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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안내산악회 익산 미륵산행 계획에 따라 ‘서동공원 주차장 → 서동공원 → 용화산 → 능선 삼거리 → 용리산(왕복) → 능선 삼거리 → 아리랑고개 → 미륵산성 → 미륵산 → 사자암 → 미륵사지 → 무왕길 → 서동공원'의 14.5km 환 종주 코스를 6시간 30분 동안 탐방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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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륵산[彌勒山]
높이: 430m
위치: 전북 익산시 금마면
미륵산은 익산평야에 우뚝 솟은 단 하나의 제일 높은 산으로 후조선의 기준이 위만의 난을 피하여 이곳에 마한이라 이름하였고, 성을 쌓아 기준성이라 하였는데 그 성인 미륵산성은 정상인 우제봉에서 동쪽 계곡을 둘러쌌던 식성 터를 비롯 미륵사 터, 사자암, 왕궁탑 등 많은 유물 문화재와 더불어 사화, 전설, 비화 등이 풍부하게 깔려 잇는 곳이다.
정상 북봉에는 KBS 중계탑이 서 있고 호남평야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별로 높지 않으면서 이곳저곳의 암봉들이 소나무 숲과 어우러져 가족 나들이 코스로 좋다. - 한국의 산하
8월 27일 화요일에는 대기업 안내산악회와 같이 익산 미륵산에 다녀올 예정이다. 익산 미륵산은 2023년 4월 늘 그렇듯이 안내산악회 게시판을 뒤적이다 발견한 산이다. 그전까지만 해도, '미륵{彌勒]'이라는 이름을 가진 산이라고 하면, 2017년 10월 사량도 지리망산행 후 통영에 거주 중이던 대학 동기 집에서 1 박한 후 오른 미륵산이 내가 아는 전부였다[산행기]. 그런데, 익산이야 인연이 있는 동네고, 미륵사지는 국사 시간에 배운 지명일 뿐만 아니라, 몇 번 방문도 해 잘 알고 있었으나, 미륵사가 등지고 있는 산이 '미륵'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는 건 산악회 산행 계획을 보고 알았다. 물론 배산임수라는 한국의 가옥 배치 전통이 절이라고 다르지 않아, 산을 등지고 절집을 지었을 거라는 건 알고 있었으나, 다른 유명 절들과는 달리 절터만 있지, 절이 없어서 그런지, 등지고 있는 산에 관해 알려진 바가 없었다. 적어도 나에게는!
산이 높지 않고, 딱히 내세울 것도 없어, 등산객이든 산꾼이든 잘 찾지 않아, 잘 알려지지 않은 것도 있을 거다. 사실 2023년 안내산악회의 산행계획도, 미륵산이 금강기맥 상에 있어 기맥 종주의 하나로 오르는 거지, 미륵산 자체만 대상으로 하는 산행은 대기업 안내산악회도 2018년 4월이 유일했다. 그럼에도 과거 산림청 선정 '숨겨진 우리 산 244'에 이름을 올린 산이다. 어쨌든 당시 금강기맥 종주 중 하나로 달리는 미륵산행을 보고, 앞에서 언급했듯이 개인적 인연과 지금은 없으나, 과거 백제 미륵사를 품고 있던 산이 궁금해 바로 신청했다. 하지만, 산행일 하루 전인 2023년 6월 17일 오지 전문 안내산악회에서 벼르고 별렀던 천고지 봉화 청옥산행을 진행하는 바람에 눈물을 머금고 미륵산행을 취소해야 했다[산행기]. 물론 체력이 좋은 산꾼은 하루도 쉬지 않고 연이어 산행하기도 하나, 적어도 하루는 쉬어야 하는 저질 체력이라 어쩔 수 없었다.
이런 이유로 익산 미륵산행은 다음을 기약했는데, 올해, 즉 2024년 6월 22일 평소와 다름없이 안내산악회 일정 게시판을 구경하다가, 미륵산행을 발견하고 바로 신청했다. 산행이 게시판에 공지될 당시만 해도, 역시 인기가 없어, 과연 성원을 채울 수 있을지 의심스러웠으나, 산행 사오 일 전부너 성원을 넘어 만석인데, 이유를 모르겠다. 그런데 신청 당시에는 주의해서 보지 않았으나, 산행 일이 멀지 않아, 산행 계획을 유심히 살펴보다가, 환 종주의 A 코스와 그렇지 않은 B 코스 중 어는 걸 선택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신청 당시에는 유심히 보지 않고, A 코스는 산행과 둘레길 도보여행을 한꺼번에, B 코스는 둘레길 도보여행이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B 코스는 둘레길이 빠진 순수한 산행이라는 걸 이제야 알았다. 하긴 계획과는 무관하게 본인이 하고 싶은 걸 하면 되는 게 안내산악회 산행이니, 중요한 문제는 아니나, 산악회 기준 A는 14.5km에 6시간 30분, B는 10.5km에 5시간이라는 꽤 큰 차이가 있다.
