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도 썼던 내용이 중복되는 경우도 있고, 새로운 내용을 추가한 것도 있습니다.
펩의 바이에른 뮌헨을 요약하면
펩의 티키타카 + 하인케스의 전술이 결합된 새로운 형태라고 보시면 될거 같습니다.
<그림1>
1.패스 간격을 좁혀라 (위 그림은 좌측에서도 동일한 논리가 적용됩니다)
'티키타카'의 핵심은 선수들 간의 패스 간격을 좁히는 겁니다.
특히 공을 잡지 않는 선수가 공을 소유하고 있는 선수 쪽으로 향하면서(빈 공간을 향해서) 패스 간격을 좁히는 거죠.
지공 플레이가 안 되는 팀들 대부분은 이러한 원리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다만 펩의 티키타카의 특별한 점은, 선수들이 톱니바퀴가 돌아가는 것처럼 요소요소에 잘 배치되고 있다는 겁니다.
게다가 단순히 위에 그럼처럼 측면 근처에 있는 선수들 간의 간격 뿐만 아니라 필드 위의 모든 선수들이 간격을 유지시켜줘야 합니다.
왜냐하면 상대 압박이 너무 거세거나 수비가 촘촘하면 뒤로 공을 뺄 수도 있고, 아래에서 설명겠지만 방향 전환을 해야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서 11명이 하나의 유기체처럼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죠.
(물론 이건 모든 팀이 추구하는 것이지만, 상당수의 팀이 이렇게 하지 못 하고 있는게 현실입니다)
<그림 2>
2.전방 압박 (위 그림은 좌측에서도 동일한 논리가 적용됩니다)
패스 간격을 좁히는 이유는 공격과 동시에 방어를 하기 위함입니다.
간격을 촘촘히 해두면, 공을 빼았기더라도, 곧 바로 상대방을 둘러싸는 진영을 갖출 수가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이것이 펩의 축구를 설명할 때 흔히들 얘기하는 '전방 압박'이 되는 것이죠.
이건 워낙에 유명한 전술 중 하나이기 때문에,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위 두 가지 사실을 요약하면, 끊임없이 움직이면서 패스 간격을 좁히고, 패스가 끊기지 않도록 해서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높여라. 만약 공을 빼앗기면 그 자리에서 압박을 해서 볼을 커트한 후 다시 점유율을 찾아와라.
<그림 3>
3.방향 전환 (위 그림은 좌측에서도 동일한 논리가 적용됩니다)
전반기 10R 쯤 이후가 되면서, 바이에른 뮌헨 축구에 자주 보이기 시작한 전술 중 하나입니다.
위에서 설명했던 전술이 항상 잘 먹히는 것이 아닙니다.
펩이 오고나서,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수비 라인을 내리고, 수비 간격을 촘촘히 하는 팀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단순히 숏패스만으로 상대 수비진을 뚫어내는게 쉬운 일이 아니었죠
실제로 펩은 초반 DFL 슈퍼컵 ~ CSKA 모스크바 1차전 이전까지는 철저하게 숏패스 위주의 공격을 하면서 답답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CSKA 모스크바와의 1차전 때 펩은 자신의 스타일이 아닌 하인케스의 스타일대로 플레이를 했고, 3:0 대승을 거두었죠.
그 경기가 끝나고 제가 "하인케스의 향기가 느껴졌다"라고 말했었는데, 몇 일 뒤 펩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스타일이 아니라 하인케스의 스타일이라고 이야기 했었죠.
그리고나서 펩은 하인케스의 스타일과 자신의 스타일을 접목시키기 시작했고 그 중 하나가 방햔 전환입니다.
주로 공/중미에 서 있는 선수(위 그림에서 Bayern 4 or Bayern 5)의 패싱 능력에 의존하는 전술입니다.
여기에 들어가는 선수는 주로 크로스, 티아고, 부상 당하기 전 슈바인슈타이거였습니다.
※하인케스 & 펩 방향 전환의 차이점: 하인케스 때는 윙포워드나 윙백 선수가 주로 방향 전환을 시도해서 폭이 훨씬 넓었고, 좀 더 아래 부분에서 방향 전환이 이루어졌지만, 펩의 방향 전환은 공/중미 선수가 주로 하고, 좀 더 위에서 이루어집니다.
<그림 4>
4.다이렉트 전개 (위 그림은 좌측에서도 동일한 논리가 적용됩니다)
위에서 설명한 방향 전환의 연장선 상의 이야기입니다.
숏패스 위주로 공격을 하다보니 상대의 촘촘한 수비에 버거운 적이 여러 차례 있었기 때문에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서 공/중미 선수가 곧 바로 찔러주는 패스를 시도합니다.
이 때 공격 전개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나올 수 있습니다.
