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문 >
엊그제 5월 17일 (현지 시각) 미국 연방의회 하원 의사당에서, 국방부 정보·보안 담당 차관과 부국장을 불러, 90분간 ‘미확인 항공 현상(UAP)'에 대한 청문회가 열렸습니다.
지금껏 미확인물체로 불리던 UFO를 앞으로는 UAP(Unidentified Aerial Phenomena)라고 부른답니다.
UAP 태스크포스는 2004~2021년 사이 보고된 144건의 UAP를 집중 조사한 결과, 1건에 대해서는 ’바람 빠진 커다란 풍선‘으로 확인했지만, 나머지 143건은 분명한 답을 얻지 못했답니다.
하여, 웹 소설 플랫폼 ‘문피아’에 연재한 SF 소설 ‘도래인’의 일부를 ‘난정 뜨락’ 방문객님께 소개하고자 합니다.
우리 한반도 민족의 조상인 외계인에 관한 내용으로, 총 10회 분량을 매주 1회씩 올릴 예정이오니, 재미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 읽고 나면, 지금 우크라이나 전쟁을 벌이고 있는 세계적인 이단자 러시아 대통령 푸틴이 어떤 인물인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
12. UFO의 소련 붕괴
“소련이 갑작스럽게 연방을 해체했다고요?”
공산주의 종주국이던 소련이 자본주의 체제를 따르려고 나라 이름을 러시아로 바꿨느냐는 세희의 질문에 정훈이 다른 이유가 있다고 대답하자, 문도와 영란도 왜 갑자기 소련이 연방을 해체하게 되었는지 궁금해진다.
“예, 소련은 거의 ‘어느 날 갑자기’ 수준으로 1991년에 스스로 연방을 해체했어요. 소련의 정식 명칭은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연방’ 이에요. 하하, 너무 길죠? 동유럽에서 북아시아와 중앙아시아에 걸친 광대한 영역을 차지하고 15개의 독립공화국과 20개의 자치공화국, 8개의 자치주로 구성되어 있었어요.”
“맞아요. 세계지도에서 보면 북극 아래를 거의 다 차지하고 있던데요.”
“그렇죠. 1980년대 초까지만 해도 미국과 자웅을 겨루면서 군비경쟁을 치열하게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1985년에 소련 공산당 서기장에 취임한 고르바초프가 페레스트로이카라는 개혁정책을 펼쳤어요. 1987년에는 미국을 방문해서 레이건 대통령과 ‘중거리 핵전략 전폐 조약(INF)’을 맺었고요. 이듬해 1988년에도 워싱턴에서 약식 미소 정상회담이 열렸는데, 퇴임할 레이건을 환송하는 자리가 됐어요. 고르바초프가 소련 초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1990년에는 동독과 서독의 재통합이 실현되어 그 공로로 노벨 평화상을 받았고, 1991년에 연방을 스스로 해체하고 연방국들을 모두 독립시켜줬어요. 미국을 두 번이나 다녀온 2~3년 만에 소련연방이 붕괴한 셈이지요.”
“맞다! 그 대통령 이마에 우리나라 한반도 지도가 그려져 있지요? 그 양반이 미국 가서 뭘 잘못 먹고 왔나 보네요. 호호.”
세희가 고르바초프를 기억하는 모양이다. 그때는 기저귀 차고 기어 다닐 때 아닌가?
“예, 맞습니다. 이마에 꼭 한반도 같은 자국이 있지요. 하하. 미국서 뭘 잘못 먹은 건 아닌데, 뭘 제대로 본 것 같습니다. 하하.”
“뭘 봤는데 그렇게 회까닥했대요? 도사 오빠! 히힝~”
“음.. 영란 씨. 미안한데, 오늘은 시간이 없어서 다음에 얘기해줄게요. 내가 내일 고향에 좀 다녀와야 해서, 준비할 것도 있고. 아주 재미있는 얘기니까 기대하시고! 하하.”
“재밌어요? 아잉~ 궁금해서 어떻게 참고 기다려요. 잉~”
“어머, 고향에 내려가세요? 고향이 하동 악양이라고 하셨죠? 어서 들어가서 쉬세요!”
세희가 영란에게 눈을 흘겨주고 테이블 위의 쟁반들을 밀어낸다.
“아, 맞다. 악양 간다고 했지! 내일 가는구나. 그만하고 일어나자! 영란 씨, 다음에는 최 박사 데리고 올 테니까, 조금만 참고 기다려요. 하하.”
정훈과 문도는 영란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스탠드바 ‘붐’을 나섰다.
** **
정훈은 어릴 때 부친에게서 들은 얘기가 있다.
처음 들었을 때는 공상과학영화에 나오는 황당한 얘기 같았는데, 지금은 그 얘기가 사실일 거라고 믿게 되었다.
