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style="text-align: left;">우리집에 산지 20년 넘은 자동차가 있었음<br>당연히 엄청 낡았고 블루투스 기능도 없는 찐 고물차<br>오래되긴 했지만 타고다니면서 잔고장은 한번도 안났어서 그냥.. 튼튼한 맛에 계속 타고다니던 그런 차였음<br>가족들 다 이제 슬슬 차 바꿔야지~ 하고 말은 하면서 한 3년째 계속 미루던 상태였음<br><br>어느날 가족끼리 오랜만에 이 차를 타고 좀 멀리 떨어진 대형마트에 장을 보러 갔음<br>근데 가면서 그날따라 유독 차 얘기를 많이 했음<br>지금까지 바꿔야지바꿔야지 말만 했다면 그땐 진짜 진지하게 가족회의?같은걸 함 ㅋㅋ 막 중고차 매물 알아보고... 이건 돈주고도 못판다 그만큼 낡았다 이런얘기도 하고 최신형 차는 얼마 하는지 막 알아보고 그랬음<br>걍 쉽게 말하면 그 차 타고 가면서 차 뒷담? 앞담?을 엄청 깐거지 ㅋㅋㅋ 고물이다, 못생겼다, 다른 차들이랑 너무 비교된다, 빨리 바꾸고싶다 이런 얘기들을 계~속 함 유독 그날따라 ㅋㅋㅋ<br>그래서 결국은 “한달 내로 차 바꾸자” 라고 결론이 남. 가족들 다 뿌듯..<br><br>아무튼 그렇게 가족회의를 끝내고 마트 도착하고 주차장에 차를 댐<br>마트에서 장 볼거 다 보고 다시 주차장으로 와서 우리 차를 찾는데<br><br>차가 안보이는거야<br><br>주차장이 큰 것도 아니었고 우리가 위치를 모르는 것도 아니었음<br>그래서 계속 찾다가 답답해서 결국 차키 눌러서 경적을 울렸다?<br>(지금까지 차키 안울린 이유는 우리 차가 워낙 작고 외관상 낡아서(잔기스 많고 묘하게 빛바래고 이런) 우리 가족한테는 차키 없이도 너무 쉽게 찾을수있었음 항상 그렇게 멀리서도 먼저 찾음)<br><br>근데 누른 순간 우리 다 소름끼쳤던게<br>우리 가족이 모여있던 바로 그 자리 옆에 차가 있었던거야<br><br>진짜 그냥 바로 옆. 50센치도 안되는 거리에 우리 차가 있었는데 4명중 아무도 못알아챔;;<br><br>더 신기했던 건<br>아까 주차장 돌아다니면서 어떤 차 보고 엄마가 “어머 이 차 너무 귀엽게 생겼다~ 우리 차 팔아버리고 이런 차로 바꿀까?“ 라고 함 그리고 다른 가족들도 오 귀엽네~ 근데 우리 차는 대체 어딨는거야? 하고 넘김<br><br>그렇게 넘겼던 그 차가 우리 차였던 거임 근데 그걸 아무도 눈치 못챘다는 거...;;<br><br>너무 신기하잖아 네명이 동시에 차 하나에 홀렸다는게..<br>우리 차 발견하자마자 넷다 벙쪄서 일단 타긴 탔는데 그때의 적막은 잊을 수 없어 ㅋㅋㅋ<br>다들 어안이 벙벙해서..<br>방금까지만 해도 욕했던 차가 갑자기 엄청 귀엽고 예뻐보이는 경험을 동시에 한거지<br>암튼 그래서 엄마가 ”우리가 너무 얘 욕을 해서 얘가 갑자기 예뻐지기로 결심했나보다“ 하고ㅋㅋㅋ 웃어넘김<br>결국 아직 팔지 말고 조금만 더 타보기로 하는걸로 결론이 남<br><br>그렇게 한 2년 정도를 더 타고 다녔어<br>진짜 오래된 차인데 고장 한번 안나는게 너무 신기했지<br><br>근데 얼마 있다가 아빠 회사에서 무슨 지원금(?)으로 저렴한 가격에 최신차로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생겼어<br>당연히 우리 가족은 너무 기뻐했고 바꾸기로 함<br>근데 동시에 우리 차가 마음에 쓰이는거야(마트 주차장 사건 이후로 정이 엄청 듦)<br>그래서 이젠 진짜로 우리 차를 보내주는 대신에 작별인사를 제대로 하기로 했다?<br><br>차 옆문에 쪼그맣게 귀여운 리본도 달아주고 가족 다같이 우리 차랑 사진도 한방 찍음<br>마지막 드라이브 가는 날에 우리 차한테 다들 덕담(?) 한마디씩도 해줬어 지금까지 우리를 안전하게 잘 태워줘서 고맙다, 20년동안 수고 많았다 뭐 이런 ㅋㅋㅋ<br>그렇게 드라이브도 잘 마치고 나서 집 앞에 마지막 주차를 함<br>마지막 운전까지 이 차는.. 