산행 하루 전인 월요일 미륵산과 가까운 대덕산 산악날씨에 의하면 구름이 많이 낀 흐린 날씨에 기온은 26℃~28℃, 바람은 2㎧로 최근 불볕더위 아래 산행에 비하면 그나마 시원한 산행이 될 듯하다. 변수가 하나 있다면, 산행 시간인 14시~16시 사이에 소나기가 내린다는 예보다. 하긴 기상청의 소나기 예보를 믿고, 우중산행을 기대하고 간 쉰움산[산행기], 예미산[산행기], 주왕산[산행기], 구만산[산행기]에서 소나기를 만나지 못했다. 미륵산은 씻을 만한 계곡이 없어, 우중산행을 원하지 않아 늘 그랬듯이 기상청이 틀리기를 바란다. 어쨌든 그늘이 전혀 없을 거로 예상되는 둘레길을 굳이 걸을 필요가 있을지 고민 중으로 같이 신청한 목요방 선수와 얘기해 보고 결정할 생각이다. 산행 준비는 평소와 같고, 등산화와 트레킹화 중 선택은 당일 아침에, 당연히 사당역표 김밥도 사 간다. 하산주는 주차장에서 400여 미터 떨어진 '뚜부카페'라는 두부 전문점에서 할 예정이다. 다만, 주차장에서 출발하기 전 전화로 영업 여부를 확인하고, 플랜 B는 700m 거리의 '동서네낙지 서동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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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과음 덕택인지, 5시 알람에 놀라 자리에서 일어나, 아지트에서 볼일을 보며, 밤사이 변한 게 있는지 확인했다. 산행계획 및 참석자는 변함이 없다. 그리고 당일 구름이 많이 낀 흐린 날에 기온은 27℃~31℃로 전날 예보보다 1℃~2℃가량 높고, 바람은 또한 3㎧~4㎧로 하루 전보다 강하다. 그리고 소나기가 없어졌다. 변동 사항을 확인한 후 끓인 누룽지로 아침을 먹고 준비해 둔 배낭을 둘러메고, 등산화 대신 트레킹화를 5시 45분경 집을 나서 열차로, 사당으로 가기 위해 구산역으로 갔다. 그리고 6시 43분경 사당에 도착해 개찰구로 나가 즉석 빵집에서 김밥 한 줄을 샀다. 지난 목요일과 달라진 게 있다며, 그전까지는 알루미늄 포일로 싼 거라면, 이제는 정식 상품으로 판매할 생각인지 포장지로 쌌다는 거다. 그리고 즉석 빵 프랜차이즈와는 다른 브랜드인 거 보면, 공급업체가 다른 듯하다.
김밥을 바람막이 주머니에 넣고, 1번 출구로 나가, 공영주차장 버스 전용 공간으로 가자, 7시 사당 출발 네 대의 버스가 대기 중이고, 익산 미륵산행은 끝의 가운데 정차해 있어, 그곳으로 가, 배낭을 멘 채 버스에 탔다. 그리고 배낭을 아래에 내려놓자, 발을 놓을 공간이 좁아 대단히 불편하다. 이 상태로는 익산까지 가는 동안 다리가 망가져, 산행을 못 할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해서 어떻게 할지 고민하다가, 일단 슬링백과 물가방을 짼 후 비행기처럼 배낭을 앞좌석 아래로 밀어 넣어봤다. 잘 들어가는 게 딱 맞다. 속으로 '유레카'를 외치고 앞으로, 계속 이렇게 하기로 했다. 와중에 신발을 벗고 배낭에 발을 올려놓으면 되니, 따로 슬리퍼를 챙길 이유도 없다! 7시 정각 출발한 버스는 양재와 죽전, 신갈에서 나머지 승객을 태우고 들머리인 익산 서동공원 주차장을 향해 달리는 차 안에서 책을 보다가 잠이 들었다.
실내등이 켜지고 버스의 속도가 줄어드는 느낌이 들어 깨어보니, 휴게소다. 그리고 인솔 대장이 마이크를 잡고 20분 휴식한다고 방송했다. 당연히 ‘천안논산고속도로’의 정안이나 탄천 정도로 생각하고 정신을 차리고 내려서 보니, 안성이다! 깜짝 놀라 시계를 보니, 아직 8시도 안 됐다.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나, 버스에 내려, 화장실에 들른 후 당연히 볼 것도 없는 서울 근교 휴게소라, 바로 버스로 돌아왔다. 그리고 곰곰이 생각해 보니, 승객 중 누군가 볼일이 급했던 듯하다. 버스가 출발하자, 인솔 대장이 코스 소개 등은 도착 10분 전에 하겠다며, 푹 쉬라고 한다. 해서 다시 잠을 청해 대장의 마이크 소리에 깼다. 들머리인 서동공원 주차장이 멀지 않다. 이번 산행은 ‘무왕길’이라는 둘레길을 포함하는 A와 둘레길이 빠진 B의 두 개 코스다. 그리고 A 코스는 서동공원을 기준으로 반시계 방향 환 종주다. 시계방향으로 돈다고 뭐랄 사람도 없지만. B 코스는 미륵사지를 들머리로, 서동공원을 날머리를 하는 시계방향 산행이다. 말인즉 안내산악회 계획은 A와 B가 서로 반대 방향으로 달린다.
