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너스페이스 2130 IM-29
"리서영 박사님. 저희 첵크리스트상으로는 문제가 없습니다. 다만..."
"다만 뭐예요?"
"혈관내 고지혈 부분이 발견되곤 합니다. 아마도 목 상단부 쪽의 베인에 흡착되어있던 응고 혈액이 떨어져 나가 흐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추정하고 있습니다."
서영은 듣고 생각해 봤다. 만약 그게 맞다면 헤쳐 나가기만 하면 뇌로 올라가는데 수월할것이다. 니때무네가 임무를 수행하는 동안 엄마의 고지혈에 대한 전체적인 체크가 필요할 것이었다.
"좋아요. 지금부터 신체 전부에 대한 고지혈 퍼쎈티지와 맵을 만들어 주세요."
그녀는 팀원에게 말하고 나서 손목에 찬 송신기의 버턴을 눌렀다.
"지영아. 나와라."
"응. 지영이 나왔어 언니."
"ㅎㅎㅎ 금방 나왔구나. 별 일없지?"
"응. 별 일없어. 다만, 적이 많아졌고 정체모를 적들이 많이 몰려오고 있어서 엄마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건가 걱정하고 있었어. 언니. 말해줘봐."
"그랬구나. 걱정했구나. 지금까지 체크한 결과로는 엄마에게 건강상 문제가 없어. 다만, 혈액속에 고지혈류의 덩어리들이 목쪽에서 늘어나 니때무네로 흐르고 있어. 그것은 혈관벽에 붙어있던 죽은 백혈구와 적혈구 등이 지금 떨어져 흐르고 있는거야. 오히려 니때무네가 진행하기에는 수월할거야. 우리는 그 패혈덩어리를 축출하는 시도를 할거야. 그리고 전체 혈관을 체크할거야. 고지혈군이 정상보다 많은지 어떤지를 확인하려고. 지영아. 이제됐지?"
"안됐다. 아빠다. 서영아. 혈액내 찌꺼기나 죽은 박테리아, 탄수화물과 지방, 당분등이 많아서 고지혈증이되면 두고 두고 고생한다. 우리가 다 없앨방법은 없니?"
"맞아요. 어련하시겠어요. 엄마 들으면 좋아하시겠네요. 저희가 그 점을 염두에 두고 고지혈증 혈액의 문제점들을 찾고 맵을 만들고 있어요. 우선은 시간을 많이 낭비했으니 서두셔야 해요."
"그래. 이제됐다."
"아빠. 제가 앞서는 거예요. 제 뒤만 잘 따라오세요."
"넵. 알았습니다. 리지영 지대장님."
혈액의 흐름은 상하가 없었다. 목부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면 급경사로 흐름이 빨라야 하는데 평지에서 순리대로 흐르고 있는 것과 같았다.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은 인체의 오묘한 원리중 하나이다. 제임스. 그가 이너스페이스의 순리를 어떻게 짐작이나 하였겠는가? 허나 그는 무리없이 그 순리를 받아들이는 쪽으로 생각하고있었다.
바깥세상, 거주민들도 겨우 한숨을 놓고 식사든 음료수든 먹고 마시며 담소를 나누며 잠시 쉬고 있었다. 그들 모두는 열심히 그들 각자가 맡은일에 충실하고 적당한 휴식도 취할 수 있었다. 꼬리아나 행성을 관장하는 디엠들은 과거 지구행성의 경제성장과 분배와 일에 대한 성과의 만족, 그리고 건강한 행복을 향유하는데 얼마나 많은 오류와 착오를 사회 전반에 펼쳐두는 잘못을 저질렀는가에 대하여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은 생각과 행동과 추구하는 가치가 과거 지구인들과는 달랐다. 보편적 사회주의속에서 개인의 자유를 충분히 누리도록 배려를 하고 있었으며 특권과 비상식을 배제하였다. 과시와 질투의 생성요인부터 제거하였다. 그렇게 그들은 거주민의 행복을 위하여 헌신하는 그룹이었다. 믿기힘들 것이다.
아니, 믿지 않을 것이다. 쎄지로 디엠은 그들 중에서도 특별히 여성의 정신건강과 가족의 행복을 위하여 헌신하고 있었다. 거주민들은 쎄지로 디엠의 지금 상태를 어머니 누나 동생같이 걱정하고 있는 것이었다. 충분히 그럴만 하였다.
그들 거주민들에게도 철두철미하고 냉철한 법과 규범이 있다. 그러나 그들 거주민들은 새로운 가치의 윤리를 관습적으로 체험하며 익혀 행동하고 있었다. 그들에게는 법보다는 그들의 윤리가 우선가치였다. 쎄지로 디엠. 그 디엠이 그들을 그렇게 가도록 인도하였다. 가장 바른 길이었다. 그녀는 10년 후 그리고 50년후 백년 후의 변화해서 부닥칠 윤리가치의 훼손에 대한 예측과 대비책을 세워두고 검토하며 고민하고 있었다. 어쨌던꼬리아나 행성 뿐만 아니라 우주 행성연합의 거주민들은 큰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녀가 꼬리아나에 살고 있다는 것 그 이유 하나만으로. 그것이 그녀를 살려 정상의 위치에 놓아 두고자 하는 거주민들의 바램 중 가장 큰 바램이고 이 미션이 목적하는 이유 중 하나였다. 그것은 디엠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혼란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지금 그대로에서 차근차근 발전해 가야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 생각들이 뛰어 오르는 젊음들을 융화시키고 있었다. 이것 또한 믿기 싫을 것이다.
