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회의 영원한 어머니 “복되신 동정 마리아”
2024.8.15.목요일 성모승천대축일(광복절)
묵시11,19ㄱ;12,1-6ㄱㄷ.10ㄱㄴㄷ 1코린15,20-27ㄱ 루카1,39-56
“오피르 황금으로 단장한 왕비,
당신 오른쪽에 서 있나이다.”(시편45,10ㄷㄹ)
오늘 화답송 후렴이 흥겹습니다. 작년 성모승천대축일 강론때는 강론중 광복절을 상기하며 애국가를 불렀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특히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대목을 부를때는 성가처럼 일치의 숙연한 분위기였습니다. 작년 이날부터 만세칠창을 하기 만1년 하루도 빼놓지 않고 기도하듯 바쳤습니다.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르지만 온전한 독립국가가 될 때 까지, 아마 죽는 그날까지 집무실의 ‘십자가의 예수님과 태극기’ 앞에서 기상후, 기상전 바칠 것입니다.
“하느님 만세!”
“예수님 만세!”
“성령님 만세!”
“대한민국, 한반도 만세!”
“가톨릭교회 만세!”
“성모님 만세!”
“성 요셉수도원 만세!”
성모승천대축일이자 광복절에 참 잘 어울리는 만세칠창으로 오늘 따라 더욱 마음에 와닿습니다. 올해는 ‘빛을 되찾았다’는 광복(光復) 79주년이 되는 광복절이자 ‘복되신 동정 마리아가 지상생애를 마친다음, 육신과 영혼이 함께 천상의 영광으로 들어 올림을 받았다’는 오늘 대축일은, 1950년 11월1일 교황 비오 12세의 사도헌장 <지극히 관대하신 하느님>을 통해 교황무류성으로 선언함으로써 믿을 교리로 지정됩니다.
광복 5년후 6.25사변중 1950년 제정된 성모승천대축일에서 하느님의 오묘한 섭리를 깨닫습니다. 대한민국은 물론 한반도의 수호성인이 복되신 동정마리아의 전구로 6.25 사변중에도 적화(赤化)되지 않았고 언젠가는 온전한 광복의 나라가 되리라 믿습니다. 우리 한민족의 영원한 수호자이자 어머니가 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입니다.
오랜만에 독립운동가이자 역사학자요 납북자인 정인보 작사에,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43세 가난하게 살다가 죽은 ‘보리밭’과 ‘나뭇잎배’를 작곡한 윤용하 요셉 작곡의 광복절 노래를 불러 봅니다.
1.“흙 다시 만져보자 바닷물도 춤을 춘다
기어이 보시려던 어른님 벗님 어찌하리
이날이 사십년 뜨거운 피 엉긴 자취니
길이길이 지키세 길이길이 지키세”
2.“꿈엔들 잊을 건가 지난 일을 잊을 건가
다 같이 복을 심어 잘 가꿔 길러 하늘 닿게
세계의 보람될 거룩한 빛 예서 나리니
힘써 힘써 나가세 힘써 힘써 나가세”
세계의 보람될 거룩한 빛, 구원의 빛은 대한민국 한반도 예서 나리라 믿습니다. 성모승천 대축일 아침 성무일도 아름다운 찬미가와 시편 후렴들도 새삼스런 감동이었습니다.
1.“태양의 빛입으신 동정녀시여 열두별 머리위에 꾸미신이여
저달을 발판삼아 우뚝서시니 환하게 빛나도다 당신의광휘”
5.“우리의 동정성모 성마리아께 영광의 화관씨워 드높이시고
여왕과 어머니로 세운삼위께 영원한 찬미찬양 있어지이다”
오늘 제1독서 묵시록과 제2독서 코린도 전서 말씀을 근거로 한 찬미가입니다. “맏물”(1코린15,23)이신 그리스도께서, 미완성의 상태로 이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이르게 될 완성을 보여주었으며, 이어 성모님의 승천이 구원된 우리의 미래를 분명하게 알려 주었습니다. 이제 우리가 바라보는 하늘은 그대로 예수님, 성모님이 승천하신 영적승리와 희망을 상징하는 하늘길, 하늘문이 되었음을 깨닫습니다. 다음 시편 후렴도 은혜롭습니다.
“기뻐하라, 오늘 동정녀 마리아, 하늘에 올림을 받으셨도다. 그리스도와 함께 영원히 다스리시는도다.”