인솔 대장이 B 코스도 서동공원을 들머리로 해서 미륵사지를 날머리를 하는 반시계 방향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서동공원에 승객을 내려준 버스는 미륵사지로 가 마감, 한 시간 전에 서동공원 주차장으로 출발한다. 그렇게 하는 건 미륵사지에서 미륵산 올라가는 게 거의 지옥이라, 그나마 거꾸로 하는 게 쉽고, 식당이 미륵사지 주변에 많다는 게 이유다. 그리고 코스가 짧아 환 종주하는 A 팀도 미륵사지 주변 식당에 들른 후 출발해도 충분하다고 했다. 그런데, 인솔 대장의 코스 추천 설명을 이해하지 못한 승객이 '왜, 멋대로 공지를 바꾸냐?'라고 이의를 제기했다. 대장의 말을 잘 새겨보면, 코스가 바뀐 건 없다. 원하는 등산객은 공지대로 미륵사지에서 서동공원으로 가면 된다. 어눌한 설명과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는 두 노인네 간의 언성이 높아지는 상황이 잠깐 벌어졌다 그리고 조금 있다가 버스는 서동 공원 주차장에 도착했다. 참고로 계획을 보면, 서로 반대로 도나, 지도를 보면 화살표는 같은 방향으로 돌고 있으나, 설명은 미륵사지를 B 코스 들머리로 표기하고 있다. 말인즉 개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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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시각 9시 36분 A 코스 기준 6시간 30분이 주어지니, 마감은 16시 10분이라고 공지하는 인솔 대장의 말을 들으며,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늘 그랬듯이 등산 앱의 트랙 기록을 시작한 후 GPS 동기화가 될 때까지 주변을 둘러봤다. 이후 두 등산 앱의 지도로 고도를 확인했다. 먼저 확인한 산길샘은 결과적으로 동기화에 문제가 있는지 120m로 생각보다 꽤 높아 좋아했다. 그리고 산경표는 67m로 생각보다 낮다. 그런데, 당시에는 산길샘만 제대로 확인하고 산경표는 이미지 캡처는 했으나, 제대로 높이를 확인하지 않아, 서동공원의 높이를 대략 120m대로 알고 앞서가는 선두를 따라 산행을 시작했다. 미륵산의 높이가 430m니, 산길샘 기준 고도차는 310m에 불과하다. 그렇게 알고, 생각보다 쉬운 산행이라 생각하며, 일단 계단에 올라서자, 거의 산책로 수준 아니, 동네 주민의 산책로로 용화산으로 가며 왼쪽을 보니, 우뚝 솟은 봉우리다. 좀 낮아 보이기는 하나, 아무리 봐도 미륵산이라 기록으로 남겼다.
산책 중인 마을 주민과 인사를 나누며 교행해 앞서가는 일행의 뒤를 따라가는데, 음성으로 알려주는 산길샘의 15분 단위 정보에 의하면, 현재 고도가 80여 미터라는 거다. 아니, 아래 서동공원이 120m였는데, 최소 수직으로 50여 미터를 올렸는데, 높이는 더 낮아졌다. 해서 산길샘의 첫 동기화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걸 알았다. 그런데, 이 산책로는 갈림길은 시가 세운 이정표, 거리는 119에서 세운 이정표로 확인할 수 있다. 다만, 119 이정표는 용화산을 기준으로 한 거라, 모든 방향에서 용화산으로 향해, 전체 거리는 알 수가 없어, 그건 갈림길 이정표를 참고해야 한다. 물론 고도는 비록 정확하지는 않으나, 두 등산 앱으로만 확인할 수 있어, 남은 거리와 높이를 알기 위해 수시로 두 앱을 확인했다. 두 앱의 차이는 산경표는 정규 등산로 또는 주요 등산로만 나오나, 산길샘은 동네 뒷산답게 수많은 등산로를 다 표기했다. 그로 인해 길이 더 헷갈려, 주로 산경표에 의지했다.
등산 앱을 확인하다가, 갑자기 미륵산이 금강기맥에 속한다는 게 기억났다. 해서 현재 가고 있는 능선이 기맥 상에 있는지 산경표로 확인했다. 그런데, 산경표는 ‘금강기맥’이 아니라, ‘신금강정맥’이고, 그 지맥에 들어서려면, 왔던 만큼 더 가야 했다. 그리고 동네 뒷산답게 우회로를 만들 수 있으면, 조금만 높아도 우회로다! 산꾼이야 당연히 그 우회로를 버리고 바위 언덕을 넘었다. 그리고 조금만 경사가 급하고, 길 상태가 좋지 않으면, 좌우로 나무 기둥을 땅에 박고 그 기둥을 밧줄로 연결해 잡고 오르내릴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다. 어쨌든 초반에 역시 산책로 했으나, 산책로로는 꽤 험한 구간도 몇몇 있다. 그런 상태의 등산로로 고지에 올라선 후 앱으로 현 위치를 확인했다. 금강기맥이 멀지 않았고, 현재 고도는 220m로 342m의 용화산까지는 수직으로 120m가 넘게 더 올려야 했다. 이후 다시 가쁜 숨을 몰아쉬며 고지에 오르자, 쉼터다. 산책 나온 사람에게는 꼭 필요한 위치로 적재적소다. 그건 그렇고, 또 얼마나 올라왔는지 궁금해 다시 앱을 확인했다.
