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의대 4인 교수, "의사 면허 하나로 전문가 대접 받으려는 모습 오만" 질책
안녕하세요. 일요서울입니다.
서울대 의대·서울대병원 하은진·오주환·한세원·강희경 교수는
17일 복귀하려는 의대생들을 겁박하는 일부 의대생과
전공의들을 강도 높게 질책하는 성명을 냈답니다.
이날 성명을 낸 하 교수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서울대학교병원 신경외과·중환자의학과,
오 교수는 국제보건정책, 한 교수는 혈액종양내과,
강 교수는 소아청소년과에 근무 중입니다.
4인의 교수들은 이날
'복귀하는 동료는 더 이상 동료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분들께
이제는 결정할 때입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내가 알던 제자, 후배들이 맞는가.
'내가 아플 때 내 가족이
이들에게 치료받게 될까 봐 두렵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따끔한 질책을 내놨답니다.
교육부는 지난 7일 의대생들이 3월까지 복귀할 경우
내년 의대 모집인원을 3,058명으로 되돌리겠다고 밝혔으며,
대학별 학칙에 따라 고려대는 21일,
연세대는 24일 등으로 마감 시한을 설정했습니다.
이에 대해 건국대 의대 본과 2, 3학년 학생 6명이
학교에 휴학계를 제출하지 않고 수업에 복귀하려고 하자
동급생들이 이들을 비난하는 입장문을
건국대 의대생이 이용하는 단체 대화방에서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사직전공의 대표 박단 대한의사협회 부회장은
지난 7일 '스승의 위선' 과 10일 '어른의 편협' 페이스북 글에서
"학장이라는 자는 오히려 정부 권력에 편승해
제자들을 시궁창에 빠뜨리려 하고 있다"
"정작 학생들 겁박하는 건 당신들 아닙니까.
징계위원회 출석하라, 제적시키겠다, 의사되기 싫냐.
학장들이 하고 있는 게 그거 아닌가" 등
학장·교수진들을 공개 비난했답니다.
이날 4인 교수들은 먼저
“박단 부회장이 올린 글을 읽고 지난 10일
국회 토론회도 지켜봤다”며
“더는 침묵하는 다수에 숨어 동조자가 될 수 없기에
우리는 우리의 생각을 이야기 하고자 한다”고
성명 발표 배경을 설명했답니다.
이들은 “메디스태프(의사 전용 커뮤니티인),
의료 관련 기사의 댓글, 박단의 페이스북 글들엔
환자에 대한 책임도, 동료에 대한 존중도,
전문가로서의 품격도 찾아볼 수 없는 말들이 넘친다”며
“정말 내가 알던 제자, 후배들이 맞는가,
이들 중 우리의 제자, 후배가 있을까
두려움을 느낀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조금은 겸손하면 좋으련만,
의사 면허 하나로 전문가 대접을 받으려는 모습도
오만하기 그지없다”며
“여러분은 의료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한 로드맵도,
설득력 있는 대안도 없이 1년을 보냈다.
오직 탕핑(躺平·눕기)과 대안 없는 반대만이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답니다.
이들은 “현재의 투쟁 방식과 목표는,
정의롭지도 않고, 사회를 설득할 수도 없어 보인다”며
“이런 투쟁 방식에 계속 동조할 것인지,
아니면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낼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고 강조했답니다.
이들은 또 “여러분은 자신을 (정부 정책의) 피해자라고 말한다.
그러나 사직과 휴학은 여러분이 스스로 선택한 일”이라며
“진짜 피해자는 지난 1년 동안 외면당하고
치료받지 못한 환자들, 그 가족들 아닌가”라고 했습니다.
이어 “여러분이 “착취당했다”고 말하는 3~5년의 수련 과정은
전문의 자격을 얻기 위한 과정인데
‘착취’로 매도되고 있다"며 "전공의 과정이 힘들다고 해서,
전문의가 된 후에도 그렇게 살고 있나,
대다수는 고액 연봉을 받으며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지 않냐”고 꼬집었답니다.
또 “진짜 착취당하는 사람들은 (따로) 있다”며
“생산직·서비스직 노동자들은 12시간 넘게 서서 일하면서도
언제 직장에서 잘릴지 모르는 불안을 안고 살아간다"며
"자영업자의 75%는 월수입 100만 원을 벌지 못하고
그중 소득이 0인 사람이 100만 명,
그들의 삶이 여러분 눈에는 보이기는 하느냐”고
추궁했답니다.
현장을 지키고 있는 동료의사, 교수,
간호사 등 동료들에 대한 비난도 질책했습니다.
이들은 "여러분은 현장을 지키고 있는 동료 의사,
교수들을 비난하며, 오히려 그들의 헌신을 조롱한다"면서
"100시간이 넘는 업무에 과로로 쓰러지는 이들에게 돌아온 것은
블랙리스트와 비난이다. 대체 동료애는 어디에 있냐"고
따졌답니다.
또 "환자들을 지켜야 하는 우리는 간호사,
현장의 보건 의료직들과 다학제 협력을 확대하고 있는데
'의사만이 의료를 할 수 있다'는 오만한 태도로
이들을 폄하하는 말을 서슴지 않는다"며
"솔직해지자. 응급실에서 응급 처치,
정맥 주사 잡기 등의 술기를 응급 구조사,
간호사들에게 배우지 않았나.
의사 면허가 의료 행위의 숙련도를
보장해주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답니다.
끝으로 "우리는 무엇보다 사회로부터 신뢰를 잃고 있다.
믿을 만한 전문가가 아닌 이기심에
의료 시스템 붕괴의 원흉으로 비춰지고 있다"며
"정부와는 다르게, 책무를 다하는 전문가의 모습으로
개혁을 이끌 것인가.
아니면 계속 방해하는 훼방꾼으로 낙인찍혀
독점권을 잃고 도태될 것인가.
이제 여러분은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결단을
촉구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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