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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마 아래 하룻밤, 한옥스테이
나무 향, 흙 내음 솔솔 풍기는 한옥에서의 하룻밤은 그 자체가 하나의 여행과 같다. 다시 말해 머물기만 해도 근사한 여름날의 추억이 덤으로 생긴다는 것. 물론 그만큼 숙소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함은 말할 것도 없다.
서른여덟 가지의 까다로운 심사 항목을 거쳐 인증마크를 획득한 업체는 총 339곳. 이중에서도 눈여겨 볼만한 여섯 집을 엄선해 소개한다.
강릉 선교장 입구 1. 강릉 선교장 | 명품고택
또한, 민가로는 최초로 국가문화재로 지정되어 그 자부심 역시 대단하다. 마당으로 들어서면 경포대와 경포호가 내려다보이는 운치 있는 풍광과 담백한 옛집이 마음을 정화하고 다독인다.
시간이 멈춘 듯 옛것 그대로인 겉모습과 달리 내부는 사람들이 머물기에 불편함이 없도록 현대적이다. 여기에 고(古)가구와 공단이불 등 고풍스러운 소품을 곁들여 한옥의 정취와 아름다운 균형을 이루도록 했다.
[왼쪽/오른쪽]강릉 선교장 전경 / 행랑채 [왼쪽/오른쪽]바깥마당 / 서별당
2. 경기 취옹예술관 2003년 5월 개관하여 해를 거듭할수록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 집의 자랑인 돌담과 황토방은 김호 관장이 직접 흙을 파고 돌을 쌓아 올려 만든 것이라고 한다. ‘취옹’이란 이름도 김호 관장의 호(號)에서 따왔다.
욕실을 비롯한 실내공간은 찾는 이의 편의를 생각해 깔끔한 현대식으로 만들어졌다. 방에 앉아 가만히 창밖을 바라보면 나무의 짙은 녹음에 마음이 넉넉해진다. 예술작품을 감상하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한식당에 들러 산나물 가득한 건강밥상을 맛보는 재미도 놓치면 아쉽다.
[왼쪽/오른쪽]경기 취옹예술관 풍경 / 경기 취옹예술관 5인 1실
3. 함양 정일품명가 함양 개평마을은 일두 정여창 선생의 후손들이 마을을 이뤄 사는 곳이다. 정일품명가의 정도상 대표 역시 정여창 선생의 16대손이다. 그는 함양을 떠나 서울에서 생활하다 고향집의 비범한 기운을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 다시 개평마을로 돌아왔다.
그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음식인데 안주인이 전통음식연구소를 함께 운영할 정도로 손맛이 좋다. 특히 장 담그는 것에 일가견이 있다고. 그래서인지 이곳에서 먹는 된장국은 맛이 쉽게 잊히지 않을 정도로 담백하고 구수하다.
[왼쪽/오른쪽]정일품명가 전경 / 학선당
4. 전주 학인당 전주한옥마을에 자리한 학인당은 특유의 고풍스러움과 기품이 묻어나는 100년 된 집이다. 고종 때 영릉 참봉을 지낸 전주 대부호 백낙중이 지었으며, 건립 당시 99칸에 대지 2000여 평에 이를 만큼 으리으리한 규모를 자랑했다. 지금은 대지 520평에 일곱 채만 남았다.
앞에는 단아한 정취를 풍기는 본채와 별당채, 사랑채 등이 자리를 잡았다. 이중 본채는 조선 후기와 일제강점기 때 호남지역의 대표적인 판소리 공연장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지금은 전라도 소리 가락을 배워보는 체험교실을 운영 중이다. [왼쪽/오른쪽]전주 학인당 전경 / 전주 학인당 본채(백범지실)
5. 논산 명재고택 | 명품고택 조선 숙종 때 학자인 윤증 선생의 가옥으로, 그의 호를 따서 명재고택이라 불린다. 그는 임금이 무려 열여덟 번이나 벼슬을 내렸으나 일체 사양했을 만큼 성품이 대쪽 같았다고 한다. 이를 반영하듯 명재고택은 다른 사대부 집안의 가옥에 비해 겉모습이 소박한 편이다.
하지만 고택은 자세히 들여다볼수록 기품이 느껴질 뿐 아니라 곳곳에 숨겨진 과학적 설계에 감탄하게 된다. 또한 부엌 창으로 마을 전경을 내다볼 수 있게 하는 등 당시 바깥출입이 자유롭지 않았던 여인들에 대한 배려도 돋보인다. 고택 오른편에는 수백 개의 장독이 줄지어 장관을 이룬다.
특히 한겨울 눈이 소복이 쌓였을 때를 으뜸 풍경으로 친다. 다례, 천연염색 등 전통체험도 즐길 수 있다. 아침에는 고택에 얽힌 역사와 문화를 배워보는 종손과의 대화 시간이 무료로 진행된다.
[왼쪽/오른쪽]논산 명재고택 전경 / 논산 명재고택 풍경
6. 안동 옥연정사 퇴계 이황 선생의 제자였던 서애 류성룡이 지은 집. 원래 단순한 주거 공간이 아니라 서당의 역할을 하던 곳이다. 넓은 대청마루를 중심으로 두 개의 방이 있는 세심재는 학생들의 기숙 공간으로, 큰 방 하나와 마루로 이뤄진 원락재는 서애 선생의 숙소로 사용됐다.
[왼쪽/오른쪽]안동 옥연정사 전경 / 원락재
한옥스테이
2015년 7월 현재, 339곳이 한옥스테이 인증마크를 받았으며, 이중 문화재로 지정되었거나 70년 이상 된 한옥 가운데 종부가 직접 운영하는 84개 업체를 선별, ‘명품고택’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고 있다. 인증 업체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된다.
출처 : 청사초롱 7+8호 글 : 청사초롱 박은경기자, 사진 : 한국관광공사 숙박개선팀
※ 위 정보는 2015년 7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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