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빈여세(赤貧如洗)
맨몸뚱이에 씻은 듯이 아무 것도 없는 가난함을 이르는 말이다
赤 : 붉을 적(赤/0)
貧 : 가난할 빈(貝/4)
如 : 같을 여(女/3)
洗 : 씻을 세(氵/6)
가난을 원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가난 구제는 나라도 못한다‘란 속담은 남이 도운다고 모두 면할 길은 없다는 말이다. 貧室救助 國亦難能(빈실구조 국역난능)으로 한역된 말대로다. 입에 풀칠한다는 말이 뜻하듯 겨우 연명하는 사람이 많았던 옛날은 더욱 어려웠을 터다. 가난한 생활을 나타내는 성어가 그래서 수두룩하다.
의식주의 빈한한 상태를 나타내는 것이 많은 중에 맨몸뿐이라는 적빈(赤貧)은 정도가 더한 표현이 된다. 붉을 적(赤) 글자가 색깔만이 아니고 '비다', '없다'의 뜻과 '벌거벗다'의 의미도 있다. 적수(赤手)가 아무 것도 가지지 않은 맨손, 적수공권(赤手空拳)이 맨손과 맨주먹이니 이때는 '없다'는 뜻이다. 있는 그대로의 숨김이 없을 때 적나라(赤裸裸)하다는 것은 '벌거벗다'의 의미다. 몸뚱어리뿐인 진짜 가난, 알가난이 적빈인 셈이다.
물에 씻은 듯하다(如洗)면 아주 깨끗하다는 뜻 외에도 큰물 뒤끝엔 남는 것이 없다는 말과 같이 씻겨간 듯이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는 상태다. 맨몸뚱이에 가진 것이 물에 씻긴듯하다는 이 두 말이 합쳐진 성어는 뜻으로 나타내서인지 사용이 드물다.
우리 고전에서는 한 단어씩 각각 사용된 경우는 제법 보이지만 합친 성어로는 db에서 전혀 검색되지 않는다. 중국에서도 청(淸)나라 때의 유림외사(儒林外史)에서 처음 등장하는 것이라 하니 18세기 중반이다. 일본에선 에도[江戶/ 강호] 후기에 원선(原善)이 쓴 72명의 유학자 전기 선철총담(先哲叢談) 이후로 자주 쓰게 됐다고 나온다.
과거제도를 둘러싼 비리를 통렬히 비판한 풍자소설 유림외사(儒林外史)는 청나라 문학자 오경재(吳敬梓)의 작품이다. 성어가 사용된 부분은 "노인에게는 두 아들과 네 손자가 있고, 그 집은 여전히 매우 가난하다(老人家兩個兒子 四個孫子 家裏仍然赤貧如洗/ 노인가량개아자 사개손자 가리잉연적빈여세)"라 표현했다.
가빈여세(家貧如洗)는 조금 앞선 원(元)나라서 사용됐다고 나타난다. 뜻을 바로 알 수 있는 이 말의 출전보다 의식주 별로 어떻게 가난을 나타냈는지 대표적인 것을 알아보는 것이 더 의미가 있겠다. 먼저 남루한 집은 가도사벽(家徒四壁), 규여칠성(窺如七星), 불폐풍우(不蔽風雨) 등으로 벽이 없고 천장에서 하늘이 보일 정도다. 옷과 신발이 너덜너덜함은 구폐금진(裘弊金盡), 의결구천(衣結屨穿) 등이 잘 나타낸다.
목숨을 부지할 양식이 떨어져 바닥인 말은 단사표음(簞食瓢飮), 부중생어(釜中生魚), 삼순구식(三旬九食), 조제모염(朝虀暮鹽) 등이 있다. 이러한 모든 부족함을 딛고 청빈(淸貧)하게 살아간 안빈일표(顔貧一瓢)의 제자 안연(顔淵)을 공자(孔子)가 극찬한 이후 안빈낙도(安貧樂道)를 이상으로 한 군자들은 있어 왔다.
하지만 이들이 나물 먹고 물마시며 팔베개 베고 잔다고 해도 욕심을 부리지 않는 것이지 최소한의 의식주는 필요하다. 먹고 살기에 급급하고 팔다리 누일 데 없는 곳이 없어 하루하루를 쩔쩔 매는 오늘날의 신 하층민들에겐 사치일 뿐이다.
