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 마라톤 대회를 다녀온 뒤 나는 나의 달리기 실력을 향상해
다시 달리기 대회에 나가겠다는 다짐을 했다. 그리고 그다음 날부터
달리기 훈련을 했다. 코스는 쉼터 뒤 명가주택 아래에서 출발하여
쉼터 철길 건널목을 지나 내리막길을 100미터쯤 내려간 뒤 평내
방향으로 달려가 스키장 마을로 진입한 뒤 스키장 입구까지 가서
반환하는 코스였다.
이 코스의 길이는 왕복 5.2km 정도 된다. 그러나 고저가 심하기 때문에
훈련의 강도가 무척 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때는 젊어서
( 40세 ) 그런지 그다지 힘들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날씨에 관계없이
매일 달리기를 했던 것 같다.
달리기가 너무 재밌었다. 그리고 달릴수록 몸무게도 빠지고 기록도
좋아졌다. 그해 10월 초에 통일마라톤 대회가 있었는데 하남대회
이후 대략 한 달 반 만에 몸무게가 5km가량 줄었으며, 기록도 5km를
23분 이내에 달릴 수 있는 실력이 되었다.
달리기 훈련을 하면서도 통일 마라톤 대회가 기다려졌다.
그리고 드디어 대회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나는 나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대회 전 날 미사리 조정경기장으로
가서 실력테스트를 해 보았다.
사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달리기는 대회 전날에는 절대 훈련을
과하게 하면은 안 되는 거였는데 대회 전날 10km를 달리는 실수를
한 것이다. 그로 인해 다음날 무척 힘들게 달렸으며 내 실력만큼
내 기량도 발휘하지 못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다음날 부푼 마음으로 아내와 딸과 함께 대회 집결지인
임진각으로 향했다. 그리고 다시 출발지인 파주 봉암4리 방축동
마을 회관 근처로 갔다. 참가 인원은 대략 500명 정도 돼 보였는데
모두 다 무척 활기차 보였다. 그때 처음으로 달리기 칩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걸 부착하고 달리면 기록이 체크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9시쯤 출발을 했다. 모두 힘차게 달려 나간다. 나도 가볍게
달려갔다. 5km 지점까지는 그런대로 잘 달린 것 같다.
그런데 이후 오르막만 만나면 고전을 면치 못했다. 숨이
턱까치 차올라으며 당장이라도 멈추지 않으면 내가 어떻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래도 꾹 참고 달리기를
이어 갔다. 후반 5km는 정말 힘들게 달렸다는 생각이 든다.
이게 전날 훈련의 피로로 인한 것이라는 생각을 그땐 하지 못했는데
나중에 내가 왜 그날 그렇게 힘들게 달렸는지를 나중에 알게 되고서
쓴웃음을 삼키었다.
그래도 골인점이 보여서 마지막 500미터는 최선을 다해서 달려서
골인을 했다. 기록은 46분 48초. 그래도 생각보다 기록이 좋았다.
그동안 열심히 훈련한 결과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5km를 달린
아내와 초등 4학년 딸은 골인점에서 활짝 웃으며 나를 응원해 주었다.
그렇게 두 번째의 달리기 대회 참가가 마무리되고 우리 가족은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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