용화산까지는 수직으로 80m가량, 그리고 코 앞이 금강기맥이다. 해서 동영상을 촬영하며 올라, 과거 헬기장이라 생각되는 평지에 도착했다. 헬기장치고는 너무 넓어, 혹시 밭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그 한쪽에는 의자가 있는 쉼터로, 산책 나온 동네 주민이 쉬고 있다. 오른쪽은 맥 종주꾼이 아니면 찾지 않는 등산로라 수풀이 우거져 잘 보이지 않지만, 수풀 사이 기맥 등산로가 아래에서 올라온다. 그에 반해 기맥인지 지맥인지는 알 바 아닌 맥 위의 산책로는 아주 뚜렷하다. 그런데, 지맥 합류 지점이 통신 불통 지역이라, 앱으로 확인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려, 확인하는 걸 포기하고 길을 재촉했다. 그리고, 지도상으로는 용화산이 멀어 봉화산은 아닌 또 다른 고지가 있어, 가쁜 숨을 몰아쉬며 동영상을 촬영하며 올랐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용화산' 표지라, 깜짝 놀랐다. 정상에는 무덤이 있고, 한쪽에는 역시 산책하는 주민을 배려한 의자가 있는 쉼터로, 역시 몇 사람 쉬면서 간식을 먹고 있다.
인증을 남길까 하다가, 주변에 찍어 줄 사람도 없고, 삼각대를 꺼내는 것도 귀찮아, 바로 다음을 향해 출발했다. 그런데, 정상 표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아리랑고개, 2.6km' 이정표다. 인솔 대장이 아리랑고개에 관해 많은 얘기를 했는데, 뭔지 전혀 기억이 안 나지만, 어쨌든 중요한 고개라는 건 알겠다. 와중에 허기도 지고, 갈증도 나, 두 조각의 오지 중 하나를 꺼내 먹으며 가다가 다음 목적지가 궁금해 앱을 확인했다. 그런데, 두 앱에 의하면 용화산을 아직이다. 와중에 산경표와 산길샘이 가리키는 용화산도 다르다. 고로 지자체, 산경표, 산길샘 각각 용화산을 정의하고 있다. 그럼, 이 능선 위에 최소 3개의 봉우리가 있다는 거다. 그런데, 정확히는 지맥, 즉 능선이 아니라, 그 아래로 가면서 능선에 설치된 철조망을 보고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왼쪽이 군부대로 가장 정확한 용화산의 위치는 산경표가 맞는듯했다. 다만 거기를 군부대가 차지고 있어, 지자체와 네이버 지도는 부대 밖의 봉우리를 용화산을 지정한 듯했다.
와중에 진정한 용화산 정상이 멀지 않아 보여, 동영상을 촬영하며 가, 10시 33분 군부대 철조망 내의 전망대에 도착했다. 정상은 전망대에서 더 올라가야 하나, 지맥꾼이 망가트린 거로 생각되는 철조망을 넘어 전망대에 선 거로 만족하고, 정상까지는 넘보지 않기로 했다. 군부대 내의 바위 전망대에 서자, 왼쪽으로 가야 할 미륵산과 능선이 한눈에 보이나, 날이 흐려 흐릿하다. 세 개의 봉우리 중 제일 높은 왼쪽 끝이 미륵산 정상, 나머지 두 봉우리 중 오른쪽 끝 봉우리 뒤에는 통신대가 차지했는지 희미하게나마 높게 솟은 통신 안테나가 보인다. 그리고 직진 방향으로 바로 보이는 봉우리가 산길샘 용화산, 즉 네이버 지도의 용화산이고, 오른쪽 끝 봉우리가 왕복해야 하는 용리산이다. 돌다리도 두들기라는 신조에 따라, 두 앱으로 확인 사살했다. 맞다. 당연히 산길샘 용화산도 무시할 수 없어, 역시 동영상을 촬영하며 가, 정상이라 생각되는 곳에 멈춰 역시 지도로 확인했다.
다시 길을 재촉하자, 아리랑고개 갈림길이다. 지도에 의하면 길이 아주 복잡하고, 용리산에 가기 위해서는 고개로 내려갔다가 다기 올라와야 한다. 왕복도 짜증 나는데, 내려갔다가 올라와야 한다는 게 마음에 안 들었다. 그래도 주요 봉우리 중 하나라, 왕복하기로 하고 고개로 내려갔다. 그런데, 예상외의 갈림길이다. 역시, 산책로를 만들 줄 아는 지자체로, 다시 올라오지 않고 고개에서 바로 아리랑고개로 갈 수 있는 갈림길을 만들었다. 당연히 두 등산 앱에는 없는 갈림길이다. 여기를 기점으로 용리산 왕복이라, 도대체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 궁금해 현 위치를 기록으로 남겼다. 서동공원 기준 여기까지 4.330km, 1시간 6분 49초가 걸렸다. 사실 거리가 중요하지, 시간은 큰 의미가 없으나, 정보가 있으니, 비교해 보기로 했다. 그리고 위의 전망대에서 이미 확인했듯이 완만한 경사의 능선으로 가, 10시 50분 용리산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에는 돌에다 매직으로 쓴 '용리산' 정상석과 오랜만에 보는 반바지의 ‘용리산, 306m’ 명패가 있다. 나무에 매달아 놓은 게 바닥으로 떨어진 듯하다. 그런데, 지맥에서 벗어난 봉우리에 반바지의 명패라 의외다!
