은 두려움에 떨었습니다.
왕은 급히 점을 쳤습니다.
그러자 이런 답이 나왔습니다.
“연오랑과 세오녀가 이 땅을 떠났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있어야 해와 달이 빛납니다.”
왕은 서둘러 사신을 보내
두 사람을 다시 데려오려 했습니다.
하지만 돌아온 답은 뜻밖이었습니다.
“이곳에 온 것은 하늘의 뜻이니
다시 돌아갈 수 없습니다.”
대신 세오녀는
정성껏 짠 비단 한 필을 내어주었습니다.
사신은 그 비단을 가지고 돌아왔고
왕은 하늘에 제사를 올렸습니다.
그러자 놀랍게도
어둡던 하늘이 서서히 밝아지기 시작했습니다.
해가 다시 떠오르고
달이 다시 빛을 되찾았습니다.
사람들은 그제야 숨을 돌렸습니다.
그 후로 사람들은
해와 달의 빛을 되찾은 그 일을 기리며
연못에 이름을 붙였습니다.
해와 달이 머물렀던 연못,
일월지.
지금도 그곳에 가면
물 위에 비친 달빛이
괜히 더 깊고 또렷해 보입니다.
혹시 모르지요.
그날 세오녀가 짜던 비단의 빛이
아직도 물속 어딘가에
잔잔히 풀려 빛을 밝혀 주고 있는지도요.
첫댓글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