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기억이 맞다면 지귀연 판사는
나의 선거무효소송 재검표 현장을 지휘하던
조장이었다.
재검표가 실시된 2021년 6월에
지귀연 판사는 대법원 재판연구관이었다.
내 소송의 재검표를 실시한 사람들은 현직 판사인
대법원 재판연구관과 재판연구원들이었다.
나는 사전투표지를 다시 세는 조에
집중하고 있었고
지 판사는 그 조의 조장이자
전체 실무진을 지휘하는 위치에 있었다.
그는 매우 공정하게 재검표를 진행하기 위해
애를 썼던 판사로 기억한다.
유머 감각도 뛰어나서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재검표장의 분위기를 몇 마디 말로 밝게 만드는
분위기 메이커 역할도 했었다.
윗부분이 서로 붙어있던 투표지를
떼보겠다고 하고
힘을 주자 떨어지는 걸 보고
"어이쿠, 떨어졌네, "라고 하고,
본드로 딱 붙어있던 투표지 두 장을 떼 보려다가
안 떨어지니까, "어이쿠, 이건 안 떨어지네, "라고
얘기하는 목소리가 녹음된 사람이
바로 지귀연 판사다.
그의 손을 거쳐 배춧잎투표지, 일장기투표지,
본드투표지 등 수천 장의 가짜 투표지들이
세상에 드러났다.
그의 지위가
대법관이 아닌 재판연구관이었으니
나의 선거무효소송을 자기의 생각대로
판결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았다.
그러나 그날 하루 종일 나타난
각종 부정선거의 증거들을 보고
분명히 느낀 바가 있었을 것이다.
그의 손에 윤석열 대통령 사건이 떨어진 것도
하늘의 뜻이다.
그는 재검표가 실시됐던 4년 전 그날
부정선거의 진상을 목도했다.
그런 그 앞에 부정선거를 파헤치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 취소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사건이
배당됐다.
적어도 그의 눈에는 부정선거가
단지 음모론으로
보이지 않았을 것이고,
대통령이 그런 부정선거 진상규명을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는 말이
한낱 미친 소리로 들리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게 의로운 판결이 내려졌고
윤석열 대통령은 석방됐다.
다시 한 번, 부정선거와 관련된
일련의 사건 전개 과정이
사람이 도모하는 일이 아니라는 걸 느낀다.
모든 것을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
그러므로 우리가 반드시 이긴다!
- 민경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