아리랑고개 갈림길에서 위치를 확인했으니, 용리산 정상에서 확인하면 거리와 대략적인 소요 시간을 알 수 있다. 서동공원 기준 4.920km, 1시간 16분 34초가 걸렸다. 아리랑고개의 기록을 빼면, 0.590km, 소요 시간은 10분에서 15초가 부족하다. 그럼, 왕복 1.18km에, 19분 30초가 걸린다는 얘기다. 물론 내 걸음이다. 완만한 능선이라 그런지 300m 내외로 생각했는데, 왕복 1km 넘어서 놀랐다. 진즉에 알고 있었으면, 1km가 넘으면 왕복하지 않는다는 신조에 따라 용리산은 버렸을 수도 있었다. 그런데, 웃기는 건 아리랑고개 갈림길보다 높이도, 8m가량 낮다는 거다. 그 모든 걸 기록으로 남기고 갈림길로 돌아가, 11시 정각에 도착했다. 10시 52분에 떠났으나, 이번에는 8분이 걸렸다. 그래서 시간은 큰 의미가 없다는 거다. 사실 난 이 갈림길이 아리랑고개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니어서 약간 당황했다. 어쨌든 가끔 급경사도 있는 지맥 위로 난 등산로를 따라 1.6km 거리의 아리랑고개로 향하다가, 조금 더 가깝게 보이는 미륵산 삼봉과 등산로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기기도 했다.
앞서가는 두 등산객은 우리 일행으로 보이는데, 선두는 아니고, 용리산을 버린 사람들인가? 그들을 추월해, 11시 18분 등산로가 오른쪽으로 꺾이는 곳에 '정찰감시'라는 안내문(?), 경고문(?)이 서 있다. 무슨 뜻일까? 어쨌든 이름은 모르나 고개가 멀지 않아 보여, 동영상을 촬영하며 가, 11시 23분 차량이 다니는 도로에 도착했다. 임도는 아니고, 지방도로 보인다. 해서 앱으로 확인했다. '다듬재'라 그럼, 아리랑고개는? 이 글을 쓰며 찾아보고 안 사실인데, '아리랑고개'가 '다듬재'다! 그리고 도로는 '아리랑로'다. 도로를 건나, 다시 숲으로 들어서니, 그 입구에 ‘거인산악회, 기맥종주대’에서 만들어 매단 '다듬재' 명패가 있다. 그걸 기록으로 남기고, 이 능선을 따라 올라가면 이번 산행 최고 목표인 미륵산이라는 것에 만족했으나, 고개의 높이가 126m에 불과해 높여야 할 고도가, 300m가 넘는다는 것에 약간 짜증 났다. 산 자체가 힘들거나, 높지는 않으나, 후덥지근한 날씨에 벌써 지쳤다. 이미 입고 있는 모든 건 땀으로 빨래했고, 수건 또한 다르지 않다.
이번 산행 마지막 깔딱이라 생각되는 급경사를 가쁜 숨을 몰아쉬며 올라가는데, 갑자기 메시지가 왔다는 알람이 울린다. 만사가 귀찮은데, 메시지라 짜증 내며 확인했다. 누군지 모르는 사람이 보낸 '잘 지내보자'라는 유혹의 메시지라, 증거를 위해 캡처하고 차단 후 스팸 신고를 했다. 그리고 잊고 있다, 사진을 정리하다가 헐벗은 여자가 있어 깜짝 놀라 뭔지 봤다. 애마부인으로 스팸 신고하고 차단한 사용자다. 헐벗은 애마 부인이 친하게 지내자고 보낸 메시지라는 걸 알았으면, 차단이나 신고는 안 했을 텐데?! 산행 중 지치고 힘들면 자주 확인하는 게, 남은 거리와 높이라, 미륵산 정상까지 가는데, 대여섯 번 확인한 듯하다. 와중에 통신 불통 지역도 있어, 네이버 지도는 쓸모가 없는 장소도 있다. 그리고 11시 38분경 앞에서 인기척이 들려, 유심히 살펴보니, 미륵산성에서 내려오는 한 쌍이다. 분위기로 봐서 산성 위로 왔다가 끝에서 내려오는 거다. 해서 그들을 보내고, 나는 반대로 여기서 산성으로 올라갈까 하고 위를 쳐다봤다. 오르는 게 어려운 건 아니나, 땀에 흠뻑 젖은 옷가지가 걸리적거릴 거 같아 포기하고 산성을 따라 위로 갔다.
암릉의 특징이 동서남북 네 면 중 최소 한쪽은 방해물이 없어, 전망대가 되듯이, 산성 또한 암릉과 비슷하다. 특히 성이라는 게 적을 빨리 발견하는 게 좋아, 시야를 가리는 건 최대한 없애는 게 정상이라, 전망대로써 최고다. 미륵산성 또한 다르지 않아, 여기까지 달려온 반대편인 용화산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 능선을 보고 있으면, 지자체, 산경표, 산길샘 등이 왜 각자 정상을 다르게 선정했는지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고만고만한 높이의 봉우리가 거의 평지 수준의 능선 위에 볼록볼록 솟은 모습이다. 뒤로 돌아, 잘 보이지 않지만, 최대한 눈을 크게 뜨고 그걸 관찰하고, 기록으로도 남겼다. 그리고 다시 길을 재촉하다가, 남은 거리가 궁금해 또 앱을 확인했다. 생각보다 많이 올라와, 올려야 할 고도가 많이 줄었다. 그래도 최소 150m 정도는 올려야 하지만! 숫자로 표기되는 GPS의 높이가 아니라, 등고선으로 높이를 확인하는 게 더 정확하다는 걸 경험을 통해 습득해 요즘은 아예 숫자는 안 보고 등고선 숫자를 세는 게 습관이 됐다.