▶️ 赤(붉을 적)은 ❶회의문자로 큰 불(火)이 나서 땅(土)이 붉게 보인다는 뜻이 합(合)하여 '붉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赤자는 '붉다'나 '비다', '멸하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赤자는 大(큰 대)자와 火(불 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지금의 赤자에서는 大자와 火자를 알아보기 어렵지만, 갑골문에 나온 赤자를 보면 불 위에 사람이 그려져 있었다. 그래서 赤자는 사람을 불에 태우는 모습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赤자에 '멸하다'나 '몰살시키다'는 뜻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赤자는 사람이 불을 쬐고 있는 모습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赤자에 '붉다'나 '붉은색'이라는 뜻도 있기 때문이다. 아직은 명확한 해석이 없지만 赤자는 사람과 불을 함께 그린 것으로 '붉다'나 '멸하다'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赤(적)은 적색(赤色)의 뜻으로 ①붉다 ②비다, 없다 ③벌거벗다 ④베다 ⑤멸하다, 몰살시키다 ⑥염탐하다 ⑦실하다, 충성스럽다 ⑧어린애 ⑨진심(眞心), 충심(衷心: 마음속에서 우러나는 참된 마음) ⑩남쪽 ⑪경기(京畿) ⑫붉은빛 ⑬자(=尺) ⑭척후(斥候: 적의 형편이나 지형 따위를 정찰하고 탐색함) ⑮한(漢) 왕조(王朝) ⑯분명히 ⑰확실하게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붉을 단(丹), 붉을 홍(紅)이다. 용례로는 붉은 빛을 적색(赤色), 붉게 됨을 적화(赤化), 매우 극심한 흉년을 적흉(赤凶), 붉은 토양을 적양(赤壤), 붉은 털을 적모(赤毛), 플랑크톤이 번식하여 바닷물이 붉게 되는 현상을 적조(赤潮), 붉은 눈썹을 적미(赤眉), 환히 밝은 낮을 일컫는 말을 적일백천(赤日百千), 붉은 입과 독한 혀를 일컫는 말을 적구독설(赤口毒舌), 몸에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발가벗은 상태를 일컫는 말을 적나라(赤裸裸), 몹시 구차한 데다 의지할 데조차 없음을 일컫는 말을 적빈무의(赤貧無依), 가난하기가 마치 물로 씻은 듯하여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음 일컫는 말을 적빈여세(赤貧如洗), 맨손과 맨주먹을 일컫는 말을 적수공권(赤手空拳), 맨손과 홀몸을 일컫는 말을 적수단신(赤手單身), 아무 것도 없는 가난한 사람이 맨손으로 가산을 이룸을 일컫는 말을 적수성가(赤手成家), 성심으로써 나라에 충성을 다함을 일컫는 말을 적심보국(赤心報國), 갓난아이와 같은 마음을 일컫는 말을 적자지심(赤子之心) 등에 쓰인다.
▶️ 貧(가난할 빈)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조개 패(貝; 돈, 재물)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分(분; 나누는 일)으로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貧자는 '가난하다'나 '모자라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貧자는 分(나눌 분)자와 貝(조개 패)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런데 금문에 나온 貧자를 보면 宀(집 면)자 안에 分자만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집안에 아무것도 나눌 것이 없다는 뜻이다. 금문에서는 집안에 쌀 한 톨조차 나눌 것이 없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었다. 이후 소전에서는 貝자와 分자가 결합한 형태로 바뀌면서 나누어 주고 나니 아무것도 없다는 뜻의 貧자가 되었다. 그래서 貧(빈)은 재산이 나누어져서 적어지다, 가난함 등의 뜻으로 ①가난하다 ②모자라다 ③부족(不足)하다 ④빈궁(貧窮)하다 ⑤결핍(缺乏)되다 ⑥구차(苟且)하다 ⑦천(賤)하다 ⑧품위가 없다 ⑨인색(吝嗇)하다 ⑩말이 많다 ⑪수다스럽다 ⑫가난 ⑬빈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곤할 곤(困), 다할 추(湫), 다할 극(極), 다할 진(殄), 다할 진(盡), 다할 궁(窮), 다할 갈(竭),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부유할 부(富)이다. 