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밝은 햇살 아래에는 이번 생을 마무리하려는 잡초들의 마지막 향연들이 초라하지만 조용한 맹렬함으로 꽃을 피워내고 있습니다. 가을 잡초꽃들의 대세는 역시 보라색깔입니다. 냉정과 열정사이 중간쯤 가있는 색깔이 역시 보라색일겁니다. 파란색은 너무 냉정해 보이고 붉은 색은 너무 뜨겁습니다.
모구리오름 오르는 길목에서 찾아낸 보라색꽃들만 7~8개가 넘습니다. 아직 차겁게 기울어지지는 않았고, 뜨겁게 위에서 내리쬐는 것도 아니고, 그 중간쯤에서 던져지는 햇살의 각도가 아쉬워 양지마다 보라색들이 흩뿌려져 있습니다.
억새도 솜털을 날려버릴 마무리 전 단계에는 팥죽계열의 보라색이고 찔레꽃 열매도 혼자 붉기 미안한지 최대한 퇴색시킨 색깔로 나무 한가닥 매달려 있습니다.
아름다운 계절이고 아름다운 풍광입니다. 이런 풍광 속에 우리도 경치의 한 부분이 되서 마음껏 휴식의 한가로움으로 온 몸을 채워봅니다. 보라색을 무척이나 좋아하고 무턱대고 끌리는 성향에는 다 이유가 있었던 듯 합니다. 10월, 자연이 주는 선물에는 보라색깔이 있었던 것입니다.
첫댓글 들국화도 보라색이 대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