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의 거대한 원형 경기장인 콜로세움, 인도의 아름다운 궁전 무덤 타지마할, 사라져버린 신라시대 황룡사지 구층목탑 등 보기 힘든 문화유산이 한자리에 모였다. 모두가 얼음과 눈으로만 만들어진 작품들이다. 차가운 대기에 번지는 눈부신 빛들이 온 세상을 가득 비추는 건축물 사이로 특별한 겨울을 만끽한다.
알록달록 빛을 발하는 인도의 타지마할 [왼쪽/오른쪽]하얼빈 빙설대세계는 어두워지는 오후 5시부터 입장할 수 있다. / 입구에서부터 오색찬란한 빛을 내는 하얼빈 빙설대세계 세계적인 겨울 축제, 하얼빈 빙등제가 평창에매년 겨울 중국 헤이룽장 성 하얼빈 시에서 열리는 화려한 빙등제가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다. 하얼빈 빙등제는 눈과 얼음으로 만든 작품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축제다. 특히 밤이면 오색으로 변신하는 환상적인 조각들 때문에 전 세계 여행객들이 몰려든다. 일본 삿포르 눈축제와 캐나다 퀘벡의 윈터 카니발과 함께 세계 3대 겨울 축제로 유명하다. 거대한 얼음 구조물 안에 조명을 설치해 밤이면 화려하게 빛나는 풍경을 선사한다. 얼음 ‘빙(氷)’자에 등불 ‘등(燈)’자를 써서 빙등제라 불린다. 축제를 위해 매년 겨울 하얼빈에서는 2만여 명의 얼음 채집꾼들이 쑹화 강에서 직접 얼음을 채취하는 진귀한 풍경이 연출된다.
중국 하얼빈까지 가야 즐길 수 있었던 빙등제를 올해는 2018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평창에서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축제는 2015년 12월 말부터 2016년 2월까지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에서 열린다. 하얼빈 시가 인증한 중국 아티스트 300여 명이 직접 평창으로 와 눈과 얼음 조각을 완성했다. 눈과 얼음으로 만들어진 20여 점의 작품이 축제장 곳곳을 수놓는다. 이들 작품에 쓰인 얼음만 10만 장에 이른다. 기온이 영하 20도 안팎으로 떨어지는 하얼빈이 아닌 우리나라에선 얼음을 쉽게 구하지 못했을 터. 작품에 쓰인 얼음은 용인의 얼음공장 4곳에서 공수해온 것들이다. 가로 1m, 세로 55㎝에 두께 25㎝로 얼음 하나당 무게만 130㎏에 이른다. 크기와 무게도 놀랍지만 얼음을 만드는 과정도 특별하다. 보통 얼음은 불투명한데 빙등제에 쓰이는 얼음은 작품 내부에 조명을 설치하기 때문에 투명해야 한다. 얼음은 가장자리부터 어는 성질이 있어 3일쯤 지나면 가운데만 빼고 단단해진다. 불순물이 모이는 가운데에 있는 물을 빼고 다시 깨끗한 물을 채우면 얼음이 한층 더 투명해진다고. 이렇게 만든 얼음을 다시 2일 정도 두면 단단하고 좋은 빙질이 만들어진다. 조명 장치도 기존보다 심혈을 기울였다. 중국 하얼빈에서는 형광등에 셀로판지를 붙여서 색을 냈다면 평창의 하얼빈 빙설대세계는 LED 조명을 설치해 더 예쁜 빛을 볼 수 있다.
[왼쪽/오른쪽]알펜시아 스키점핑타워를 배경으로 서 있는 수원화성과 황룡사지 구층목탑 / 수원화성은 내부로 들어갈 수 있다.
거대한 자태를 자랑하는 중국 천안문
[왼쪽/오른쪽]붉은빛이 인상적인 탑 조각 / 인기 있는 건축물 중 하나인 성바실리성당
얼음 조각이 밝히는 신비로운 빛 알펜시아 스키점핑타워와 스키장 사이, 하얼빈에서 고스란히 옮겨온 듯 빙설대세계가 펼쳐진다. 역사가 오래된 하얼빈 빙등제만큼은 아니지만 소박하고 정겨운 20여 점의 조각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입구에서 왼편에는 ‘아시안 헤리티지 월드(Asian Heritage World)’가 자리한다. 가장 먼저 만나는 작품은 하얀빛이 눈부신 수원화성. 2016년은 수원화성 축성 220년이 되는 해로, 이를 기념해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수원화성 중 북문인 장안문을 재현했다. 이 문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성문으로 국보 제1호인 숭례문보다 웅장하다. 장안문의 옹성은 반원형으로 성벽을 둥글게 쌓아 성문을 보호하고 있는데, 내부로 들어가 볼 수 있어 포토존으로 인기다. 그 뒤에는 반가운 황룡사지 구층목탑이 자리한다. 신라시대 탑인 황룡사지 구층목탑은 자장율사의 건의로 선덕여왕 14년에 만들어졌지만 고려시대 몽골의 침입으로 불에 타 현재 경주에 절터와 탑터만 남아 있다. 붉은빛을 내는 거대한 천안문을 지나면 오사카 성에 닿는다. 아름다운 빛으로 물든 타지마할까지 둘러보면 아시아 곳곳을 몇 걸음에 여행한 듯한 기분이 든다.