굉장히 튼튼하게 잘 있어줬어 그래서 중고로 파는 우리도 되게 섭섭했어 이 튼튼한 차랑 헤어진다는게 ㅋㅋ<br>암튼 그렇게 마지막 작별인사 하고 내일 중고차업체 직원이 차 수거하러 온다길래 다들 차 한번씩 껴안아주고 집에 들어갔지<br><br>근데 다음날에 업체 직원이 와서 차 살펴보더니<br>“이 차 고장났는데요?”<br>이러는거야<br>우리는 그럴리가 없다고 20년 넘는 시간동안 한번도 고장난적도 사고난적도 없었고 어제까지도 잘 운전했다고 했지<br>근데 직원이 자꾸 고장났다, 이건 못 파니까 폐차해야된다 이런 말만 하길래 아빠가 답답해서 시동을 걸었다?<br><br>근데 시동이 안걸림...<br><br>몇번을 다시 해도 안걸림 살면서 이런적이 없었음<br>그 직원이 자기도 수리기사는 아니라 잘은 모르지만 여기 보시면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지금까지 잘 주행할 수 있었던게 말이 안될만큼 낡았다. 이런 말을 하는거임 ㅋㅋㅋ 그와중에 시동은 계속 안걸리고..<br><br>그래서 수리기사를 불렀는데 수리기사도 보자마자 이렇게 낡은 차는 처음본다고.. 이게 어제까지 작동이 됐다고요?? 엄청 놀라면서 말하더라고.. 사고가 안난게 신기한 차라면서 막 천운이더래<br>결국 차는 수리를 해도 시동이 계속 안걸려서 중고차로 팔 수는 없게 됐고 폐차를 하기로 함<br>그래도 돈은 받을 수 있었어 폐차보상금?이라는게 있더라고(마지막까지 좋았던 우리 차...)<br><br>이 폐차사건때 엄마가 “우리 차가 그동안 있는힘껏 우리를 지켜주다가 마지막 순간이 다가오니까 방전한게 아닐까?” 하는데 눈물이 핑 돌았어...ㅎㅎ<br><br>아무튼간에 정말 낡긴 했지만 오랜 시간동안 우리 가족을 지켜준 우리 차 덕분에 난 물건에도 영혼이 있다는 말 믿어..<br>이때 이후로 뭔가 세상을 보는 시야가 바뀐 것 같아 우리 가족 전부...! 예를 들면 사람은 물론이거니와 물건에게도 함부로 말하지 않기? 좋은 말만 해주기? ㅎㅎ<br><br>여시들한테도 아끼거나 고마운 물건이 있다면 꼭 고맙다고 말 해줘 혹시 몰라 그 물건이 여시를 지켜줄지</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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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내 첫차 보내면서 진짜 개오열했는데ㅠㅠ 내차도 18년된 차였는데 애가 약간 빌빌거려서 맨날 아침마다 핸들껴안고 좀만 더 버텨줘 제발.....ㅠㅠ 했는데 나 형편 좋아지자마자 애가 길에서 퍼짐 나한테 나 이제 그만 보내줘 라는 말하는거 같은 느낌이 딱 와서 며칠뒤에 중고차매장에 팔앗어ㅠ 심지어 나 살때가격 그대로 ..마지막으로 직원이 주행하는데 뒷모습이 너무 눈물나서 계속 오열 ㅠㅠ찌밤...
나도 물려받은 내 차 20년 된 차인데 이제 7만 5천 탔거든 ㅋㅋ 연식에 비해 달린 키로가 적단 말이지.. ㅋㅋㅋ 그래서 맨날 탈 때마다 니가 나이만 많지 일을 많이 한게 아니니까 오늘도 안전하게 잘 다녀오자고 그러고 ㅋㅋㅋ 소개할 때도 오래됐다 안하고 레트로 카라고 한단 말야 ㅠㅠ 차만큼은 진짜 그런게 좀 있는거 같아 ㅋㅋㅋ
나도 지금 내 차 이모한테 물려받은 14년 정도 된 차인데 깡통이라 내비 같은 것도 없지만 잘 굴러가고 에어컨 잘 나오고... 첫차라 내가 자잘하게 긁은 곳도 많은데 수리는 안해가지구 흔적들 다 그대로거든 나는 그냥 차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아서 애칭 붙여주고 만족하면서 잘 타고 다니는데 가족들 타면 엔진 소리가 어쨌네 브레이크가 어쨌네 하면서 똥차 바꿔버리라고 맨날 뭐라해... 그러면 내가 가족들 다 내리고 아닌데... 우리ㅇㅇ이 아직 너무 멀쩡하고 잘 굴러가는데... 나랑 더 오래오래 있자 이러거든ㅠㅠ 내 차도 듣고 있을까ㅠㅠㅠㅠㅠ흑흑...
