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31 덕유산구간(동엽령~월성재)
코스:안성탐방센터~동엽령(인증)~칠이남쪽대기봉(가림봉)~무룡산(인증)~삿갓재~삿갓봉~월성재~황점마을
(17.96km/7.26h)
덕유산은 역시 겨울산이다.
산에 눈이 쌓이면 어딘들 멋지지 않을까 마는
덕유산은 장쾌하게 펼쳐진 연달은 능선의 이음이
덕유평전에서 절정을 이루며 사람의 마음을 시원하게 한다. 여기에 눈까지 덮히고 광활한 대지의 능선 바람이 몰아쳐 일궈내는 상고대는 가히 지상 최고의 설경이다.
오늘은 능선부에 쌓인 눈이 허벅지까지 들어간다.
오후에는 진눈깨비까지 나려 아예 눈 속에 파묻힌다.
아무도 건드리지 않은 눈무덤에 첫 발자국 길을 내는
러셀은 처녀적 환희심도 있지만 육체적 고통이 따른다.
겨울산행을 하며 누군가 낸 발자국을 따라가면 왠지 공짜로 얻어먹는 기분이 들고 그 수고로움에 감사의 마음이 든다.
눈길 산행을 할 때마다 다음과 같은 한시가 늘 생각난다.
야설(野雪) - 이양연(李亮淵, 1771~1856)
穿雪野中去(천설야중거) 눈을 뚫고 들판 길을 걸어가노니
不須胡亂行(불수호란행) 어지럽게 함부로 걷지를 말자.
今朝我行跡(금조아행적) 오늘 내가 밟고 간 이 발자국이
遂作後人程(수작후인정) 뒷사람이 밟고 갈 길이 될 테니.
2024.01.21 oh-
첫댓글 오도사님...
담아 오신 풍성한 산행 사진으로 대간길 한번 더 갈어 봅니다...
무탈하게 월성치까지 걸으시고...열정이 빛을 발합니다...
동행하여 주심에 감사 드립니다...수고 많이 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