용례로는 가난하고 궁색하여 살기 어려움을 빈곤(貧困), 가난함과 넉넉함을 빈부(貧富), 피 속의 적혈구나 혈색소의 수가 적어지는 현상을 빈혈(貧血), 가난하고 천함을 빈천(貧賤), 가난하고 힘이 없음을 빈약(貧弱), 가난하여 궁함을 빈궁(貧窮), 가난한 백성을 빈민(貧民), 가난한 나라를 빈국(貧國), 가난한 사람을 빈자(貧者), 가난한 집을 빈가(貧家), 가난한 사회를 빈국(貧局), 가난한 농가나 농민을 빈농(貧農), 야구에서 안타를 잘 치지 못하는 것을 빈타(貧打), 가난하고 쓸쓸함을 빈한(貧寒), 가난하고 고생스러움을 빈고(貧苦), 가난한 사람이 많이 사는 고을을 빈촌(貧村), 음식이 넉넉하지 못한 부엌이라는 뜻으로 가난한 살림을 이르는 말을 빈주(貧廚), 성품이 깨끗하여 가난함을 청빈(淸貧), 천하고 가난함을 천빈(賤貧), 몹시 가난함을 극빈(極貧), 아주 가난하여 아무 것도 없음을 적빈(赤貧), 집이 가난함을 가빈(家貧), 더할 수 없는 가난을 철빈(鐵貧), 극히 가난한 사람을 구제함을 구빈(救貧), 가난하지 아니함을 불빈(不貧), 가난할수록 더욱 가난해 짐을 빈익빈(貧益貧),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 살면서 이룬 거리를 빈민가(貧民街), 살림이 가난한 백성으로 된 사회의 계층을 빈민층(貧民層), 지극히 가난한 사람을 극빈자(極貧者), 넉넉한 사람의 재물을 빼앗아다가 어려운 사람을 구원하여 주는 도둑의 무리를 활빈당(活貧黨), 가난한 사람이 밝힌 등불 하나라는 뜻으로 가난 속에서도 보인 작은 성의가 부귀한 사람들의 많은 보시보다도 가치가 큼을 이르는 말을 빈자일등(貧者一燈), 내가 가난하고 천할 때 나를 친구로 대해 준 벗은 내가 부귀하게 된 뒤에도 언제까지나 잊어서는 안된다는 말을 빈천지교(貧賤之交), 가난한 몸이지만 하늘의 뜻으로 알고 도를 즐김을 일컫는 말을 빈이낙도(貧而樂道), 가난함과 부유함이나 귀함과 천함을 일컫는 말을 빈부귀천(貧富貴賤), 가난한 사람은 굽죄이는 일이 많아서 뻣뻣하지 못한 까닭에 저절로 낮은 사람처럼 된다는 말을 빈자소인(貧者小人), 빈한함이 뼈에까지 스민다는 뜻으로 매우 가난함을 일컫는 말을 빈한도골(貧寒到骨), 자기자신을 과소 평가하는 망상으로 자기가 가난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이르는 말을 빈곤망상(貧困妄想), 가난해도 세상에 대한 원망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빈이무원(貧而無怨), 구차하고 궁색하면서도 그것에 구속되지 않고 평안하게 즐기는 마음으로 살아감을 일컫는 말을 안빈낙도(安貧樂道), 청렴결백하고 가난하게 사는 것을 옳은 것으로 여김을 일컫는 말을 청빈낙도(淸貧樂道), 가난하기가 마치 물로 씻은 듯하여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적빈여세(赤貧如洗) 등에 쓰인다.
▶️ 如(같을 여, 말 이을 이)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동시에 음(音)을 나타내는 계집녀(女; 여자)部와 말을 뜻하는 口(구)로 이루어졌다. 여자가 남의 말에 잘 따르다의 뜻이 전(轉)하여, 같다의 뜻과 또 음(音) 빌어 若(약)과 같이 어조사로 쓴다. ❷회의문자로 如자는 '같게 하다'나 '따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如자는 女(여자 여)자와 口(입 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여기서 口자는 사람의 입을 그린 것으로 '말'을 뜻하고 있다. 如자는 여자가 남자의 말에 순종하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부권 중심의 전통사회에서 여성의 순종을 미덕으로 삼았던 가치관이 낳은 글자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본래의 의미는 '순종하다'였다. 하지만 지금은 주로 '~와 같다'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어 쓰이고 있다. 