가사들의 한결같은 특징은 ‘동정녀 마리아께서 하늘에 올림을 받으셨다’는 것입니다. 말그대로 하느님의 은총의 보답입니다. ‘동정마리아께서는 성부의 뜻과 성자의 구속사업과 성령의 모든 활동에 전적으로 헌신함으로써 교회를 위해 신앙과 사랑의 모범이 되심으로, 교회의 가장 뛰어나고, 유일무이한 교회의 전형이 되신 것입니다’(가톨릭교리서967항). 참으로 우리 믿는 이들의 영원히 보고 배울 롤모델이 된 우리의 영원한 어머니 복되신 동정 마리아입니다.
첫째, 겸손과 섬김의 어머니입니다.
섬김을 받으로 오신 주님이 아니라 겸손히 섬기러 오신 주님입니다. 모전자전, 그 어머니에 그 아드님입니다. 보십시오. 오늘 마리아 성모님은 태중의 아기 예수님과 함께 엘리사벳과 태중의 세례자 요한을 찾아 나서지 않습니까? 섬기로 오신 겸손의 모범을 보여주십니다. 마리아 성모님의 겸손한 섬김의 자세에 감동한 엘리사벳은 성령으로 가득 차 외칩니다. 동병상련, 평생도반 두 어머니의 영적우정도 참 깊어졌을 것입니다.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다.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된 일입니까? 보십시오, 당신의 인사말 소리가 제 귀에 들리자 저의 태안에서 아기가 즐거워 뛰놀았습니다.”
둘째, 감사와 찬미의 어머니입니다.
오늘 복음의 후반부 마리아의 노래, 마니피캇은 우리 교회가 2000년 동안 저녁성무일도시 성모님과 함께 불러온 감사찬미가입니다. 말그대로 가난한 이들인 아나뵘의 노래입니다.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고, 내 마음이 나의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기뻐 뛰니, 그분께서 당신 종의 비천함을 굽어보셨기 때문입니다.
이제부터 과연 모든 세대가 나를 행복하다 하리니, 전능하신 분께서 나에게 큰 일을 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분의 이름은 거룩하고, 그분의 자비는 대대로, 당신을 경외하는 이들에게 미칩니다.”
감사는 저절로 찬미로 표현되기 마련입니다. 영혼의 건강과 치유에 감사와 찬미의 삶보다 더 좋은 수행은 없습니다. 감사와 찬미의 삶과 더불어 성모 마리아의 주님 향한 믿음, 희망, 사랑도 더욱 증대되었을 것입니다. 참 아름답고 매력적인 찬미와 감사의 삶이요 성모 마리아가 그 모범입니다.
셋째, 순종과 믿음의 어머니입니다.
순종으로 표현되는 믿음입니다. 하느님의 뜻에 온전히 순종했던 순종의 어머니, 영원한 예스맨 성모마리아입니다. 앞서 예수님 탄생이 예고 됐을 때, 성모 마리아의 순종의 응답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마리아의 순종의 믿음의 결정체같은 응답에 주님께서도 분명 감동하셨을 것입니다. 하느님은 마리아가 한없이 고맙고 사랑스러웠을 것이며 마리아에 대한 신뢰도 한없이 깊어졌을 것입니다. 역시 엘리사벳이 이런 마리아의 믿음을 격찬합니다.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
제가 감동하는 것은 성모님은 십자가의 길, 제13처 피에타의 성모님의 전구를 청하는 기도문입니다.
“구세주 예수님, 주님의 시신을 십자가에서 내려 품에 안으신 성모님의 전구를 들으시어 저희도 성모님 품 안에서 효성스러운 자녀로 살다가 마침내 그 품 안에서 죽게 하소서.”
십자가의 예수님을 품에 안으셨을 때, 순종의 비움(케노시스)을 통해 드러나는 성모님의 절정의 믿음은 그대로 아드님께 전수되었음을 봅니다.
성모님의 승천은 우리의 희망이자 기쁨의 원천이 됩니다. 감사송 고백처럼 오늘 하늘에 오르신 분, 하느님을 낳으신 동정 마리아께서는, 완성될 주님 교회의 시작이며 모상으로서, 이 세상 나그넷길에 있는 주님의 백성인 우리에게 확실한 희망과 위안을 보증해 주셨습니다. 거룩한 어머니 마리아를 닮아 겸손과 섬김의 삶, 감사와 찬미의 삶, 순종과 믿음의 삶에 항구한 노력을 기울입시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를 돕습니다.
“성모 마리아,
하늘에 오르시니
천사들의 무리가 기뻐하네.” 아멘.
- 이수철 신부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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