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과 신뢰가 바로 서는 선진국.” “사회 구성원 모두가 행복하게 잘사는 나라.”
지난 6월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20여명의 인사들과 다과를 겸한 ‘티타임(Tea-time)’을 가졌다. 이날 박 전 대표가 자신의 정치적 비전을 내비치며 20여분간 대화를 나눈 사람들 중에는 박 전 대표가 처음 보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핵심 측근을 제외하면 동선(動線)을 아는 이가 거의 없을 정도이고, 초면의 외부 인사와는 최대한 접촉을 삼가왔던 박 전 대표로서는 이례적인 행보였다.
이날 박 전 대표가 만난 사람들은 박 전 대표의 대표적 외곽조직인 사단법인 국민희망포럼 소속 주요 인사들로, 50~60대의 전직 고위 관료나 학계 인사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날 행사는 국민희망포럼 신임 이사 18명과의 상견례를 겸한 자리이기도 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전직 관료는 “처음에는 박 전 대표를 만나는 것 자체가 왠지 어렵고 부담스러운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직접 만나보니까 보수세력의 입장을 잘 대변하고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이겠지만 열심히 힘을 보탤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희망포럼 측은 신임 이사 상견례에 박 전 대표의 참석을 확인해 달라는 주간조선의 요청에 “박 전 대표가 직접 포럼 관련 행사에 참석하신 적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나눔과 배려, 사회봉사를 솔선수범하는 모임을 만들자.”
지난 7월 7일 오후 부산상공회의소 대강당에는 장맛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400여명의 군중이 모였다. 친박계인 이성헌, 이종혁 의원의 모습도 보였다. 이날 행사는 부산희망포럼(대표 김석조 부산시의회 부의장) 발족식. 부산희망포럼은 국민희망포럼의 전국 단위 조직 중 부산지부 격에 해당한다. 국민희망포럼은 올해 초부터 16개 시도별로 순차적으로 발족식을 가져왔다. 이날 발족식은 충남, 충북, 대전, 강원, 전남·광주, 전북, 제주에 이어 8번째로 치러진 행사다. 전남·광주 지부는 빛고을희망포럼, 전북 지부는 온고을희망포럼으로 불린다.
인천은 얼마 전 발기인대회를 마치고 창립대회를 준비 중이고 경기와 대구·경북, 경남지역은 아직 창립대회가 개최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 광역단체에 소속된 시군별로는 이미 희망포럼 모임이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희망포럼이 밑바닥까지 탄탄하게 세력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박근혜 전 대표의 대표적인 외곽조직으로 알려진 국민희망포럼이 2기 체제로의 전환을 끝내고 2012 대선을 향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2007년 대통령 후보 경선과 대선을 준비했던 국민희망포럼 1기 체제가 상대적으로 느슨했다면 이번에는 조기에 외곽조직을 가동함으로써 고삐를 당기는 모양새다. 최근 박 전 대표가 직접 포럼 구성원들을 접촉한 점도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국민희망포럼의 ‘얼굴’이 교체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사단법인인 국민희망포럼은 지난 6월 말 이사장이 교체된 것으로 확인됐다. 법인이 본격 가동되기 시작했던 지난해부터 포럼을 이끌던 박영식 이사장(전 교육부 장관)이 물러나고 신임 이사장에 성균관대 총장을 역임한 심윤종 신임 이사장이 취임했다. 황해도 출신인 심 이사장은 사회학을 전공했으며 성균관대 명예교수로 재직 중이다.
국민희망포럼의 상임이사진도 대폭 보강됐다. 20여명 정도로 구성됐던 과거와 달리 2기 이사진은 50명 규모로 커졌다. 상임이사들은 대학교수, 전직 고위 관료 등의 저명인사들로 채워졌다. 특히 2012년 대선 이후 행정부와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이라는 대형 과제가 예고된 탓인지 국토부 출신의 전문가가 대거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 측 한 인사에 따르면 법인 정관상 이사진은 최대 80명까지 둘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외부 유력 인사들을 적극 영입한다는 방침이다. 국민희망포럼 법인 사무실은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있다.
국민희망포럼은 시도별 조직과 중앙 조직과의 연대가 비교적 느슨하게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럼 측도 이와 관련, “지방 포럼 창립대회를 가질 경우 축사를 누가 할지 등을 논의하는 정도일 뿐 모든 일은 지역 포럼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한다”고 말했다.
국민희망포럼은 크게 4개 영역으로 나눠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봉사활동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희망봉사단, 교육과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시민아카데미, 지역별 특성에 맞게끔 운영되는 희망산악회, 전문가 그룹이 지역 지식인층과 만나는 정책연구원 등이 핵심 영역이다.
국민희망포럼 4개 영역으로 나눠
특히 정책연구원의 경우 지역별 전문직 출신 인사들의 네트워킹을 통해 정책개발에도 나선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기존에 박 전 대표의 싱크탱크로 주목을 받은 국가미래연구원과 역할이 중복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2007년부터 박 전 대표를 지지해온 200여명의 교수진이 참여하고 있는 국가미래연구원은 현재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과 서강대 김광두 교수, 연세대 김영세 교수가 주축이 돼 정책자문 역할을 맡고 있다.
국민희망포럼 측 한 핵심 인사는 “우리는 나눔과 봉사라는 모토를 갖고 모인 조직이다. 박 전 대표를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있을 뿐 정치조직은 아니다. 국가미래연구원과는 성격상 전혀 다른 조직”이라고 말했다. 이성헌 의원도 “정치인은 거의 관여를 하지 않는 자생적 포럼”이라며 “최근 관료 출신 위주로 이사진이 보강된 것으로 알지만 정치를 하는 분은 전혀 없다”고 했다.
