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여년전 아버지께서 돌아가셔서 혼자 부산에 살고 계시는 친정어머니께서 서울나들이를 마치고 KTX를 타기 위하여 서울역에 가시는 것을 오늘 낮에 배웅해 드렸습니다. 여행가방도 들어드리고 개찰할 때까지 말동무도 해드리면 좋아 하실 것 같아서였습니다.
기차를 기다리는 동안 집으로 전화를 하려고 핸드폰을 꺼내니 전원이 꺼져버려서(외출하면서 전화기 상태를 점검하지 않는 저의 무심함때문에) 전화기를 빌렸는데 우리 엄마 자랑스럽게 하시는 말씀이 "1번 누르면 된다. 1번"이었습니다.
그 순간 아! 하고 밀려오는 진한 감동.....
그렇습니다.
보통 사람들이 자기집 전화번호를 단축번호 1번으로 사용할 때 집에 아무도 없는 우리 엄마는 다섯 딸 중에 제일 맏이인 저희집번호를 쓰신 것이었습니다.
큰집, 작은집, 그리고 바로 옆집에 살던 사촌집까지 모두 아들이 둘 셋씩 있는 틈에서 아들을 갖고 싶어 공장이름까지 "희남공업사"라고 지으신 아버지 곁에서 딸만 다섯을 낳아 무던히도 속상하셨던 우리 엄마에게 저는 남의 집 열아들 부럽지 않게 잘 키우고 싶은 큰 딸이었던 것입니다.
그 마음은 지금도 변하지 않아 저는 언제나 엄마의 소중한 1번인 것입니다.
20여년전 결혼을 하면서부터 시어머니,시누이들, 남편, 자식들에 묻혀 때로는 잊어버리고 살 때도 많았던 저에게 오늘 낮의 일은 하나의 충격이었습니다.
다음번에 서울에 오시면 그동안 미뤄두었던 가족사진 촬영을 꼭 해야겠다고 마음먹어봅니다.
두 분 어머니들과 저희 부부, 그리고 두 아이 모두 여섯명이 한 가족이니까요.
아아 제가 좋아하는 노래가사를 적으면서 이 글을 마무리해야겠습니다.
Mother of mine, Now I am grown, I can walk straight all of my own.
I'd like to give you what you gave to me, Mother sweet mother of mine.
***일산정혜사 카페에 올렸던 글인데 옮겨와 보았습니다.
첫댓글 아름다운 모습에 감동합니다 가족 모두 늘 건강하시고 언제나 행복하시길...^^*
그런데 음악은 들리지 않습니다. 저힌 아들밭이라 저는 초등하교 6학년때 '언니'라고 첨 불러 보았습니다. 맨날 남자틈에서 아무나 보고 오빠들 따라'누우야(누나)'하고 불렀습니다. 첨 사촌언니를 '언니'라고 부르던 그 부끄러움(?) 지금도 선합니다..든든하고 예븐 딸,,,멋진 따님 되세요^^
우째 오늘 저녁 내 내꼬랑지만 졸졸 따라 댕기네 ㅎㅎ수경심님께서 부산이 친정인 부산 가이나 였군요. 반갑내요. 딸 다섯의 맏딸 ! 맴이 찡~ 해 옴을 느낌니다. 그렇습니다 그 일번의 대한 믿음 사랑 기대....듬직한 희남공업사 맏딸 수경심님 !!!
무상행님, 음악 올리는 법을 몰라서 처음부터 올리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냥 그 부분의 가사가 좋아서 써 본것입니다. 제 어릴 때 소원이 남동생 하나 갖는 것이었답니다. 그래서인지 결혼은 저보다 한 살 어린 사람과 하여서 연상연하 커플이랍니다. 하하하....
수경심님! 1번 딸을 아무나 하나요. 친정어머님의 1번은 맏딸에 대한 소중함과 애정... 바로 그 자체가 아닐까요...님의 마음씀이 그러하니 어머님께는 수경심님이 영원한 1번임에 틀림 없습니다. 글을 읽는 동안 내내 잔잔한 감동의 물결이 밀려옴을 느낍니다.. 내 친정 어머님 생각과 함께... 항상 행복하시길 빕니다.^^*
딸딸...어머님께서 수경심님이 첫손주를 낳으셨으니 얼마나 좋아하셨을까요.제가 아는 분은 칠공주댁인데 그 댁 아버님께선 딸들의 출산 예정일이 되면 돈 들고 계시다가 아들이면 무조건 병원비 '전액지원 + 보너스',,그런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딸이 우세해지죠..'모계사회'로의 귀향 .^^ 행복하시고 잘 해 드리세요^^
수경심님, 저두 맏딸인데요. 근데 전 부모님 말씀을 아주 안 듣는 <문제아>였어요. 고등학교 때부터...지금 많이 사람이 되었다고들 합니다. 제가 나중에 심리학에서 말하는 <장녀 콤플렉스>에 대해서 글을 올리겠습니다. 수경심님, 건강하세요. 고맙습니다.
멋진 모습입니다 전 쬐끔 찔리느 딸이거든요 좋은날 되세요
딸딸딸.....옛날엔 딸 많이 낳으신 엄마들의 고충? 이 많으셨죠....지금은 오히려 딸 못낳은 분들의 부러음의 대상이고요..ㅎㅎ 시대는 자꾸 변하기 마련이구요...^^
부모와 자식간은 너무나도 아름다운 사이지요....부럽습니다...효도의 孝 글자를 보면 늙을 老와 아들 子로 구성되어 있습니다...곧 서로의 코뮤니케이션이지요....서로 마음과 마음이 통할 때...섞일 때, 효도가...ㅋㅋ
찡~합니다.저도 딸셋의 큰딸이거든요,매일 어머니 전화기다리게 해놓고 일주일에 한 번씩 친정어머니의 전화를 받는 불효딸이지요. 아직까정 왜 어머니의 지나치신 관심이 무겁기만 한 지 모르겠네요.무덤덤한 제 성격때문에 저도 답답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맏이는 영원한 살림밑천....ㅎㅎㅎ 엄마라고 부르고 대답 해 줄수 있는 님이 부러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