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챙모자처럼’, 지금을 살짝 눌러 쓰다
동시영
표정은 얼굴의 얼굴
‘물끄럼’하던 한낮이
마림바 리듬에 빠진 빗방울들과
시간의 탱고로 들어간다
비올까 해날까 망설이던 하늘
햇살 속에 춤춘다
챙모자처럼 지금을 살짝 눌러 쓴다
악기를 떠나면서
음악이 되는
바이올린 소리처럼
해 따라 비 따라 흐르던 하루가
노을 현에 울려 퍼지는 교향곡이 된다
황혼 속,
작은 개미가
큰 짐을 나르며 비틀댄다
짐이 아니라 목숨을 나르는 거다
웹진 『시인광장』 2024년 3월호 발표
동시영 시인
2003년 《다층》으로 등단. 동국대학교 국문과, 한양대학교국문과 (박사). 저서로는 시집으로 『마법의 문자』 등의 아홉 권과, 산문집 『여행에서 문화를 만나다』, 『문학에서 여행을 만나다』 등과 시론집 『현대시의 기호학』, 『한국문학과기호학』, 『노천명 시와 기호학』, 등이 있음.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지원금 수혜. 시와시학상, 한국불교문학상대상 , 동국문학상, 월탄문학상 등을 수상.
[출처] ‘챙모자처럼’, 지금을 살짝 눌러 쓰다 - 동시영 ■ 웹진 시인광장 2024년 3월호 신작시ㅣNewly Written Poem 2024, March l 통호 179호|작성자 웹진 시인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