공/중미 → Bayern 2 → Bayern 3 슈팅
공/중미 → Bayern 3 → Bayern 2 슈팅
공/중미 → Bayern 1 → Bayern 2 슈팅
공/중미 → Bayern 1 → Bayern 3 슈팅
공/중미 → Bayern 2 슈팅
공/중미 → Bayern 3 슈팅
공/중미 → Bayern 1 슈팅
등등
아니면 다른 공/중미 선수가 침투해 들어가거나, 심지어는 윙백 선수가 오버랩핑을 깊게 해서 윙포워드 선수 대신 침투해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그림 5>
5.경기 중 3-4-3 포메이션 운영
바이에른 뮌헨 경기를 보다 보면 위와 같은 포메이션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전술은 주로 약체팀을 상대로 이루어지는데 (적어도 뮌헨에서는), 윙백 선수들을 동시에 오버랩핑 시킬 때 사용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공격 숫자를 더 늘릴 수 있는 장점이 있고, 사이드 쪽의 공격력을 극대화 시킬 수도 있죠.
이 때 Bayern 6 (주로 람)의 역습 대비 및 후방 지원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림 6>
6.역습 전개
펩이 뮌헨에 처음 오고나서는 숏패스 위주 + 점유율 축구를 구사했었는데, 경기력이 좋지 못 했습니다.
게다가 그것만 고집하다보니, 상대 팀이 어느 정도 대비를 할 수 있었죠.
그래서 펩은 경기 중에 라인을 내리고 플레이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고 닥수비 전술은 당연히 아닙니다.
전방에서 느슨한 압박과 느슨한 패스웍(패스 간격이 다소 넓음)으로 플레이를 하다 보면
상대방이 앞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게 의도된 것이 아니지 않냐라고 말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제가 볼 때는 의도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펩의 티키타카를 오래 봐온 사람은 펩의 패스가 그렇게 느슨할 수가 없다는 것을 잘 아실테니깐요)
그리고 이 전술의 핵심은 Bayern 6입니다. 주로 람이 섰던 자리죠
근데 펩이 이 자리에 티아고 알칸타라를 기용하려고 했던 이유는 티아고의 전진 롱패스가 매우 좋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티아고가 이 자리에 서면 수비시에 중원 장악력이 떨어져서 위험이 많죠
물론 도르트문트와의 리그 경기에서는 이 전술이 매우 효과를 발휘했습니다.
1:0으로 이기는 상황이었고, 도르트문트가 골을 넣기 위해서 라인을 매우 올리고 플레이를 했죠
그래서 교체로 티아고가 들어갔고, 후반 80분 이후에 이 전술이 제대로 먹혀 들어서 2골을 추가해서 3:0 승리를 챙겼었습니다.
참고로 함부르크와의 경기에서도 처음에 닥수비 위주로 나와서, 뮌헨이 이 전술을 사용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함부르크도 꽤나 점유율이 높았고 앞으로 많이 올라왔었죠. 결과는 3:1 승리였습니다.
7.최종 수비수 노이어
그림을 저렇게 그려서 그렇지, 노이어는 중앙 근처까지 올라오기도 합니다.
노이어가 사실상 뮌헨의 최종 수비수인 셈이죠.
확실히 펩이 오고나서 노이어가 할 일이 더 많아진거 같습니다.
위치 선정을 해서 최종적으로 볼 커트도 해야되고, 패스 전개도 할 줄 알아야 하죠(물론 창조적인 패스까지는 아니지만;;;)
※펩의 바이에른 뮌헨의 불안 요소
예전부터 말해왔지만, 라인을 올리고 강력한 전방 압박을 가동하는 경기에서는 뒷 공간이 털릴 위험이 많습니다.
리그의 약체팀들을 상대할 때는 역습을 허용해도, 결정력이 부족해서 위기를 넘길 수 있지만, 다른 강팀과의 경기에서는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최종 수비수 겸 골키퍼인 노이어가 어느 정도 커버를 치긴 하지만 한계가 있죠
그래서 저는 첼시, 레알 마드리드, 맨체스터 시티, 도르트문트 같은 팀들이 바이에른 뮌헨이 상대하기 가장 껄끄러운 팀일거 같습니다.
도르트문트와의 리그 경기는 대승을 거두긴 했지만, 부상자가 워낙 많았던 경기라서 챔스에서 만나게 되면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을거 같습니다.
첼시는 무링요가 워낙에 역습 전술에 능하기 때문에 설명 패스..
그리고 레알 마드리드는 호날도, 베일, 디마리아, 이스코 같이 드리블 및 슈팅이 좋은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단 몇 번의 찬스에서 골을 넣을 수가 있기 때문에 위협적이죠.
맨체스터 시티도 역습이 매우 좋은 팀이죠.. 32강 1차전은 완전 제압하긴 했지만, 2차전에서는 패배했죠.
당장 16강전 상대인 아스날도 선 수비 후 역습으로 나올거 같아서 불안한 면이 있죠....
첫댓글 정말 재밌게 읽었습니다, 이렇게 읽는것도 정말 흥미롭네요! 제가 약간 축구전술같은건 초보라서 자세히 모르는데 펩의 바르샤 시절이랑 지금의 뭔헨이랑은 크게 다른점들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