이성헌 의원은 국민희망포럼의 출발 배경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기도 했다. “2007년 당내 경선이 끝나고 박 전 대표를 도왔던 분들이 실망감과 허탈감을 느끼며 한동안 진공 상태에 놓여 있었다. 조금 안정이 된 뒤 다시 그분들이 모이기 시작했고 사회봉사 활동을 하며 4년 뒤를 기약하자고 합의를 했다. 뭔가 체계가 있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사단법인으로 등록을 했고 봉사단체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 이사진이 늘었고 회원 가입도 많아진 건 사실이다. 박 전 대표도 봉사활동을 하는 분들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격려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국민희망포럼 측은 정치적 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작년 7월 친박의 맏형 격인 강창희 전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국민희망포럼 상임고문을 맡으면서 정치색이 짙어진 것이 사실이다. 또 친박의 대표적 인사인 이성헌 의원이 광역시도별 포럼 발대식에 빠짐없이 참석하면서 묵시적으로 포럼이 친박 조직임을 드러내고 있기도 하다. 이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중시하는 건 국민이 행복하게 잘사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다. 경제적인 부가 커지는 성공 시대의 개념과는 다르다. 소통을 통한 선진화에 힘을 모으겠다는 지지자들이 (박 전 대표를) 따르고 있다”고 했다.
“중앙과 따로 논다” 일부서 평가 절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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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5월 14일 경기도 가평 유명산에서 국민희망포럼 합동 산행에 참석한 홍사덕 의원, 강창희 전 최고위원, 이성헌 의원. (앞줄 오른쪽 두 번째부터) photo 국민희망포럼 홈페이지
2007년 대통령 후보 경선 당시와 비교해 보면 현재 박 전 대표의 조직 가동은 상당히 발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그 결과 친박 조직의 구심력도 이전에 비해 더 강하게 작동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7월 4일 치러진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유일한 친박 후보로 나선 유승민 의원이 예상을 깨고 2위에 오른 것도 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전대 결과가 발표되기 직전까지 중립 성향의 홍준표 대표와 친이계로 분류되는 원희룡, 나경원 등이 1위 경쟁을 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유 의원은 조직 표의 힘으로 단숨에 대표 최고위원을 위협하는 자리에 올랐다.
친박계 한 참모는 전대 결과와 관련, “유승민 의원이 대표가 되는 것은 오히려 박 전 대표에게 부담을 줄 소지가 있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투표를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친박 인사가 대표가 되는 부담을 덜기 위해 홍준표 대표를 친박 측에서 조직적으로 밀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박 전 대표의 사조직 조기 가동이 장기적으로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전대에서 홍준표 대표를 밀었던 한 조직 전문가는 “전대 과정에서 시도별 국민희망포럼이 중앙과 유기적으로 움직이지 않는 측면이 일부 나타났다. 또 지역을 이끄는 리더들이 나중에 확장성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겠다는 느낌도 받았다. 운영비용의 문제도 어려운 숙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사조직 운영비용의 문제와 관련해 친박 측 한 인사는 “국민희망포럼은 이사들이 정기적으로 내는 회비로 운영되고 있으며 회원 가입비를 내는 분들도 상당하다. 자발적으로 내는 것이기 때문에 전혀 문제될 게 없다”고 반박했다.
박 전 대표 7월 미국 방문, 재외 동포도 접촉
국민희망포럼 외에 현재 친박계 인사들이 산발적으로 운영하는 박근혜 지지모임도 상당하다. 서병수 의원은 부산에서, 함승희 전 의원과 홍문종 전 의원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개별 포럼을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환 전 재무장관 등 원로급이 주축이 된 상록포럼, 충청미래포럼 등도 친박 지지 모임 중 하나다.
정당 활동을 하고 있는 미래희망연대(구 친박연대)도 한나라당 외곽의 친박 조직으로 꼽을 수 있다. 미래희망연대에는 서청원 대표를 중심으로 8명의 국회의원이 있다. 서청원 대표 개인이 이끄는 청산회도 7만명 안팎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대중 동원력에서 가장 큰 친박 지지모임으로 손꼽힌다. 미래희망연대는 한나라당과 합당을 진행 중이다.
박사모, 호박가족 등 박 전 대표를 지지하는 팬클럽도 많지만 친박 의원 중에는 이들 팬클럽을 ‘계륵(鷄肋)’으로 보는 이들도 있다. 친박 소속의 한 국회의원은 “지난 전대에서 박사모가 남경필 후보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는 등 행사 때마다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다. 박 전 대표와 연관이 없다고 매번 말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우려스러운 시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의 사조직이 활발해지면서 김문수 경기도지사 등 경쟁주자들 사이에선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문수 지사는 최근 주간조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박 전 대표는 캠프 위주의 정치를 청산하고 당으로 돌아오라”고 주장한 바 있다. 박 전 대표의 외곽조직이 활성화되고 당내 조직이 약화되는 상황을 ‘정당정치의 위기’로 보고 그 책임을 박 전 대표에게 돌린 것이다.
한편 박 전 대표는 7월 말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방미 기간 박 전 대표는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투표권을 행사하게 될 재외 동포 단체들을 잇따라 접촉할 것으로 알려졌다
첫댓글 촌장님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오늘 오후에 뵙겠습니다.
촌장나리 좋은정보 잘보고갑니다
역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