“정훈아, 너는 영화 ET에 나오는 ET가 진짜로 있다고 생각하냐?”
“에이, 그런 게 어디 있어요? 괜히 소설가들이 공상과학영화로 지어낸 거죠.”
“글쎄, 나도 내 눈으로 안 봤으니까 믿기는 어려운데, 1947년에 미국 로즈웰에 추락한 UFO는 외계 생명체가 타고 온 비행접시가 맞다더라. 그러고, 내가 미국에 있을 때 우리 교포신문에 외계인에 관련된 조그만 기사가 나와 있었어. 얼마 전에 추락한 UFO의 외계인 시체를 공개하라는 데모가 워싱턴에서 있었다는 내용이었어. UFO 광신자들이 괜히 그러는 거겠지 싶었는데, 며칠 뒤에 또 더 많은 사람이 모인 데모가 있었다는 기사가 나왔어. 푸른색 피부에 중학생 크기의 외계인 시체 3구를 정부가 은닉하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대기업연구소에 근무했던 정훈의 부친 이재성은 외국 출장이 잦았다. 부장이었던 1987년에는 미국에 업무상 장기출장으로 6개월간 나가 있었다. 그때 읽은 신문 기사를 전해주면서 외계인이 실제로 있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그런데, 작년에 정훈이가 부친 회사의 폐업과 관련된 조사를 하면서 부친의 서류 박스를 뒤적여보다가 정훈에게 얘기해준 그 내용이 타이핑된 자료를 보게 되었다.
부친이 PC로 작성해서 출력한 몇 가지 제목의 글을 두툼한 파일로 철해둔 것이었다. 상당한 분량의 판타지 같은 논설문 중에 정훈에게 들려준 UFO 내용과 관련된 다음과 같은 기록도 들어있었다.
***
… 2차 세계대전 끝 무렵인 1945년에 일본 항구도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탄이 투하되었다. 그 결과 세계대전은 종식되었고, 우리나라도 36년간의 일제강점기에서 해방되었다.
만약 그때 일본이 미국처럼 원자탄을 보유하고 있었다면 어찌 되었을까?
모르긴 해도 진주만까지 폭격했던 제국주의 일본이 항복 대신에 핵폭탄으로 보복 공격을 감행했을 것이다. 그랬으면 3차 세계대전이 터졌을 것이고, 우리 인류는 3분지 2 이상이 일시에 죽고, 남은 인류도 짐승처럼 살다가 수십 년 이내에 소멸하고 말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로부터 2년 뒤인 1947년에 미국 뉴멕시코의 로즈웰에 UFO가 추락한 사건은 외계 문명사회의 존재 가능성을 높게 시사하고 있다. 즉 지구를 감시하고 있던 어느 외계 행성에서 원자탄의 폭발에 의해 방출된 방사선을 감지하고, 원인을 확인할 목적으로 불과 원폭 투하 2년 이내의 짧은 시간에 지구에 도착했다는 얘기가 아닐까?
빛의 속도로만 생각하면 방사선이 가는 데만 1년이 걸리고, 감지해서 UFO를 타고 오는 데 1년이 걸리니까, 1광년 거리에 있는 행성에서 왔다는 얘긴데, 현재까지 관측된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별인 ‘알파 센타우리’ 항성도 4광년 거리에 있지 않은가? 더구나 그 항성에는 지구처럼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행성이 있을 확률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그들은 어디에서 왔다는 것인가? 설마 화성에 기지를 둔 외계인의 전진기지에서 곧바로 날아왔단 말일까?
1980년에 미국의 ‘칼 세이건’의 저서 ‘코스모스’라는 책이 발간됐다. 그는 코넬대학교 천문학 및 우주 공간 과학 분야의 교수로 재직하고 있었으며 400여 개에 달하는 과학논문 기사를 발표했고, 12권이 넘는 책을 저술하거나 편집했다. 천문학 분야의 국제적인 상인 ‘프릭스 칼라버트 상’을 받았고 행성 연구에 이바지하고 있는 선구적인 전문지인 ‘이카루스’에서 12년 동안 수석 편집장으로 지냈다.
우리의 은하계에는 우리 태양과 같은 항성, 즉 별이 2천억~4천억 개나 있다. 칼 세이건에 의하면 이들 항성 중에 전파천문학을 알고 있는 진보된 기술 문명 세계가 있는 행성의 숫자가 10개는 될 것이라고 한다.
즉, 우리의 은하계에는 지구와 같은 문명사회가 10개는 존재한다는 주장이다.
유일한 창조주가 이 세상(지구)을 만들었다고 믿는 유신론자들에게는 터무니없는 주장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칼 세이건 개인의 작위적인 주장이 아니고, 천문과학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이 ‘프랭크 드레이크’ 박사가 만든 ‘드레이크 방정식’이라는 함수 관계식을 풀어서 밝힌 견해이므로,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는 추론으로 생각된다.