반대편엔 유럽과 미주 대륙의 문화유산을 소재로 한 ‘유러피언 & 아메리카 헤리티지 월드(European & America Heritage World)’가 자리한다. 이번 축제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얼음 구조물인 이탈리아 콜로세움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가로 43.6m, 높이 12m에 달한다. 프랑스의 개선문과 영국의 빅벤, 러시아의 성바실리성당 등도 차례로 만날 수 있다. 특히 성바실리성당은 양파처럼 생긴 지붕 모양까지 디테일을 잘 살렸다. 이 작품들은 하얼빈에서 온 류밍리와 장스지, 렌즈웬 등 빙설 아티스트 300여 명의 손길로 만들어졌다. 한 작품에 많게는 20여 명의 작가가 매달려 3일 이상 손을 보며 완성했다. 얼음과 눈으로 이뤄졌기에 안전에도 특별히 신경을 썼다. 가장 높은 작품인 런던의 시계탑 빅벤은 23m에 이르지만 얼음 안에 고정 장치를 설치해 안전하다. 여러 해 동안 손발을 맞춰온 작가들이라 사진 한 장만 보고도 각자의 자리에서 작품을 척척 만든다는 것이 신기하다.
[왼쪽/오른쪽]투명한 얼음 조각과 스키장 풍경 / 은은한 불빛으로 물든 스키장의 야경
[왼쪽/오른쪽]기념사진을 남기기 좋은 라이트 포토존 / 하얀빛이 눈부신 수원화성
[왼쪽/오른쪽]마치 바다 같은 푸른 불빛과 얼음 작품들 /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울라프, <마다가스카>의 펭귄 등 아이들에게 친근한 캐릭터도 있다.
야외 무대에선 다양한 공연이 열린다.
얼음왕국 속 다채로운 즐길거리
작품들 옆엔 반짝이는 날개와 하트 등을 배경으로 한 포토존이 있다. 야외 무대에선 음악이 함께 어우러지는 샌드아트쇼, 빙판 위에선 경쾌한 탭댄스 퍼포먼스 등이 펼쳐진다. 수원화성 앞에서 선보이는 얼음 병정들의 근무 교대 퍼포먼스는 독특한 볼거리다. 천안문 앞에서는 중국 사자탈놀이 한마당이 벌어지고, 성바실리성당 앞에서는 러시아 전통 춤을 선보여 각 나라의 독특한 문화도 살펴볼 수 있다. 축제장 한편엔 탁자와 의자를 모두 얼음으로 만든 아이스 레스토랑도 자리한다. 얼음 칵테일 한 잔으로 시린 겨울을 온전히 만끽해보자. 설견 말라뮤트가 이끄는 개썰매 타기와 말마차, 남미의 마야 피라미드에서 즐기는 얼음 미끄럼틀 등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체험도 풍부하다.
여행정보
- 기간 : 2015년 12월 30일~2016년 2월 28일
- 주소 :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솔봉로 325(알펜시아리조트)
- 문의 : 033-339-2101~2
주변 음식점
- 대관령황태촌 : 황태구이 / 평창군 대관령면 송전길 14 / 033-335-8885
- 황태회관 : 황태구이 / 평창군 대관령면 눈마을길 19 / 033-335-5795
- 대관령한우타운 : 한우 / 평창군 대관령면 올림픽로 38 / 033-332-0001
숙소
- 인터컨티넨탈 알펜시아 : 평창군 대관령면 솔봉로 325 / 033-339-0000
- 용평리조트 : 평창군 대관령면 올림픽로 715 / 033-335-5757
- 드래곤밸리호텔 : 평창군 대관령면 올림픽로 715 / 033-335-5757
첫댓글 이곳은 전동휄체어도 무리없이 다닐수있나요
이곳은 휠체어 사용 장애인이 축제에 참여하기는 불편합니다.
그러나..휠체어 사용하지 않는 장애인을 위해서 특별히 올린 정보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