지도로 올려야 고도와 정상까지 남은 거리를 예측하고 다시 길을 재촉했으나, 역시 마지막 깔딱답게 쉽지 않다. 와중에 습도가 높은 흐린 날씨와 높은 기온은 사람을 더 쉽게 지치게 만들어 걷는 거 자체가 고역일 지경이라, 5분 정도 오른 후 다시 남은 거리를 확인했다. 등고선으로 보면, 정확히 300m 위치에 서 있다. 고로 남은 높이는 140m가 조금 더 된다. 물론 GPS 숫자로는 266m에 불과한 높이에 있다. 그 위치에서 목요방 동지를 만나, 암릉에 쪼그려 앉아, 물 한 금 하면서 휴식했다. 이후 다시 걸음을 재촉해 정상을 향해 가는데, 왼쪽 울창한 숲 사이로 정상이 얼핏얼핏 보이기 시작한다. 멀지 않다는 얘기다. 하지만, 그만큼 숨은 더 가빠온다. 해서 가던 길을 멈추고, 숨을 고르는 동안, 다시 앱을 확인했다. 주 능선까지 50여 미터만 올리면 된다. 끝이 보인다는 얘기라, 동영상을 촬영하며 올라가자, 암릉과 돌길이 혼합된 전형적인 한국 산의 능선이 나타났다. 와중에 군산 비행장에서 이륙한 전투기 소음이 더 정신을 못 차리게 한다. 거기다 조금 전 지나온 사격장에서 들리는 총포 소리까지!
12시 59분경 울창한 숲 사이로 하늘이 보이는 게 능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 해서 남은 힘을 끌어모아 동영상을 촬영하며 위로 올라, 12시 정각 주 능선에 올라설 수 있었다. 주 능선에 도착한 첫인상은, 이정표도 없고, 길도 희미한 시골길을 헤매다가 고속도로에 올라선 느낌으로, 숲을 뚫고 온갖 고생을 다 하며 정상 가까이 올라왔더니, 여기는 차가 다닌다는 배신감이다. 어쨌든 용화산 갈림길 바로 옆 바위 전망대는 지금까지 달린 용화산 방향의 최고 조망처다. 문제는 날이 흐려 가까운 용화산마저 제대로 감상할 수 없다는 거. 그래도 최대한 감상하고 기록을 남겼다. 이후 앱으로 현 위치를 검증한 후 좌회전해 앞에 보이는 미륵산으로 향했다. 그런데, 그 길목의 왼쪽 숲의 나무에 '장군봉, 210m'라는 누군가 만들어 매단 이정표가 눈에 띈다. 정황상 미륵산 정상을 가리는 키는 거로, 미륵산 정상이 과거, 아니면 아직도 '장군봉'으로 불리는 듯했다.
아주 당연한 얘기로 가면 갈수록 울창한 숲 사이로 미륵산, 즉 장군봉의 더 뚜렷한 모습이 보여 그걸 기록으로 남기기도 하며 가다 보니, 갑자기 허기가 진다. 물론 갈증도. 해서 나머지 한쪽의 오이를 꺼내 먹으며 정상으로 향했다. 그리고 12시 8분경 정상이 멀지 않아 보이는 곳에서부터 동영상을 촬영하며 올라, 12시 9분 미륵산 정상인 장군봉에 도착했다. 미륵산 정상석과 삼각점을 가운데, 두고 둥글게 목책을 두르고, 그 밖은 원형으로 두른 갑판 등산로와 그 끝에는 일정한 간격을 두고 의자를 놓아 등산객이든 산책하는 주민이든 쉴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그리고 우리 일행 둘이 그 의자 중 하나에 자리를 잡고 점심을 먹고 있어, 먼저 정상석을 기록으로 남긴 후 주변을 둘러보며 눈에 띄는 건 모조리 사진에 담았다. 그리고 조금 후 도착한 목요방 선수와 서로의 인증을 남긴 후 정상을 떠나, 미륵사지로 하산을 시작했다. 그런데, 정상에서 내려가자, 이번에는 따가운 햇살을 막아주는 숲속의 쉼터고, 이미 점심시간이라, 각자 준비한 점심을 먹고 가기로 했다.
당연히 사당역표 김밥으로 배를 채우고 충분한 휴식도 한 후 다시 길을 재촉해 미륵사지로 향했다. 그런데, 곳곳에 ‘임시 등산로’ 안내문이 나무에 걸려 있고, 임시 등산로로 안내하는 금줄이 설치되어 있다. 뭐 하는지 궁금해하며 내려가자, 인부 둘이 기존 등산로를 막고 있어, 이유를 묻자, 갑판 계단 설치 작업이란다. 밀양 시장아! 등산로 공사는 이렇게 하는 거다. 입장료에 눈이 뻘게지는 게 아니라[산행기], 우회로를 제공한 후 하는 공사! 그 모습을 기록으로 남기고, 다시 길을 재촉하는데, 갈림길이다. 아무 생각 없이 왼쪽으로 내려가다가 갑자기, 장군봉 조금 아래에서 미륵사지로 내려가는 길과 금강기맥은 분리된다는 게 기억나, 앱을 확인했다. 맞다! 우리는 직진해야 한다. 해서 조금 앞서가던 일행을 불러, 갈림길로 돌아가 직진했다. 그리고 만난 전망대에서 그동안 보지 못했던 반대편의 익산 시내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겼다. 물론 흐려서 사물조차 구분되지 않는 사진이다.