그래서 如(여, 이)는 법의 실상(實相)이란 뜻으로 ①같다, 같게 하다 ②어떠하다 ③미치다(영향이나 작용 따위가 대상에 가하여지다), 닿다 ④좇다, 따르다 ⑤가다, 이르다(어떤 장소나 시간에 닿다) ⑥당연히 ~하여야 한다 ⑦맞서다, 대항하다 ⑧비슷하다 ⑨어찌 ⑩가령(假令), 만일(萬一) ⑪마땅히 ⑫곧, 이것이 ⑬~과, ~와 함께 ⑭보다, ~보다 더 ⑮이에, 그래서 그리고 ⓐ말을 잇다(=而)(이)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어떤 대상이 변함이 없이 전과 같음을 여전(如前), 이와 같음을 여차(如此), 얼마 되지 아니함을 여간(如干), 사실과 꼭 같음을 여실(如實), 어떻게 하는가 하는 것을 여하(如何), 왼쪽에 적힌 내용과 같음을 여좌(如左), 이러함을 여사(如斯), 일이 뜻대로 됨을 여의(如意), 있어야 할 것이 없거나 모자람을 결여(缺如), ~만 같은 것이 없음을 막여(莫如), ~만 못함을 불여(不如), 혹시나 설혹을 혹여(或如), 어떠함을 하여(何如), 뒤섞여서 어지러움을 분여(紛如), 뜻하지 않은 사이에 갑자기를 홀여(忽如), 3년과 같이 길게 느껴진다는 뜻으로 무엇을 매우 애타게 기다리는 것을 이르는 말을 여삼추(如三秋), 얇은 얼음을 밟는다는 뜻으로 몹시 위험함을 가리키는 말을 여리박빙(如履薄氷), 거문고와 비파를 타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부부 간에 화락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여고금슬(如鼓琴瑟), 손바닥을 뒤집는 것과 같이 일이 썩 쉬움을 일컫는 말을 여반장(如反掌), 바람이 귀를 통과하는 듯 여긴다는 뜻으로 남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는 태도를 일컫는 말을 여풍과이(如風過耳), 새가 하늘을 날기 위해 자주 날갯짓하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배우기를 쉬지 않고 끊임없이 연습하고 익힘을 이르는 말을 여조삭비(如鳥數飛), 여러 사람의 말이 한 입에서 나오는 것처럼 한결같음을 이르는 말을 여출일구(如出一口), 시키는 대로 실행되지 못할까 하여 마음을 죄며 두려워함을 이르는 말을 여공불급(如恐不及), 물고기가 물을 얻음과 같다는 뜻으로 빈궁한 사람이 활로를 찾게 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여어득수(如魚得水), 원망하는 것 같기도 하고 사모하는 것 같기도 함을 이르는 말을 여원여모(如怨如慕), 개미가 금탑을 모으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근검하여 재산을 축적함을 이르는 말을 여의투질(如蟻偸垤), 천금을 얻은 것 같다는 뜻으로 어떤 일을 이루어 마음이 흡족함을 이르는 말을 여득천금(如得千金), 강을 건너려 하는 데 마침 나루터에서 배를 얻었다는 뜻으로 필요한 것이나 상황이 바라는 대로 됨을 이르는 말을 여도득선(如渡得船), 남의 마음을 꿰뚫어 보듯이 환히 앎을 일컫는 말을 여견폐간(如見肺肝), 아주 작은 고을을 콩 만 하다고 비유하는 말을 여두소읍(如斗小邑),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과 같은 뜻으로 무슨 일을 하는 데 철저하지 못하여 흐리멍덩함의 비유를 일컫는 말을 여수투수(如水投水), 물고기가 물을 잃음과 같다는 뜻으로 곤궁한 사람이 의탁할 곳이 없어 난감해 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여어실수(如魚失水), 얼굴의 생김생김이나 성품 따위가 옥과 같이 티가 없이 맑고 얌전한 사람을 일컫는 말을 여옥기인(如玉其人), 나는 새가 눈앞을 스쳐간다는 뜻으로 빨리 지나가 버리는 세월의 비유를 일컫는 말을 여조과목(如鳥過目), 발과 같고 손과 같다는 뜻으로 형제는 서로 떨어질 수 없는 깊은 사이임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여족여수(如足如手), 원망하는 것 같기도 하고 호소하는 것 같기도 함을 이르는 말을 여원여소(如怨如訴), 한 판에 찍어 낸 듯이 조금도 서로 다름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여인일판(如印一板), 앓던 이가 빠진 것 같다는 뜻으로 괴로운 일을 벗어나서 시원하다는 말을 여발통치(如拔痛齒), 한쪽 팔을 잃은 것과 같다는 뜻으로 가장 믿고 힘이 되는 사람을 잃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여실일비(如失一臂), 호랑이에게 날개를 달아준다는 뜻으로 호랑이가 날개를 단 것과 같이 하늘로 비상하여 더 큰 일을 이룬다는 의미를 일컫는 말을 여호첨익(如虎添翼) 등에 쓰인다.