역시 혈액의 흐름은 아래 위가 없었다. 아래 위가 없다는 의미이다. 목부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면 급경사로 흐름이 빨라야 하는데 평지에서 같이 순리대로흐르고 있는 것과 같았다. 제임스는 그의 생각이 실제하고 같기를 바랐다. 가장 바보들이 잘 모르는 상황에 부딪쳤을 때 하는 체념적 방법이다. 제임스는 그렇게 생각을 하며 조종간에 힘을 주었다. 지영이가 지그재그로 적들을 소탕하며 날아가는 모습에 취해 잠시 상황을 착각하고 있었다. 지영은 리어케머러에 나타나는 아빠의 니때무네를 놓치지 않았다. 앞에서 꾸역 꾸역 몰려오는 적들과 싸워야하고 다른 눈으로는 아빠의 니때무네 동정을 살펴야 했다.
아빠를 지키며 싸워 나간다는 그 생각 하나만으로도 지영은 신이났다.
"아빠! 잘 따라 오시는거죠?"
제임스는 지영이 부른 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그래. 네 꽁무니만 따라가니 좀 힘들지만 적과 싸우는 일이 적어서 심심하다."
"히히힛. 아빠. 심심하더라도 참으셔야해요. 거의 다 와가요."
“그런데, 지영아. 지금 어떤 무기를 사용하는거니?”
“멕레이디시건(McRaDeSIGun)레이더 음파분광총을 사용하고 있어요. 빗나가도 혈관 벽에 손상을 주지 않아서 결정했어요. 뭐가 잘못되었어요?”
“ㅎㅎㅎ 아니다. 나도그걸 사용해야겠다.”
“예. 우측 검정레버에 방아쇠가 달려있어요. 아시죠?”
“옙. 잘 알고있습니다. 지영 지대장님.”
그랬다. 역시 지대장을 이쁜 여자라서 승격시킨 것은 아니었다. 제임스는 다될껄의 무기 메뉴얼을 다시 화면에 떠 올려 보았다. 크랏(Clot=혈액응고), 프라즈마( Plasma=원형질)와 플레렛(Platelet=혈소판)들은 적이다. 프라즈마는 NA(단백질)파로 파괴할 수 있고 플레렛과 크랏은 XT로 파괴한다. 그렇지만 촉박한 시간관계로 지영 지대장은 종합 멸절무기라 할 수 있는 멕레이디시건이라는 레이더 음파분광총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제대로된 지대장이라 생각했다. 또한, 심심하더라도 참으라고했으니. 제임스는 세대의 격차를 절실히 느끼고 있었다.
"리서영 박사님. 환자의 체온이 조금 상승하고 있습니다. 원진이 좌측 흉부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푸르른 냇가와 잔디를 품고있는 전원을 창가의 의자에 앉아 바라보며 무념에 잠겨있던 서영을 깨운 것은1팀의 팀원이었다. 그는 휴대용 다될껄을 서영의 책상위에 올려 놓았다. 화면은 바로 눈 앞에 크게 나타났다. 서영은 속으로 걱정하기 시작하였다. 브리스트 켄스의 초기 증상이 그런거다. 갑자기 이런 사태가 발생하였고 니때무네의 미션을 계획하느라 엄마의 전체 몸 상태를 개별적으로 쳌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체스 박사님. 어디계셔요?"
서영은 다될껄의 통화버튼을 누르며 체스를 찾았다. 기다렸기나 한듯 그의 미소띈 얼굴이 나타났다.
"서영아. 나 여기있어. 왜?"
"금방 나왔네. ㅎㅎㅎ"
"어휴- 저 살인미소. 서영아. 너가 웃는 모습 오랫만에 본다. 무슨 좋은 일이있어."
"이그- 실망시켜드려 미안하네요. 체스. 지금 엄마 체온이 조금 상승하고 있어. 진앙지가 좌측 흉부같아서 걱정이야. 체스가 환자담당이니 더 잘 알고 있을 것 같아 불렀어. 미안해. 어서 알아서 알려줘."
"응 그것. 좀 전에 발견했어. 지금 팀원들이 모여 더 확인하고 치료방법을 의논하고 있어.
혈온이 상승한다는 것은 일단 좋은 현상은 아니야. 그렇지만 미리 예상문제를 알려주어서 오히려 고마울 수가 있어. 지금 이 상황에서는."
"지금 이 상황?"
"그래. 지금 니때무네가 인체에 있는 상황. 그 상황에서 앞으로 발생 가능한 문제를 지금 찾아낸다면 치료가 가능하고 장차의 문제를 제거해 버릴 수 있다는 거야."
"푸하하하. 멋져요! 멋져! 어떻게 그렇게 긍적적이고 바람직하게 상황을 우호적으로 만드실까? 역시 천재는 달라요."
"아하- 너무 띄우시네. 아무렴 리서영 박사를 따라갈까. 어쩧든 무엇이 발견되든 이 기회에 다 소멸시켜 장차의 건강을 도모하자는 것이 본인의 의견입니다. 리서영 실장님."
"좋아요. 체스 박사님. 근데 엄마에게는 문제없어요?"
"어휴. 이제서야 물어보는구나. 서영아-"
쎄지로 디엠의 목소리였다.
"으응. 엄마. 깨었어?"
놀라서 쎄지로 디엠 옆으로 달리듯 가서 얼굴을 들여다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