그리고 50여 미터를 내려가자, 바위 전망대다. 위의 울창한 숲이 방해했던 전망대와는 조망이 달라 보여, 당연히, 그 위로 올라갔다. 그런데, 생각 외로 정상이 평평해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고, 한국 산의 바위에서는 많은 여기저기 우물이 보인다. 말인즉, 쉰움산의 오십정만 특이한 게 아니라는 거다. 사진의 왼쪽 위로 보이는 희미한 물줄기가 만경강이다. 바위 전망대는 다를 거로 생각했는데, 역시 울창한 숲의 방해 속에 기록을 남기고, 바위에서 내려와 미륵사지로 향했다. 그리고 그 길에서 왜 인솔 대장이 B 코스를 공지와 달리 들머리와 날머리를 바꾸라고 권했는지 명확히 알았다. 그야말로 계단 지옥이다. 거의 미륵사지에서 미륵산, 즉 장군봉까지 수직으로 300m 가까이 계단이다. 하다못해 내려가는 우리도 계단에서 빠져나와 비정규 등산로로 갔을 정도다.
12시 51분 사자암 갈림길에 도착해 사자암을 왕복할 생각으로 좌회전해 숲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로 갔지만, 위험하다는 이유로 금줄로 길을 막아, 뒤돌아 와, 사자암 방문에 실패하기도 하며, 길을 재촉했다. 그렇게 길을 가, 1시 10분 구룡마을 갈림길 이정표를 지나, 우회전해 1km 남은 미륵사지로 향했다. 그런데, 당시에는 몰랐지만, 서동공원으로 가는 백제 무왕의 이름에서 딴 ‘무왕길’은 여기서 시작된다. 고로 이 갈림길로 돌아와야 한다. 어쨌든 동영상을 촬영하며, 미륵사지로 향해, 1시 14분 도착했다. 미륵사지에서 유명한 서탑과 그 복구 모습이라 생각되는 동탑, 그리고 여기저기 흩어진 미륵사의 흔적을 모아놓은 걸 기록으로 남긴 후 씻기 위해 화장실로 갔다. 애초 산행 종료 후 씻을 생각이었으나, 여기서 호동공원까지 5km를 가는 동안 더위를 피하고자 옷을 입은 채 씻고 가기로 했다. 당연히 공원에 도착할 즈음에 다 마를 거다.
초가로 만든 화장실에서 서로를 도와 깨끗이 씻고, 옷도 빨아 입은 후 화장실에서 나와, 근처 정자에 쉬면서 정상에서 얼어서 못 마신 일행이 가져온 막걸리를 마셨다. 와중에 다리에 문제가 있어, 산행하지 못한 인솔 대장을 만나, 막걸리를 권했으나, 술을 안 마신다는 얘기에 대부분을 내가 마셨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미륵사지의 유명한 탑을, 미륵산을 배경으로 사진에 담은 후, 인솔 대장이 알려준 대로 미륵사지를 떠나, 전북과학고 방향으로 가다가, 길을 몰라 헤매고 있는 두 여성과 합류해 서동공원으로 향했다. 그런데, 구룡마을 입구까지는 숲을 지나는 둘레길이나, 거길 벗어나면 아스팔트 포장도로 서동공원까지 가야 했다. 와중에 전북과학고까지 가는 길목에 식당이 있었으나, 서동공원 근처에서 먹기로 했다. 하지만, 그게 이번 산행의 가장 큰 실수였다. 어쨌든, 2시 정각 미륵산 둘레길 안내도에 도착해 그걸 잠깐 검토하고 길을 재촉했다. 와중에 이정표가 생각보다 많지 않아, 남은 거리를 확인하기 위해 수시로 두 앱의 지도를 확인했다.
안내도를 떠나, 가쁜 숨을 몰아쉬면 급경사를 올라가자, 구룡마을 갈림길 이정표다. 고로, 이 이정표를 기준으로 미륵사지 주변을 한 바퀴 돈 거다. 거기서 우회전 숲으로 들어가, 전북과학고 뒤를 지나, 2시 17분 임도에 도착했고, 거기서부터가 둘레길 안내도와 이정표 기둥의 대나무숲이다. 그런데, 일단 마을로 들어서자, 그나마 보이던 이정표도 없어졌는데, 길은 생각보다 복잡해, 갈림길에서는 가던 길을 멈추고 뒤에서 따라오는 두 여성 우리 시야에 들어오는 걸 확인하고 가기를 반복했다. 물론 우리도 길 확인은 두 앱의 지도에 의지했다. 2시 24분 도로로 들어서, 이후 서동공원까지 도로다. 와중에 이정표에 익숙한 지명이 보여 그걸 기록으로 남기기도 하고, 왼쪽으로 보이는 서동공원부터 미륵사지에 이르는, 즉 오늘 우리가 달린 능선이 보여 그것도 기록으로 남기며 갔다. 2시 32분 구룡마을 표지석을 지나, 금강기맥 용화산부터 아리랑고개까지 왼쪽의 공용하기 사격장 접근을 막는 능선에 설치된 철조망의 주인인 천마부대를 지나기도 했다.
