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경중원(破鏡重圓) ♥
우리말에 파경(破鏡)이란 말이 있어요
파경(破鏡)이란
깨어질 파(破),거울 경(鏡)자를 쓰는데
`깨어진 거울' 즉 '거울이 깨졌다'는 뜻으로 부부의 이별을 비유하는 말이기도 하지요
그래서 부부가 서로 뜻이 맞지않아 이혼을 했을때 파경(破鏡)을 맞았다고 하지요
그런데 어찌하여 수많은 말 중에서 부부의 이혼을 거울에 비유했을까요?
이는 중국의 설화집에서 유래했다고 하는데
중국의 역대 설화집인 태평광기(太平廣記)를 보면 파경중원(破鏡重圓)이란 말이 나오지요
여기서 '깨어진 거울'을 의미하는 파경(破鏡)이란 말이 전래됐다고 하지요
그런데 파경중원(破鏡重圓)의 원래의 뜻은
"깨진 거울이 다시 둥근 모습을 되찾는다"는 의미로
생 이별한 부부가 다시 만난다는 뜻이지요
그러니까 부부의 이별을 의미 하는것이 아니고
오히려 이별했던 부부가 다시 합친다는 의미라 하네요
6세기 말경 중국 남북조시대의 남조(南朝) 최후의 왕조인 진(陳)나라가
수(隋)나라의 대군에 의해 멸망하게 되었어요
이때 궁중관리였던 서덕언(徐德言)은 수나라 대군이 양쯔강 북쪽 기슭에 도착하자
무엇보다도 사랑하는 아내의 앞날이 걱정되었지요
당시 패전국의 여인들은 점령군의 위안부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특히 그의 아내는 진나라의 마지막 황제인 후주(後主)의 누이동생(낙창공주)으로
재색(才色)을 겸비한 미인이었기 때문에 더욱 걱정이 컸지요
그는 수나라 대군이 도성에 가까이 다가오자 아내에게 말했어요
"이제 멸망의 날이 다가왔소. 이 나라가 망하면 그대도 무사하지 못할것이오
적의 눈에 띄면 어느 고관이나 장수의 첩실로 보내지게 될 것이오
그렇게 되면 다시 만나기 어렵겠지만 만약을 위해서 이 거울을 둘로 쪼개어 하나씩 소중히 간직합시다.
그리고 내년 정월 보름날 도성의 시장에서 깨진 거울을 내다 팔도록 하시오.
만약 내가 살아있게 되면 그날은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도성의 시장으로 찾아가겠소."
두 사람은 각각 거울 반쪽씩을 소중히 간직하고는 헤어지게 되었어요
마침내 진나라는 수나라에 의해 멸망하였고
서덕언의 아내는 붙잡혀 수나라의 중신 양소(楊素)의 첩실로 보내졌지요
그녀는 양소의 총애를 받게 되었으나 늘 반쪽 거울을 꺼내보면서 남편을 그리워했어요
한편 서덕언은 난리통에도 겨우 목숨을 부지하며 신분을 속이고 유리걸식하며 유랑하다
1년이 가까이 오자 도성으로 올라오게 되었지요
그리고 약속한 정월 보름날 시장으로 가보았어요
과연 반쪽으로 쪼개진 거울을 높이 처들고 큰 소리로 팔고 있는 사람이 있었지요
서덕언은 다가가 자신의 거울과 맞추어보니 딱 하나로 합쳐졌어요
그는 맞추어진 거울 뒷면에 아내를 그리는 애툿한 심정을 시로 적은후 거울을 다시 돌려보냈어요
경여인구거(鏡與人俱去) 거울이 사람과 함께 갔는데,
경귀인불귀(鏡歸人不歸) 거울만 돌아오고 사람은 돌아오지 않네.
무부상아영(無復姮娥影) 항아의 그림자는 다시 만날 수 없고,
공류명월휘(空留明月輝) 헛되이 밝은 달빛만 머물러있네.
장사꾼을 통해 거울과 함께 전달된 서덕언의 시를 읽어본 낙창공주는
마음이 너무 상심되어 식음을 전폐하고 울기만 했어요
이 사실을 알게된 양소(楊素)가 서덕언을 자기 집으로 초청하여 술잔을 기우리며 두 사람을 만나게 해주자
그 자리에서 낙창공주는 다음과 같은 시를 써서 자신의 운명을 한탄했지요
금일하천차(今日何遷次) 오늘 어찌하여 이곳에 처하여
신관대구관(新官對舊官) 새남편과 옛남편을 마주 대하게 되었는가?
소제구불감(笑啼俱不敢) 웃을수도 울수도 없으니
방험작인난(方驗作人難) 사람노릇 하기가 어려운줄 이제야 알았도다!
그러자 두사람의 변치않은 사랑에 감동받은 양소(楊素)는 낙창공주(樂昌公主)를
서덕언(徐德言)에게 돌려주었어요
두 사람은 다시 부부가 되어 백발이 성성할때 까지 백년해로(百年偕老)하였다는 이야기지요
이 이야기에서 비롯되어 이별한 부부가 다시 만나는 것을
'파경중원(破鏡重圓)' 또는 '파경중국(破鏡重國)'이라고 하였지요
그러니까 부부가 다시 만나기 위해 거울을 깨어 증표로 삼은 것인데
어찌하여 '파경중원(破鏡重圓)에서 파경(破鏡)이란 말만 쏙빼어
원래의 의미와는 정 반대되는 뜻으로 쓰이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요즘은 두집건너 한집이 이혼을 한다고 하지요
지난해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이혼율이 45%에 육박하고 있다고 했어요
따라서 재혼율도 높아지고 있지요
그런데 문제는 재혼한 사람들의 이혼율이 더 높다고 하네요
한번 한거 두번은 못하냐 일까요?
아니면 진정한 배필을 못 만나서 일까요?
결혼이란 인륜지대사(人倫之大事) 이지요
인륜지대사(人倫之大事)란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라는 뜻이지요
그러니까 "사람이 살아 가면서 하는 일 중에 큰일이다" 라는 뜻으로
그 큰일중에 하나가 결혼 이라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결혼은 일생에 한번뿐인 일륜지대사이지요
결혼이란 행위는 일생에 한번뿐인 사람과 사람의 사이를 결정짓은 큰 일이지요
한번이라도 이혼을 생각했던 사람들은
파경(破鏡) 보다는 파경중원(破鏡重圓)의 원 뜻을 헤아리시고
많은 하객들 앞에서 했던 '혼인서약'을 상기 하시기 바래요
▲ 결혼때 누구나 했던 혼인서약 ...
▲ 요즘 주례없이 하는 혼인서약 ...
첫댓글 그렇군요. 파경이란 말이 파경중혼에서 나온 말이로군요.
그런데 이혼율이 45%란 통계는 잘못된 것 같습니다.^^
천일야사에 나오는 역사교사가 말하기를 파경이란 원래는 부부가 어려움을 이겨내고 합치는것인데
어느순간 그뜻이 바뀌었다고 말하더군요
이혼율이 45%는 복수응답이라서가 아닐런지요
실제로는 15%+-5% 인것 같아요 이것도 아닌가요 ㅎㅎㅎㅎ
여기 글의 주제는 파경이란 말의 근원을 이야기하는것이니 이혼률은 부수적인 문제입니다
@심마니 그렇긴 하지만 '이혼율이 45%에 육박하고 있다'고 하시니 너무 거리가 먼 통계라서 말입니다.^^
자칫하면 10명 중 4~5명은 이혼하는 줄 알잖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