오히려 우리 태양과 같은 항성이 4천억 개나 있는데, 어째서 지구 같은 행성이 고작 10개밖에 안 된다는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그런데, ‘코스모스’에서 설명하는 그 이유는 이러하다. “한 개의 행성에서 그 행성의 수명 가운데 문명이 꽃피는 기간은 행성 수명의 몇 % 정도일까?”라는 문제였다. 우리 지구의 수명 45억 년 중에 지금처럼 전파천문학을 특징으로 하는 문명을 지닌 지는 이제 겨우 수십 년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1백만 분의 1% 이하의 기간밖에 안 된다는 것이다.
그 외에 눈길을 끄는 추론이 하나 있었다. 문명이 꽃피기까지는 수십억 년이나 되는 진화과정이 필요하지만, 그 단계에 이르면 문명인들은 용서하기 어려운 한순간의 부주의로 인해, 자신을 파멸시켜버리고 마는 위험을 초래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쉽게 해석하면, 러시아나 중국과 미국이 수소폭탄으로 전쟁을 일으켜 지구의 인류문명이 한순간에 사라져 버릴 수도 있다는 얘기다.
…. …. ….
내가 미국 출장 중에 ‘외계인 시체 3구를 정부가 은닉하고 있다’라는 기사를 읽었는데, 그 1년 전인 1986년에 소련의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에서 20세기 최대의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후 방사선 피폭으로 인해 5년 동안 7천여 명이나 죽고 70여만 명이 치료를 받았다.
혹시 그 외계인 시체 3구는 1947년에 UFO를 보냈던 그 행성에서 소련 원폭 사고를 감지하고 또다시 UFO를 보내온 것이 아닐까?
그래서 고르바초프가 1987년에 미국을 방문했을 때, 레이건이 그 외계인 시체와 UFO 잔해를 보여줬을 것이다.
“이것 좀 보시오, 고 서기장! 외계인이 이렇게 생겼소. 우리보다 훨씬 발달한 외계인이 지구를 감시하고 있다는 우리 자료는 잘 받아보셨지요? 이것들을 보낸 행성에서 군대를 보내오면 어쩔 것이오? 우리의 적은 따로 있소! 지금 우리가 지구인끼리 핵무기 경쟁을 벌여서 싸울 때가 아닙니다. 외계 침략을 대비한 MD(미사일 방어체계) 구축에 전력을 다해야 되지 않겠소?”
“아하… 사실이었구려. 잘 알겠소, 레 대통령! 그런데 이것들이 어디서 온 지는 파악이 되었소?”
“아니요. 지구상에 있는 천체망원경으로는 대기권이 가려서 수십 광년 거리에 있는 별도 제대로 관측이 안 되오. 빠르면, 90년 4월에 대기권 밖으로 우주 천체망원경 ‘허블’을 쏘아 올릴 예정이오. 그리되면, 수십억 광년 떨어진 별도 자세한 관측이 가능할 거요.”
“아, 그래요? 미국이 혼자서 애 많이 쓰고 있구려.”
“고 서기장도 우주선 개발에 투자 좀 하세요! 핵무기 제조 비용 줄여서 우주정거장도 좀 보완하면 좋지 않겠소? 86년에 올린 `미르호`는 잘 돌고 있지요? 우리 미국 우주인도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소련이 ‘미르’ 우주정거장 확장공사에 주력해주면 고맙겠소.”
“잘 알겠소. 우리 함께 중거리 핵전력은 전부 없애고, 전략 핵병기도 현 보유 수량의 50%로 줄입시다. 소련은 우주정거장 확장에 주력할 거니까 미국은 허블 망원경과 MD 개발에 주력해주시오! 과학자들 교류도 현실화합시다.”
이렇게 해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군축 협약을 맺은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은 귀국해서 군부를 설득하게 되었다.
“내가 시찰하고 온 미국 비밀기지의 UFO 탑승 외계인 동영상과 자료들은 봤지요? 외계 우주인 침략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군비를 더 많이 마련해야 하오. 핵미사일은 줄이고 그 돈으로 우주정거장 확장공사부터 서두릅시다. 우주정거장 미르에 미국이 개발할 소형 MD를 설치해야 돼요. 그렇게 하려면, 경제적 부담만 주는 연방국들을 독립시켜 버리고, 우리 러시아만의 힘으로 침략에 대비합시다!”
이렇게 해서 1990년에 소련 초대 대통령이 된 고르바초프는 1991년에 소비에트 연방을 해체하고 국명을 러시아로 바꾸게 되었다.
외계인 UFO가 소련을 붕괴시킨 것이다.
…… ……
***
정훈의 아버지 이재성 사장이 쓴 판타지 소설 같은 이 논설문의 내용은 과연 사실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