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무은호이(吾無隱乎爾)
- 나는 너희에게 숨기는 것이 없다, 모든 일에 떳떳하다.
[나 오(口/4) 없을 무(灬/8) 숨을 은(阝/14) 어조사 호(丿/4) 너 이(爻/10)]
사람은 누구나 귀중한 존재고 태어날 때부터 한 가지 이상의 재능을 가졌다.
釋迦牟尼(석가모니)가 태어날 때 말했다는 唯我獨尊(유아독존)은 부처님 개인이 홀로 존귀하다는 말씀이 아니라 개개인 모두의 존재가 고귀하다는 것으로 해석한다.
모두가 존귀하고 재능이 있어도 한 분야에 한해서는 다른 사람이 따를 수 없는 특출함이 있을 수 있다.
그 재능은 錐處囊中(추처낭중)이란 말대로 내세우려 하지 않아도 주머니 속의 송곳처럼 드러나고, 어리숙하게 보이는 것이 더 어렵다고 難得糊塗(난득호도)라 했겠다.
그런데 학문의 스승 孔子(공자)가 숨기는 것이 없다(吾無隱)고 제자들에게(乎爾) 강조한 것은 왜일까.
공자와 그 제자들이 일상의 경험과 사고한 것을 문답을 위주로 남긴 것이 ‘論語(논어)’이다.
모든 방면에 대해 막힘이 없이 설명하고, 자유롭게 넘나들며 문제를 던지고 소통하는 공자는 제자들에게 즉석강의를 주로 한 셈이다.
제자들도 뛰어난데 스승의 가득한 지혜를 이해하는데 답답함을 느꼈는지 述而(술이)편에서 공자가 토로한다.
‘자네들은 내가 숨기는 일이 있다고 생각하는가(二三子以我爲隱乎/ 이삼자이아위은호)? 나는 그대들에게 숨기는 것이 없다네(吾無隱乎爾/ 오무은호이).’
二三子(이삼자)는 자네들, 여러분과 같은 뜻으로 여러 편에 등장할 만큼 공자가 즐겨 쓴 표현이다.
스승과 제자들이 숨김 여부로 왜 이렇게 됐는지 ‘論語輯注(논어집주)’에 해설이 나온다.
높고 깊은 스승의 지혜에 ‘미치지 못해 무언가 숨기는 것이 있다고 여겼다(不可幾及 故疑其有隱/ 불가기급 고의기유은)’는 것이다.
‘행동을 하거나 멈추고 말을 하거나 입을 다무는(作止語黙/ 작지어묵)’ 모든 것이 가르침인데 그것을 이해 못하는 제자들에게 숨기는 것이 없다며 뒤이어 강조한다.
‘나는 행하는 것마다(吾無行而/ 오무행이) 자네들과 함께하지 않는 것이 없으니(不與二三子者/ 불여이삼자자), 이것이 바로 나다(是丘也/ 시구야).’ 언덕 丘(구)는 공자의 이름.
공자는 같은 편에 이성적으로 설명 못할 존재나 현상인 怪力亂神(괴력난신)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고 나온다.
성인의 도는 기이한 것이 아닌 평범한 것을 말하는데 단지 사람들이 스스로 깨닫지 못할 뿐이란 것이다. 물론 공자의 제자들은 가르침을 잘 받아 훌륭하게 된 사람들이 많이 나왔다.
뛰어난 재능은 스스로 드러나고 제자들도 훌륭한 스승의 가르침을 잘 따른다면 그 이상 좋은 사제가 없다.
아무 욕심도, 숨김도 없는 스승, 소신 있고 신념에 가득 찬 능력자는 제자 뿐 아닌 국가에 필요한데 잘 보이지 않아 답답하다.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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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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