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지 않은 기간 농협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하다 은퇴한 지도 꽤 여러 해가 지났다.
그런데 모처럼 친정 농협대학을 방문할 기회가 찾아 왔다.
16회 졸업생들의 부부동반 홈커밍데이 행사에 특별강연을 해달라는 초청을 받은 것이다.
평소 잘 알고 있던 동기회장을 맡고 있는 김용태 사장의 간곡한 요청이 있었다.
만나서 식사나 하고 헤어질 것이 아니라 유익한 강의를 듣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그런 뜻을 받들어 정말 강의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
나흘 전에 부탁을 받아 좀 바빴다.
그래도 나름대로 강의 PP도 만들고 카페에도 강의할 내용을 풀어서 장문의 글(2022. 12.6 어느 은퇴 중노인의 바쁜 일상)을 올렸다.
강의 제목은 "당당하게 오래사는 늙어감의 기술 ~혼자서도 고물고물 잘 놀자"이다.
중간에 연주로서 흥을 돋우었다.
먼저 오카리나 연주이다.
'아리랑', '섬집 아기', '만남'을 감미롭게 연주했다. 배워볼 것을 권유했다.
이어서 장구를 치면서 경기민요를 불러 흥을 불러 일으켰다.
'노랫가락', '태평가', '진도 아리랑', '밀양 아리랑'을 흥겹게 장구를 치며 불렀다.
즉흥적으로 지어낸 노랫가락 가사이다.
"여기 오신 협대가족 16기 여러분들 반갑습니다.
남은 세월은 혼자서도 고물고물 잘노시고
모두다 건강 지켜서 만수무강을 기원드립니다 ~"
다시 봐도 잘 지었다.
그리고 색소폰 연주로 분위기가 한층 고조되었다.
'봄날은 간다'
'겨울 나그네'
'립스틱 짖게 바르고' 순으로 감정을 넣어 연주했다.
대개 58, 59년 생이 대부분이다.
부부가 함께 온 졸업생도 여럿 있었다.
같이 늙어가는 마당에 서로 위로가 되었나 보다.
조금 전 행사를 끝내고 김용태 회장이 보낸 인사 메시지이다.
"교수님 !
오늘 너무 수고하셨습니다.
모두들 훌륭하고 멋진 강의라고 칭찬이 자자합니다.
너무 공감이가는 내용에
감명을 받았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김용태 올림."
사실 나는 농협대학이 친정이고 16기 졸업생은 모교이다.
서로 농협대학에서 근무하고 배웠다.
같은 공통분모가 있었기에 우리는 잠시나마 하나가 되었다.
오늘 참으로 유익한 강의를 하고 왔다.
다 아는 직원들인지라 오늘 특별히 강사료는 받지 않기로 고집을 부렸다.
거듭 얘기이지만 참 멋지고 유익한 강의였다.
나도
그리고 협대 16회 졸업생과 부인들 에게도.
첫댓글 모처럼 친정 농협대학을 찾았습니다.
대학의 교수로서 애환이 가득했던 현장을 방문하니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16회 졸업생들의 42주년 홈커밍데이의 초청 강사로 나선 것입니다.
저도 신바람이 났습니다.
그동안 쌓았던 여러가지 취미생활을 마음껏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 했습니다.
"내 혼자만 즐기면 무슨 재민가..."
앞으로도 700만 베이비부머 은퇴자들의 행복을 위해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싶습니다.
댕큐입니다.
감사합니다.