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겨울이 찾아왔습니다 /
지난주부터 낙엽을 쓸어젖힌 구름
망막에 걸린 속눈썹처럼 기웃거리더니
겹쳐진 책갈피 사이서 핑 어지러움이 몰려왔고
이내 비를 뿌리기 시작합니다
창가의 비친 어슴푸레한 모습에서
창문 밖 나를 바라보시는 그리움은
언제나 당신의 몫이었지만
구슬픈 번민의 하늘은
언제나 내 몫이 되어 나를 슬프게 합니다
그리움을 갈망한 적도 있습니다
탄생의 존재를 알고 난 후
세상 사람들 시선 따윈 안중에도 없이 살았지만
헝클어진 정서와 낯선 혼돈 속에서
가장 먼저 깨닫는 것이 있다면 부끄러움이었습니다
당신이 떠난 후
늦었지만 덜 부끄러워지기 위해
나를 다스리는 중입니다
엊그제 당신께 발길을 돌렸습니다
가늘게 가쁜 숨 헐떡이며 나는 또 길을 나섭니다
어디로 가야 하나요
힘겹게 사막을 걷고 있습니다
당신의 눈빛에 비친 나의 기억은
잠시 정지된 상태의 모습에서
인자하고 고왔습니다
봄빛 따스한 손길이 가슴에 닿을 때면
영혼은 나를 달래고 햇볕은 그 안에서 잠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당신은 고운 햇살을 따라갔습니다
그 길은 돌아올 수 없는 추억임을 알면서도
당신의 성체聖體를 따라갔지만
저만치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캄캄한 방황의 미로에 갇힌 벽
너무 지쳐 잠시 여정을 멈추었습니다
오늘도 난
당신의 노을에게서
이별은 저만치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걸
아름다운 이별을 고한 당신을 그리워하며
영혼의 슬픔을 묻은 나의 겨울에
조금씩 당신의 기억을 써 내려갑니다
내 눈가에 당신의 마음이 머물 때까지
파노라마 같은 북한산 전경이 멋지게 내 품 안에...
언뜻언뜻 사색思索의 하늘이 돋보인다
이제 겨울의 시작이건만
벌써부터 봄의 따스함을 꿈꾼다
2만여 평의 파노라마 카페(9월 오픈: 겨울임에도 날파리떼가 극성인데 여름철엔 어쩔???!!),
근처엔 은평 한옥마을과 맞은편으로 제법 맛있는 시카고피자& 파스타 전문식당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