첫댓글 영화 스텔라인줄
ㄹㅇ이다
애플펜슬아 이제그만 나타나주렴…
나도 내 첫차 보내면서 진짜 개오열했는데ㅠㅠ 내차도 18년된 차였는데 애가 약간 빌빌거려서 맨날 아침마다 핸들껴안고 좀만 더 버텨줘 제발.....ㅠㅠ 했는데 나 형편 좋아지자마자 애가 길에서 퍼짐 나한테 나 이제 그만 보내줘 라는 말하는거 같은 느낌이 딱 와서 며칠뒤에 중고차매장에 팔앗어ㅠ 심지어 나 살때가격 그대로 ..마지막으로 직원이 주행하는데 뒷모습이 너무 눈물나서 계속 오열 ㅠㅠ찌밤...
오쪼쪼 나으 자근 아이폰아..
이런얘기좋아..
너무너무 신기해
나도 물려받은 내 차 20년 된 차인데 이제 7만 5천 탔거든 ㅋㅋ 연식에 비해 달린 키로가 적단 말이지.. ㅋㅋㅋ 그래서 맨날 탈 때마다 니가 나이만 많지 일을 많이 한게 아니니까 오늘도 안전하게 잘 다녀오자고 그러고 ㅋㅋㅋ 소개할 때도 오래됐다 안하고 레트로 카라고 한단 말야 ㅠㅠ 차만큼은 진짜 그런게 좀 있는거 같아 ㅋㅋㅋ
뭔가 귀여워ㅠㅠㅠㅋㅋㅋㅋ
🥹
특히 차는 정이 많이가 ㅠㅠㅠㅠ
왜 절 울리시나요ㅠㅠ
나 우러ㅠㅠㅠㅠ
눈물나ㅜ우리집 통돌이도 25년 넘었는데
멀쩡하지만 너무 무섭게 탈수해서 바꿔야겠다 앞담했는데 ㅜ
오래 손탄 물건은 정도 가고 그러면서 사물에도 혼이 깃든다 하는데 나도 그런 생각 들더라
ㅠㅠㅠㅠ눙물
정말 신기하고 재밌어.. 근데 유독 차에 이런 거 많더라
그 차가 머였는지 궁금해
핸드폰도 6년동안 안고장나서 결국 질려서 바꾸고 공기계로 게임하려고 켜니까 벽돌된적 있었음.. 그 전날까지 데이터도 멀쩡히 잘 옮기고 게임도 쌩쌩 돌아갔었는데..
이야...
흐아아 눈물나.. 근데 나도 약간 저런 편이라 물건 되게 오래쓰고 헤어짐이 속상해서 못바꾸고 그랴 ㅠㅠㅋㅋㅋㅋㅋ그러다가 잃어버리면 찾으려고 미저리처럼 집착함
헐 눈물나네
ㅜㅜㅜㅜㅜㅜㅜ눈물나
리본 달아주고 잘해준게 너무 귀여워..
차의 표정 마음까지 상상하게 된다.. ㅠㅠ 울것같음 ㅠㅠㅠㅠ
감동이다
나도 지금 내 차 이모한테 물려받은 14년 정도 된 차인데 깡통이라 내비 같은 것도 없지만 잘 굴러가고 에어컨 잘 나오고... 첫차라 내가 자잘하게 긁은 곳도 많은데 수리는 안해가지구 흔적들 다 그대로거든
나는 그냥 차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아서 애칭 붙여주고 만족하면서 잘 타고 다니는데 가족들 타면 엔진 소리가 어쨌네 브레이크가 어쨌네 하면서 똥차 바꿔버리라고 맨날 뭐라해... 그러면 내가 가족들 다 내리고
아닌데... 우리ㅇㅇ이 아직 너무 멀쩡하고 잘 굴러가는데... 나랑 더 오래오래 있자 이러거든ㅠㅠ 내 차도 듣고 있을까ㅠㅠㅠㅠㅠ흑흑...
가족들도 다 너무 귀엽고 착하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