▶️ 洗(씻을 세, 깨끗할 선)는 ❶형성문자로 洒(세)는 동자(同字)이다. 음(音)을 나타내는 先(세)는 발을 내디뎌 앞으로 나아가는 일이지마는, 여기서는 발의 뜻을 나타낸다. 물로 발을 씻다, 물건을 씻는 일을 말한다. ❷회의문자로 洗자는 '씻다'나 '설욕하다', '깨끗이 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洗자는 水(물 수)자와 先(먼저 선)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갑골문에 나온 洗자를 보면 先자 주위로 물이 튄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先자는 사람의 머리 부분에 발을 그린 것이다. 이렇게 발을 강조해 그린 先자에 水자를 결합한 것은 발을 씻는다는 뜻을 표현하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洗자의 본래 의미도 '(발을) 씻다'였다. 그러나 지금의 洗자는 단순히 '씻다'라는 뜻으로만 쓰이고 있다. 그래서 洗(세, 선)는 ①물로 씻다 ②다듬다, 갈고 닦다 ③설욕(雪辱)하다 ④조락(凋落)시키다(초목의 잎 따위가 시들어 떨어지게 하다) ⑤대야(둥글넓적한 그릇), 그릇 그리고 ⓐ마음을 깨끗이 하다(선) ⓑ발을 씻다, 목욕하다(선) ⓒ경건(敬虔)한 모양(선) ⓓ편안(便安)한 모양(선) ⓔ추워서 떠는 모양(선) ⓕ큰 대추(선) ⓖ벼슬의 이름(선)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씻을 식(拭), 씻을 척(滌), 씻을 탁(濯)이다. 용례로는 옷이나 피륙을 물과 세제 또는 용제 등을 이용하여 깨끗하게 하는 일을 세탁(洗濯), 깔끔하고 품위가 있음 또는 말이나 글이 군더더기가 없이 잘 다듬어져 있음을 세련(洗練), 얼굴을 씻음을 세수(洗手), 얼굴을 씻음을 세면(洗面), 깨끗이 씻음을 세척(洗滌), 입교하는 사람에게 모든 죄악을 씻는 표로 시행하는 의식을 세례(洗禮), 자동차의 차체에 낀 먼지나 때를 물로 씻어 내는 것을 세차(洗車), 물에 타서 고체의 표면에 붙은 물질을 씻어 내는 데 쓰는 물질을 세제(洗劑), 깨끗하게 빨거나 씻음을 세정(洗淨), 부끄러움 따위를 씻어 버림을 세설(洗雪), 더러운 것을 씻어 버림을 세제(洗除), 쌀을 씻음 또는 씻는 그 쌀을 세미(洗米), 마음을 깨끗하게 함을 세심(洗心), 머리를 감음을 세발(洗髮), 다리를 씻음을 세각(洗脚), 물로 깨끗이 씻어서 검사함을 세검(洗檢), 빨래를 함을 세한(洗澣), 털을 씻음을 세모(洗毛), 눈을 씻음을 세안(洗眼), 발을 씻음을 세족(洗足), 간을 씻어 깨끗하게 한다는 뜻으로 마음을 청결하게 함을 세간(洗肝), 더러운 옷이나 피륙 따위를 물에 빠는 일을 세답(洗踏), 세례를 받는 일을 영세(領洗), 화초에 물을 주는 그릇을 화세(花洗), 물로 씻음을 수세(水洗), 일제히 씻어 냄이나 한꺼번에 싹 제거함을 일세(一洗), 깨끗이 씻음을 정세(淨洗), 머리를 빗고 세수함을 소세(梳洗), 양치질하고 세수함을 수세(嗽洗), 죄악을 깨쳐 마음을 깨끗이 함을 참세(懺洗), 상전의 빨래에 종의 발꿈치가 희게 된다는 말로 남을 위하여 한일이 자신에게도 이롭게 되었다는 말을 세답족백(洗踏足白), 남의 말을 공경하는 마음으로 귀담아 듣는 것을 이르는 말을 세이공청(洗耳恭聽), 가난하기가 마치 물로 씻은 듯하여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적빈여세(赤貧如洗), 피로써 피를 씻으면 더욱 더러워진다는 뜻으로 나쁜 일을 다스리려다 더욱 악을 범함을 일컫는 말을 이혈세혈(以血洗血), 칼로 창자를 도려내고 잿물로 위를 씻어 낸다는 뜻으로 마음을 고쳐먹고 스스로 새사람이 됨을 이르는 말을 괄장세위(刮腸洗胃)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