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공기업, 획일적인 공기업 경영쇄신 안된다
[금융공기업 혁신으로 거듭난다] <5>다시 그리는 미래상
무조건 인력 감축보다 부서재배치 등 추진
'실물경제 지원사격수役' 효율성 추구해야
금융공기업들이 경영효율화를 위한 인력감축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인력감축만으로 효율화를 강요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이는 중소기업, 가계 등 실물경제 지원 역할을 톡톡히 하기 위해서는 일괄적인 감축이 아닌 부서 재배치 등을 통해 지원을 강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업은행은 오는 2012년까지 정원의 10%(740명)를 감축하고, 올해 예산도 작년보다 11.5%(2579억원) 절감 편성하는 등 경영효율화 방안도 시행에 들어갔다.
산업은행도 공기업 경영효율화에 맞춰 비영업부문 슬림화와 현장 영업인력 위주의 인력운용을 통해 2010년까지 단계적으로 조직과 인력을 감축해 나갈 방침이다. 올해 임원들이 기본연봉도 평균 48% 삭감하고, 150억원 규모의 자산매각도 단행한다.
수출입은행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본부 관리부서를 줄이는 대신 중소기업 지원 전담반인 '중소기업 지원단'을 신설하는 등 금융지원업무는 확대했다. 공기업 경영혁의 일환으로 상위적 비중 20% 감축과 은행장ㆍ감사ㆍ이사 등 임원 연봉 39~54% 삭감도 단행했다. 이같은 경영효율화를 통해 절감된 예산을 활용, 전체 정원의 8%를 '청년인턴제'를 통해 채용해 고용창출에도 힘쓰고 있다.
농협도 지역조합의 합병, 인원 감축, 자회사 매각 등 대대적인 개편을 실시할 계획이다. 먼저 1187개에 달하는 지역조합 중 경영이 취약하거나 농민을 위해 제 구실을 못하고 있는 조합은 과감히 도태시키고 합병으로 규모화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농협중앙회와 지역조합의 인적 쇄신, 조직 쇄신도 단행된다. 지역조합장과 중앙회 및 자회사의 집행간부는 연봉을 10% 감축하고 중앙회 상위직급을 2010년까지 1000명 이상 줄이기로 했다. 무능력 직원은 상시 퇴출한다.
집행간부도 30% 줄여 16명에서 11명으로 만들고 상위직급인 1∼2급은 통폐합해 운영하기로 했다. 본부 조직도 20% 슬림화해 67개 부서를 53개로 줄인다.
기술보증기금은 최근 어려운 국내외 경제여건 속에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의 고통분담을 위해 임금동결 등 강도 높은 경영쇄신안을 확정, 시행하고 있다.
작고 효율적인 조직을 구축하고, 기능을 재조정해 고객중심의 조직체계로 전환하기 위해 본부조직 및 인력을 10% 이상 감축했다. 본부에서 감축된 인력은 중소ㆍ벤처기업의 신용경색 해소를 적극적으로 지원코자 영업점 현장인력으로 전환 재배치될 예정이다. 영업본부, 기술평가본부, 기획관리본부, 형신본부 등 4개 사업본부는 폐쇄됐다.
또한 인력구조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인력운용의 유연성 제고를 위해 임금피크제를 도입한다. 이에 따라 직원은 만55세가 되면 명예퇴직이나 별정직 전환 (4년간 한시적)을 선택해야 한다. 별정직으로 전환되는 경우 급여는 75%부터 시작해 40%까지 매년 단계적으로 삭감된다. 이번 제도 도입으로 총 인건비는 4년 기준으로 1인당 약 7000만원 정도 절감 효과가 발생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계 관계자는 "공기업들의 이러한 조직개편은 금융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등 인력절감을 통해 개선책이 될 수는 있으나 일괄적인 감축이 아닌 부서 재배치 등을 통해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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