두 앱의 지도에 의지하며 길을 재촉해 2시 24분 ‘금마저수지’에 도착했다. 이 저수지를 따라가면 환 종주의 기점이자 종점인 서동공원이다. 말인즉 다 왔다. 해서 저수지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기며 공원으로 향하는데, 저 앞에 송어횟집이 보여, 핸드폰의 지도 앱으로 주변에 다른 식당이 있는지 확인했으나, 없다! 고로 여기서 하산주를 마시지 않으면, 공원 도착 후 사전에 파악한 '뚜부카페'까지 다시 가야 한다. 현재 시각 2시 46분 마감인 4시 10분까지는 1시간 24분 남았다. 해서 뒤에서 따라오는 두 여성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의사를 물었다. 그런데, 그중 한 명이 회를 싫어한다는 얘기에 식당으로 접근해 창 붙인 메뉴를 살펴봤다. 송어회 외에 새우매운탕이 있다. 아마 금마저수지에서 잡은 민물새우로 만든 게 아닐까? 해서 새우매운탐으로 늦은 점심을 먹기로 하고 '폭포송어횟집'으로 들어갔다.
우리가 막 식당으로 들어가자, 익산 시민으로 보이는 한 팀이 막 식사를 끝내고 자리에서 일어서고 있는 게, 동네 맛집인 듯해, 기대하며 자리를 잡고 앉아, 새우매운탕 큰 거와 이슬이, 맥주로 하산주를 마셨다. 그런데, 새우매운탕의 주재료가 새우가 아니라, 시래기다. 그런데, 그 시래기에 네 명 다 만족했다. 나중에는 시래기만 추가할까 생각하다가, 산행 마감까지 얼마 남지 않아, 포기하고 식당에서 나와 시계를 보니, 마감까지 14분 남았다. 해서 서둘러, 산악회 버스가 기다리는 서동공원 주차장으로 향했는데,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더 멀다. 해서 중간에 뛰기도 하며, 인솔 대장에게 10분 정도 늦을 거 같다고 전화했다. 그리고 혹시 우리가 버스를 찾아 헤맬까 봐 주차장 입구로 마중 나온 인솔 대장을 만나, 같이 버스로 향해 도착한 시각이 4시 13분이다. 그런데, 버스 시간으로는 4시 12분이라, 지각치고는 양호한 2분 늦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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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 13분 산악회 버스가 서울을 향해 출발한 후 정신없이 버스에 타느라, 등산 앱인 산길샘 '기록 마침' 버튼을 누르지 않았다는 걸 깨닫고, 바로 핸드폰을 꺼내, 눌렀다. 해서 산행 후 버스를 탄 지점부터 기록을 마친 지점까지 계산해 보니, 대략 700m가량이라, 기록에서 700m를 뺐다. 그런데도 도상거리는 21.5km, 실제 거리는 22.4km 정도로 산악회 공지와는 엄청난 차가 난다. 램블러에 GPX를 올린 후 따라가 봤다. 대략 한 시간가량 식당에서 하산주를 겸해 늦은 점심을 먹는 동안, 등산 앱의 GPS가 5km 정도를 멋대로 돌아다녔다. 이거 때문에 램블러에서 산길샘으로 갈아탔는데, 역시 마찬가지로 휴대폰의 문젠가? 어쨌든 실제 거리는 그걸 뺀 17km 정도다. 기록 마침을 누른 후 바로 잠을 청해 깨어보니, '정안알밤 휴게소'로 현재 시각 5시 7분으로 올 때와 같이 갈 때는 승객 중 누군가 급했던 듯하다. 버스에서 내려 볼일을 본 후, 다시 잠을 청해 죽전에 정차한다는 인솔 대장의 안내방송에 잠을 깼다. 그리고, 6시 39분 양재 국립외교원 앞에 정차한 버스에서 내려 지하철로 집으로 향해, 7시 반경 도착하는 거로 최종 산행을 마감했다.
대기업 안내산악회 익산 미륵산행 계획에 따라 ‘서동공원 주차장 → 서동공원 → 용화산 → 능선 삼거리 → 용리산(왕복) → 능선 삼거리 → 아리랑고개 → 미륵산성 → 미륵산 → 미륵사지 → 무왕길 → 서동공원'의 17km(산길샘) 환 종주 코스를 6시간 37분 동안 달렸다. 이동 5시간 15분, 휴식 1시간 24분! 하산주에 정신이 팔려, 3분 지각!
조망이 좋지 않을 정도로 흐린 날이었으나, 폭염 특보 발효 중에 습도가 후덥지근한 날씨라, 산이 험해서가 아니라, 불볕더위 때문에 쉽지 않은 산행이었다.
날만 좋았다면, 멀리는 서해까지 많은 걸 조망할 수 있는 산이었으나, 날씨의 방해로 미륵산과 용화산 서로를 조망하는 것도 쉽지 않은, 미련이 남는 산행이다.
새우 매운탕과 함께 한 하산주에 정신이 팔려, 시간을 지체하는 바람에 막판에는 뛰어서 주차장까지 가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덕분에 3분가량 지각으로 끝낸 건 그나마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