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으로부터 시작된 물류 경쟁이 전 유통업계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는 더 저렴한 가격 경쟁으로 치닫던 시장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것으로, 탄탄한 물류 인프라를 기반으로 하는 빠른 배송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각되고 있다.
최근 유통업계가 진행 중인 배송 경쟁의 핵심은 ‘속도’와 ‘물량’, 그리고 ‘친절’ 등으로 압축할 수 있다. 우선, 쿠팡은 지난해 3월에 당일 또는 익일 배송 보장제인 ‘로켓배송’을 선보이고, 자사 정규직 직원이 직접 고객이 주문한 물건을 배송하는 ‘쿠팡맨’ 서비스를 도입했다.
쿠팡은 이 서비스 도입으로 거래량 상승과 인지도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했다. 사실상 온라인쇼핑몰 업계가 쉽게 넘볼 수 없는 ‘신선식품’ 영역에서 경쟁사 대비 독보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실제, 쿠팡은 로켓배송 서비스 출시 직전까지만 해도 경쟁사 위메프의 거센 추격을 방어해야 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는 티몬과 위메프 등의 소셜커머스 기업 뿐 아니라 G마켓·옥션·11번가와 같은 전통적인 온라인쇼핑몰 기업까지도 위협하는 존재가 됐다.
쿠팡은 배송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1500억 원을 투자해 자체 배송 시스템을 구축 중에 있다. 또한 인천에는 9만9173㎡ 규모의 물류 센터를 건설 중이고, 내년까지 전국에 9~10개 물류센터를 확충해 전국 2시간 배송 시스템을 완비한다는 계획이다.
소셜커머스 기업 티켓몬스터(이하 티몬) 역시 신속한 배송 서비스 경쟁에 동참하고 나섰다. 최근 티몬은 쿠팡의 로켓배송에 대응하기 위해 현대택배와 손잡고 슈퍼배송(가칭)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운영 중이다.
티몬의 슈퍼배송 서비스는 기존 현대택배 차량과 인력을 활용해 티몬 물품만을 전담 배송하는 게 특징이다. 현재 10여 대의 차량을 운영, 강남권 일대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시범 운영 후 시장 반응을 살펴 서비스 지역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위메프 역시 경쟁사와의 보폭을 맞추기 위해 최근 낮 12시 전까지 주문하면 당일 배송을 완료하는 ‘위메프가 지금가요’ 서비스를 제공하고 나섰다. 현재 이 서비스는 생필품 구매 고객에게 제한적으로 제공되고 있다. 위메프 역시 향후 서비스 지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배송 경쟁은 소셜커머스 업체를 넘어 기존 온라인쇼핑몰 업계로까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최근 홈플러스 점포를 통해 G마켓, 옥션 고객에게 신선식품과 생필품 등을 직접 배송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현재 이베이코리아는 이 서비스를 위해 홈플러스와 제휴한 상태다.
현재 홈플러스는 온라인마트의 당일배송 주문 마감 시간을 오전 11시 30분에서 오후 4시로 연장했다. 또한 마지막 배송 시간을 오후 10시에서 11시로 연장했다, 이베이코리아의 당일배송 서비스는 홈플러스 32개 점포에서 시범 운영될 예정이다
오프라인 매장 중심의 대형마트 역시 온라인 당일배송 서비스를 강화하고 나서는 등 온라인쇼핑몰과의 본격적인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마트는 오는 2020년까지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6개로 확대할 예정이고, 롯데마트 역시 올 하반기 중 김포에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오픈하고, 인구 밀도가 높은 김포 신도시 소비자를 집중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온라인쇼핑몰 업계 한 관계자는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지 않고 스마트폰으로 생필품 등을 신속히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소비자 요구에 부응하려는 배송시간 단축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물류 인프라를 강화하려는 다양한 노력이 시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