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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물스럽게만 보이던 주변 환경이 새로운 볼거리로 시선을 끈다.
구겨지고 떨어져나간 담벽도 울긋불긋 화려함을 더한 한폭의 그림으로 탈바꿈됐다.
도심 여기저기 눈에 띄는 형형색색의 벽화가 한눈에 들어온다.
희망연대 벽화봉사단 붓만세(단장 류종일)가 불량 건물 외벽 단장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벽화 그리기 봉사는 지난 2002년 3월 익산시 어양아파트내 홀로사는 노인들을 돌보던 희망연대 회원들이 부서지고 떨어져나간 놀이터 담장을 우연히 발견, 이곳에 그림을 그리면서 시작됐다.
덕지덕지 나붙은 광고물에다 철없는 아이들의 장난섞인 낙서까지 더해져 지나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던 놀이터에 동화책 주인공 '곰돌이 푸'를 그려낸 것이다.
10명의 회원들이 한푼두푼 모아 재료를 사고 손수 마련한 도시락을 먹으며 그려낸 어양주공아파트내 놀이터 담벽은 주민들을 놀라게 했다. 희망연대 벽화봉사단 붓만세가 지금껏 무료봉사를 해온 동기가 됐단다.
이후 2003년 벽화 그리기를 주도할 10명의 운영진을 구성해 장소를 결정하고 봉사자들의 땀을 모아오던 것이 이젠 16명의 운영진으로 성장해 전국 제일의 봉사단으로 우뚝서고 있다.
벽화 그리기 봉사의 선봉자적 역활을 다해온 이들 운영진은 빨·주·노·초·파·남·보 등 모두 7개팀으로 이뤄져 운영된다. 이들의 봉사는 매월 둘째 및 넷째주 토요일에 이뤄진다.
이들의 참봉사가 입소문을 타면서 시민들의 참여도 하루가 다르게 확산돼 500명의 회원을 거느린 거대군단으로 발전했다. 한번 작업시 참여자만도 200여명이 넘는다.
화려함을 자랑하기까지 없어서는 안될 밑그림 작업의 주인공은 고담용씨(마한초 교사)와 손현영씨(궁동초) 부부이다.
전북대 미대를 졸업한 이들 부부의 밑그림 작업은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자신의 소질을 사회에 되돌려주겠다는 평소 철학과 혼이 담겨 있기에 더욱 값진 것으로 평가된다.
이들 부부가 밑그림 작업을 하면 시민들이 달라붙어 채색작업 등을 더한다.
벽화를 완성하기 까지는 드러내지 않는 숨은 일꾼들이 있다. 가장 어린 나이의 이인주양(5세)부터 중년의 문턱을 넘어선 강정옥씨(54)까지 천차만별이다. 원광대 미술대 학생들의 거침없는 참여 또한 희망연대 벽화봉사단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초창기 단순한 그림 그리기에서 시작된 이들의 열정은 해가 더해지면서 이젠 전문가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복잡하고도 까다로운 명암이 엇갈리는 수준급의 벽화도 일사천리로 소화해 내곤 한다.
희망연대 벽화봉사단 붓만세가 그늘진 사회 구석구석을 파고들며 주민들에게 다가서고 있는 것은 한달에 한번씩 지출하는 1만원의 회비에 기인하고 있다.
이들의 봉사가 일회성 봉사에 그치지 않고 있는 것은 회원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아낌없는 성원이 지속되고 있기에 가능하다.
출범 이후 지금까지 이들 봉사단이 시내 곳곳에 그려낸 작품만도 50점을 웃돌고 있다. 재료값으로만 1억원 이상이 들었다.
희망연대 벽화봉사단이 완성한 벽화중 가장 힘들었던 작품은 익산시 왕궁면 보육시설인 시온육아원.
한차례의 작업시 무려 100명씩 모두 800여명이 그림 작업에 참여한 대작이다. 시내에서 30분 이상을 달려야 하는 먼거리임에도 불구 하루도 빠뜨리지 않고 참여한 이들의 열정 또한 만만치 않았단다. 한두차례도 아닌 10차례에 걸쳐 이뤄진 시온육아원 벽화는 이들에겐 영원히 지울수 없는 봉사로 여겨지고 있다.
육아원생들이 지나는 굴다리와 식당 담장에 그려진 이 벽화는 지난 2006년 5월5일 어린이 날을 맞아 완성되면서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값진 선물로 기억되고 있다.
붓만세가 쏟아온 열정은 지역의 구석구석에도 남아있다. 노후 불량 주거지역의 건물 외벽 또한 이들의 몫이었다. 테마 벽화를 그려 도시경관을 개선하고 나아가 새로운 볼거리 명소로 만들었다.
희망연대내에는 벽화봉사단 붓만세를 비롯해 지역 주민 30여명의 자발적인 참여속에 이뤄지고 있는 삼성동어린이도서관, 행복한 식탁프로젝트 등 3개의 작은 단체가 운영되고 있다.
희망연대 벽화봉사단 붓만세 류종일 단장(42)은 "회원들의 아낌없는 지원이 따뜻한 사회만들기로 이어지고 있어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보람으로 생각한다"면서 "그림이 필요한 곳이면 가리지 않고 달려가 아름다움을 창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첫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